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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미술관 강의 (4) 후기 인상주의 -고갱

| 조회수 : 1,292 | 추천수 : 14
작성일 : 2007-10-05 08:42:50


   어린 시절,달과 육펜스라는 소설을 읽었습니다.

그 소설의 주인공이 고갱을 모델이라고 듣고는

화가가 궁금했었더랬지요.

그래서 화집을 찾아서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고갱,고흐 이렇게 쌍으로 기억하게 된 것은 아무래도

아를에서의 사건때문이었는데

최근에 보니 두 사람을 묶어서 연구한 책도 출간이 되었네요.

아직 읽어보진 못했지만 마음에 새겨두고는 있습니다.

성곡미술관 강의 후기 인상주의의 마지막 주자는 고갱인데요

세잔이 인상주의에 구조적인 문제를 고민해서 덧붙였다면

고흐는 감정표현을 ,그리고 고갱은 심리적 상징을 덧붙였다고

이야기되는 화가라고 합니다.

고갱의 그림을 찾아보려고 들어간 싸이트에서 처음

만난 글,그 속에서 그가 누군가를 짐작하게 하는

글이 있어서  우선 올려놓습니다.


"A critic in my house sees some paintings. Greatly perturbed, he asks for my drawings. My drawings? Never! They are my letters, my secrets."



피사로가 그린 고갱,그리고 고갱이 그린 피사로

나란히 있는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문득 어제 본 일본드라마가 생각납니다.

청소년 여자배구부 (한 학교의 부활동인 배구부가

전국 선수권 대회에 나가는 이야기,다른 한 편으로는

두 명의 선수가 일본대표로 뽑혀서 훈련하는 이야기가

서로 연결된 드라마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정으로 배구를 못하게 된 주장이

배구부의 일원으로 일하고 싶다고 다른 선수들의 간식을

준비하거나 다른 일들,청소 빨래등을 도맡아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갑자기 그 장면이 생각난 것은 아무래도

피사로가 인상주의자들의 모임에서 한 역할때문이겠지요?

물론 그가 자신은 그림을 그리지 않고 함께 그림 그리는

사람들을 돌본 것은 아니지만

그가 세잔이나 동료 화가들을 위해서 정신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한 것이 상당한 힘이 되었다는 점에서

꼭 미술사에 이름을 남기고 새로운 사조의 기폭제가

된 것만이 좋은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요.




널리 알려진바대로 고갱은 원래 주식중개인으로

살아가고 있었다고 하지요.그런데 그림에 관한 관심으로

그림 컬렉션을 했다고 하는데

그것에서 멈추기엔 그의 그림에 대한 열망이 너무 커서

결국은 직업을 그만두고 전업화가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화면의 색이 격렬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와 닿는군요.

파리에서 활동하던 그는 만족하지 못하고

브류탸뉴 지방으로 가게 되더군요.

그 곳에서 그는 변화를 겪게 되는데요

아직 가보지 못해서 직접 경험하진 못했으나

프랑스 남부는 햇살이 다르다고 하네요.

마티스가 프랑스 남부 아니 오히려 스페인과 인접한

콜리우르란 지역에서 그린 그림들을 보면

그의 그림이 달라진 것을 느끼게 되듯이

고갱도 역시 그 곳에서 아하,고갱이로군 하는 말이

나오는 그런 그림들을 선보이게 되지요.








고갱하면 제가 기억하는 몇 점의 작품중에서 인상적인

그림중의 하나입니다.

나무가 대각선구도로 가로지르고

앞쪽에는 브루타뉴 지방의 여인들이 그리고 뒤쪽으로는

그녀들이 설교를 듣고 나오다가 보는 환상을 그린 이 그림은

파리에서의 그와 상당히 달라진 화면을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롭더군요.









색면이 넓어지고 색을 쓰는 일에 과감해진 그림에서

그가 앞으로 야수파에게 영향을 주는 화가가 되는 것은

당연하구나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되네요.

황색예수를 뒷 배경으로 하여 그린 그의 자화상

강한 인상이 돋보이지요?

화가의 의도는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만드는 그림입니다.




그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유난히 윤곽선이 두드러지네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군요.



이 그림은 아를에서 있을 때 그린 것이네요.

갑자기 그가 고흐에게 갔을 때 그는 무슨 그림들을 그렸나

궁금해집니다.



고갱의 정물화를 보고 있으려니

화가마다 정물화란 이름은 같아도 얼마나 다른가

신기한 기분으로 바라보게 되네요.

누군가 정물화만 모아서 제대로 된 책을 한 권 출간해준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읽으련만 하는 공상을 하게 되네요.

피렌체의 연인이란 소설에서 시도한 십자가 책형 장면만을

모은 그림이 그 자체로 한 권의 미술사가 되었듯이

정물화도 시대를 꽉 채우진 못하더라도

화가의 특질을 보여주면서 미술사를 이야기하는

훌륭한 교과서가 될 것 같은데요.



프랑스에서의 삶에는 그를 꽉 채우지 못한 무엇인가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는 프랑스령의 타히티 섬으로 건너가게 되고

그 곳에서 원주민들과 함께 살면서 새로운 그림을 선보이게

되지요.




그런데 무엇이 저를 가로막는지는 모르지만

이상하게 이 시기의 고갱 그림은 마음이 불편해서

제대로 보지 않게 되네요.



오른쪽이 성모자를

왼쪽이 천사를 보여준다는 이 그림을 언뜻 볼 때는

그것이 무슨 그림인지 알기 어렵더군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두 사람에게 후광이 있습니다.

화면의 색은 이미 자연의 색이 아니지요.

그에게 색은 이미 주관성을 띤 색이 되었고

그런 점에서 색을 자연에서 해방한 화가로

후배들에게 강한 영향을 끼쳤고

나비파 (히브리어로 예언자라는 뜻이라더군요.

프랑스 상징주의 화가들이지요)와 야수파들이

등장하는 길을 열어주게 됩니다.








그림을 보던 중 갑자기 드는 생각 하나

타히티 섬에 나타난 화가를 보고 현지 사람들,특히

여성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함께 산 여자들은 과연 고갱을 인간으로서 교감하면서

이해했을까 하는











네번째 강의를 듣고 나서 after를 하면서도

내내 찜찜한 이 기분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내게 이렇게 반응하게 만드는 마음속의 어떤 부분은

무엇인가 한 번 더 생각해보아야 할 숙제가 생긴

기분이네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imi
    '07.10.5 1:57 PM

    좋은 작품 감상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해설도 좋았구요.

  • 2. 가을이
    '07.10.7 11:15 AM

    중학교때 미술 교과서에도 나왔었죠..ㅎㅎ

  • 3. 김기영
    '07.10.10 9:03 AM

    글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너무 좋은 기회인것 같아요. 저또한 타히티시절의 고갱그림은 좀 불편하다고 느꼈거든요. 좋은글 좋은그림 감사드려요.

  • 4. 초리아지매
    '07.10.10 12:07 PM

    그림 감상 잘했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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