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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금요일 밤의 나홀로 콘서트

| 조회수 : 966 | 추천수 : 32
작성일 : 2007-10-05 22:42:07


  오늘 밤 원래는 연희동의 하우스 콘서트에서

피아니스트 박종훈의 연주를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시간도 일부러 비워놓은 상태였고요.

그런데 아침에 마포에 있는 자전거나라 사무실에서

스페인 여행 일정을 잡는 미팅이 있어서

나갔다 오는데 아무래도 다리가 휘청거리고

자전거 사고이후 제대로 몸이 아물고 있지 않아서

통증이 조금은 남은 상태라

저녁에 다시 서울에 나가는 일은 무리가 아닐까

조금 불안한 마음이 들더군요.

여행 멤버가 다 모여서 짱가이드라고 불리는

여행사 대표와  일정을 마무리하고

인쇄된 비행기표까지 받고 나니 (인터넷 시대라고

이제 비행기표조차 이렇게 받는구나 싶으니 참 놀랍습니다.)

정말 여행을 가는구나 아직 먼 일인데도 실감이 나네요.

집에 와서 조금 쉰 다음

내일 시험인 고등학생들때문에 예정에 없는

금요일 수업을 하고 나니 여섯시

어떻게 해야 하나 망서리다가 역시 무리라는 판단을 하고는

집에 들어오는 길에 잠깐 집현전에 들렀습니다.

미의 역사 4권을 구하는 일과 혹시 새로운 책이 들어왔나

잠시만 체크해야지 하고 들어간 서점에서

신간서적을 뒤적이다 보니 어느덧 한 시간이

훌쩍 지났는데 놀라운 것은 그 시간동안엔 몸이 아픈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역시 심리적인 것도 있는 것일까 혼자 고개를 갸웃했지요.

날조된 역사-콜럼버스와 현대 역사가들이란 제목의 책

그리고 내용이 궁금했던 히라노 게이치로의 장편소설

일식,마지막 한 권은 엄마의 집이란 제목의 헬렌 킴의

장편소설 이렇게 세 권을 골라서 카운터에 내미니

우수리를 잘라서 만원이면 된다고 하네요.

연주회에 못가는 아쉬움이 순식간에 가셔버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지식으로는 중세에

사람들이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었다고 하지요.

일부 과학자들이 그것이 아니라고 믿기 시작했지만

교회에서 그런 주장을 탄압했다고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중세에도 사람들이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대부분이 그런데 왜 그런 주장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는가,그 이면에 무슨 사연이 있는가를

추적하는 책이라고 하는 설명글만 읽고도 마음이 동해서

구했습니다.

세상에 유포되는 지식의 이면이 왜 그런 과정을 거치고

지금까지 살아남았는가를 알면 역사가 흘러온 방향을

파악하는데 길잡이가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어제 오전 수업이 끝나고 옆자리에 앉은 박혜정씨가

들고 있던 책 여자의 탄생을 빌렸습니다.

선생님은 읽지 않아도 될걸요? 하길래

보람이에게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고 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정말 재미있기도 하고

어라 그렇구나,이렇게 보는 시각도 있네

왜 나는 그런 생각을 못하고 살았지?

이 저자의 강의를 교환학점으로 들을 수 있다면

보람이에게도 권해보고

다양한 잇슈에 대해서 이야기도 나누어야겠다

생각이 많은 글읽기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왜 내게 이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고 했을꼬?

그런 의문도 들었고요.

오래 전 남자의 탄생이란 제목의 글을 읽으면서

여성의 입장에서 한국사회에서 여자로 길러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를 사적인 경험을 통해서

공적인 논의를 유발하는 책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조금 남은 부분을 마저 다 읽고 학교에서 돌아온

딸에게 읽어보라고 ,시험이 가까워서 다 못 읽는다면

최소한 몇 가지라도 읽어보라고 책을 건네주고

공부방으로 돌아와서

연주회는 못 갔지만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연주를 찾아서

듣고 있는 중입니다.

나홀로 연주회라고 할까요?

차선이라도 좋다 이렇게 마음을 바꾸어 먹으니

이렇게 듣는 음악도 좋군요.



음악과 더불어 무슨 그림을 볼까 생각하는 순간

바르셀로나에서 만나게 될 화가 후앙 미로를 선택했습니다.




요즘 스페인 역사와 문화에 관한 책을 조금씩 정리하면서

읽고 있는 중이고 스페인 현지에서 조금이라도

귀를 열어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현지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영어가 아닌 그 나라 사람들과 통할 수 있는 인사말을 하고

싶어서 책을 정해서 조금씩 말표현을 익히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로마가기전에 한동안 이탈리아어

기초회화 책을 공부했던 것이 지금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는 것이지요.

스페인어가 발음이 조금 더 쉽고 영어와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는 단어들이 많이 보여서 즐거워하고 있긴 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언제 보았는가 싶게 기억이 나지 않아서

애를 먹기도 하지요.




그렇게 애를 쓰고 익혀서 간다해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수도 있지만 다른 나라에 가는 사람의 예의라고

생각하고 하는 일이라서 그런지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들 자체가 바로 여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현지에 가는 비행기에 올라타야 비로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책을 뒤적이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을 때 읽던 것과는 다른

눈으로 책을 보게 되고

어라,이것도 이렇게 연결이 되는구나

새롭게 감탄하고 그런 과정속에서 눈을 반짝이는 시간의

즐거움,그래서 이번 가을과 겨울은

물론 다른 어렵고 마음 힘든 일들도 있겠지만

기대로 인해 더욱 빛나는 시간이 될 것 같은

기분좋은 에감이 드네요.



아,그러고보니 왜 주바란으로 읽지 않고

수바란이라고 하나,왜 벨라스케즈라고 읽지 않고

벨라스케스라고 읽나 하는 의문이 스페인어 하는

사이에 풀렸습니다.

z가 s로 발음이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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