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는 everymonth에서주최하는 강의가
마지막 두 번 목요일에 있어서 8월모임을 해야 하나
설왕설래 하다가 그것은 그것,이것은 이것 별개라는 의견이
대세라서 처음으로 강남에서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치 여행가듯 먼 길을 지하철에서 푹 자고 나니
전 날 모자란 잠이 다 보충이 되더군요.
제가 맡은 발제가 있어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책에 나오지 않은 이야기를 보충하려고 하는데
말이 생각나지 않는 겁니다.
그 수도교,문화유산에도 등록된 그 수도교가 있었던 지명이
님이던가,아니던가?
오늘 아침에 찾아보니 님의 수도교 퐁뒤가르 맞군요.

로마보다는 그리스적인 것을 더 선호하는 반 룬의
시니컬한 표현이 재미있었던 장에서 그는
똑같은 기념비나 기념인물에 대한 제작에 있어서도
그리스와 로마는 얼마나 다른가를 재미있게 설명을 합니다.
그리스인이 사라진 자리에서 스스로 할 수 밖에 없었던
로마인이 제대로 해 낸 것중에서 다리를 예로 들면서
잘 만든 다리도 예술의 품목에 넣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대목이 재미있었습니다.
개선문,그 중에서도 티투스 개선문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티투스의 아버지 이름을 아무리 기억해도 기억할 수 없었지요.
사실 그에 관해서는 수요일 모임에서 원서로 읽기까지 해서
상당한 기간동안 입에 맴돌던 이름이었는데
마음이 이상합니다.
이렇게 기억속에 있으면서 입으로는 나오지 않는 이름들이
쌓여간다는 것이.
언젠가 미술사 시간에 빌렘 드쿠닝이 도저히 생각나지 않아서
책에서 찾아보곤 평생 이 이름을 기억하겠구나 하고
씁쓸하게 웃었는데 그 다음에 그 이름이 다시 기억나지 않아서
정말 놀랐던 기억이 슬며시 다시 떠오르더군요.
수업내내 찜찜한 마음으로 있었습니다.

로마인들이 모여서 함께 했던 공간 공회당
그것이 바실리카로 발전하고 바실리카에서 기독교인들이
모델을 구해서 교회를 만들게 된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다음번에 만나게 될 로마네스크와 고딕양식의 성당에 대해서
직접 보면서 이 글을 읽을 수 있다면 더 구체적이고
생생하겠는데 하는 꿈을 꾸게 되는군요.
제가 고딕양식의 성당에 들어가서 스테인드 글라스가
빛어내는 빛에 감탄했던 시절에는 도대체 이쪽 방면의
지식이 없었던 때라 그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로마인들이 세운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들이
중세에 들어와서 궁전이나 교회를 짓는데 채석장으로
이용되어서 많이 허물어졌지만
다행히 판테온은 교회로 이용되어서 허물어진 정도가
이만하다고 하더군요.
그대로 남아있는 것도 좋지만 그것도 그것 나름의
세월의 흔적을 견딘 것이니 그대로 좋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반룬의 책은 이번으로 여러번 읽게 되는 책인데도
매번 새롭게 발견하는 구절이 있어서 신기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미 보았다,이미 알았다는 것은 교만한 생각이겠지요?
수업마치고
맛있는 점심,더 맛있는 이야기속에서도 자꾸
머리가 소란스럽습니다.도대체 누구였을까 그 황제의 이름이
사람들과 헤어지고
거리에서 불현듯 이름이 선명하게 떠오르네요.
베스파시아누스?
그래 맞아,베스파시아누스,티투스,도미타아누스
이렇게 세 사람이 풀라비안 왕조의 인물이었지?
그래도 기억에 자신이 없어서
로마역사에 흥미있어하는 머라여님에게 전화를 해서
확인을 부탁하니
그녀는 이미 확인을 하고 켈리님에게 문자를 넣었다고요
제게 전해달라고
그래서 전화로 한바탕 웃은 날이기도 했습니다.
2년을 막 넘긴 모임,그러나 관심사가 비슷해서
서로의 성장을 돕는다는 느낌으로 만나는 사람들
목요일에는 미국으로 떠나는 클레어님이
일부러 일산까지 커다란 박스 여러 개를 챙겨서
나누어주어도 좋은 책과 음반,그리고 그림까지 들고
찾아왔습니다.
비오는 날,먼 길을 온 그녀에게서 느꼈던 감격을
지금도 반추하게 되네요.
나에서우리로를 읽고 나서 나는 무엇을 하면서 나눌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는 중인데
조그만 네트워크를 통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책을 나누어 주고 그것이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고
가지를 뻗을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분들은
리플로 함께 해 주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