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오전 한국사 수업하기 전 한 시간씩
화가에 관한 글을 읽는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영어로 된 쉬운 책을 읽어가고 있는 중인데
처음에는 책을 구하기 어려워서 복사해서 본 다음
그 시리즈가 끝나고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smart about시리즈의 첫 권으로 드가를 시작했습니다.
시작했다는 말이 무색하게 다음 주면 다 읽게 될
얇은 어린이책이지만 그래도 다양한 정보가 들어있어서
처음 접하는 아이들,혹은 어른들에겐 드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는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이지요.
이 책에서는 미술시간의 끝자락에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화가 한 명씩을 뽑아서 리포트를 써오게 하는 형식으로
그 리포트에 담긴 화가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는데
왜 그 화가를 선택했는지,화가의 성장배경,그리고
처음에 그가 어떤 그림을 그리다가 어떤 변화를 맞게 되는지
재미있게 이야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영어책 읽기에 맛을 들인 초등학생이라면 읽을 수 있는
정도의 책이지만 도판이 좋아서 다 읽고서
그림만 다시 들여다보아도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드가는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첫 아이였습니다.
부모가 어린 시절 뮤지움에도 자주 데리고 다녔다고 하네요.
그가 12살때 남학생들만 다니는 학교에 입학을 했는데
학교가 상당히 엄격했다고 하더군요.
미술시간에 그린 드로잉 점수가 별로 좋지 않아서
놀랐다고 크리스틴이란 이름의 아이는 쓰고 있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그 소녀는 침대 위에 드가의 댄스 클래스를 포스터로
붙여놓고 있는데 자신도 발레 클레스에 다니는 관계로
이 화가를 선택했노라고 설명을 하기도 하지요,
자신이 그렇게 드가의 포스터를 붙여놓고 있듯이
드가도 자신의 침대위에 일본의 판화를 붙여놓고
바라보았다는 점,일본판화와 드가 그림의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이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도 하고
그가 진로를 정할 때 아버지는 법학도가 되길 자신은
화가가 되길 원해서 결국 아버지 뜻대로 법학을 선택하지만
그만 두고 화가가 되기 위해 파리의 미술학교에 들어간
이야기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드가는 주로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그림을 묘사하는
방법을 썼는데 그가 좋아하는 화가중의 한 명이 렘브란트였노라고
렘브란트가 27살에 그린 자화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렘브란트를 모범으로 하여 그린 드가의 자화상이
소개가 되기도 했지요.
그러다가 어느 날 만난 화가가 드가의 그림을 보더니
더 이상 그림을 카피하는 일을 그만두고
스스로 드로잉을 계속해보라,어딜 가도 계속 해서 드로잉을
하라는 충고를 받아들인 드가는 어딜 가든 스케치북을 들고
계속 드로잉을 합니다.
한 자리에 그래도 서있는 모델을 피해서
일상생활을 하는 중의 사람들,머리 빗는 모습
다림질 하는 모습,모자가게의 사람들
오페라에서 발레레서의 동작들,말을 타는 기수들을
그리기도 하지요.
옛 그림과 새로 그린 그림의 대조를 통해서
드가가 얼마나 변화되었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주기도 하네요.
당시 인상파 화가들은 주로 야외의 광선에서 그림을
그리기 좋아했다면 드가는 스케치는 밖에서 하더라도
실내에 들어와서 오일 페인팅으로 마무리하길 선호한
것에 대한 설명도 있고
그가 스튜디오에 동료의 그림을 많이 사모아서
마치 개인 박물관처럼 꾸미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별로 공개하지 않고 혼자서 조용히 보길 좋아했다는
이야기도 전하고 있습니다.
아주 간단한 서술이라도 하고 싶은 말을 많이 써놓아서
참 재미있는 책읽기가 되었지요.

이 그림이 바로 old paintings를 소개하면서 고른 그림인데요
동생을 그렸다고 하네요,몇 시간씩 같은 자세로 서있게 하고
그린 그림이라고 대단하다고 칭찬하면서
자신의 동생은 몇 초도 같은 자세로 앉아있지 못하는 것에
비하면 얼마나 놀라운가 하고 살짝 재미있는 표현도 집어
넣어서 웃었습니다.

앞 작품과 같은 연도로 되어 있는 이 그림은
그가 이탈리아 여행에 가서 그린 작품인 모양인데요
로마에서 만난 거지여인을 그린 것이라고 하네요.

당시에 모자가게가 유행이었는지 그 시기의 화가들 중에
드가이외에도 모자가게 앞에 서 있는 여자들,혹은 모자를
써보는 여자들을 그린 화가들이 또 있어서 신기해했던
기억이 나네요.


전도연이 밀양에서 치는 피아노곡이 리스트의 탄식이고
본인이 직접 연습해서 연주한 곡이란 말을 듣고 놀라서
리스트의 곡을 검색하다가 결국 못 찾고
어제 아침에 음악중에서 아다지오만 모은 블로그의
귀한 곡들을 만났습니다.
덕분에 오늘도 오전 수업 마치고 점심마저 잘 먹고 와서
걸어오는 동안의 땀을 식히느라 간단히 샤워하고
아다지오 곡을 틀어놓고 드가에 관한 기억을 살려서
그림을 보고 있으니 참 평화로운 시간이란 생각이 절로 드네요.
피아노 곡에 관한 이야기를 하니 수업중에 어떤 분이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탔노라고 알려주더군요.
새벽에 일어나는 일로 피로해서 아침에는 신문읽기도 힘든
제겐 그것이 완전히 뉴스였지요.
밀양에서 본 주인공 두 사람의 연기에 정말 놀랐습니다.
여기까지 하다니,하면서요
저도 마음먹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림 그만보고
피아노 연습을 해야겠다고 공연히 분발하는 마음이 드는
시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