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빨리 어린새들이 자라서 날아가더군요.
4월 27일

조금씩 새의 형태를 갖추어 간다.

내 손가락을 어미새인줄 알고
먹이를 받아먹으려고 입을 벌린다.
아직은 위험한 등장인물에 대한 경계심이 없는 듯 하다.
하지만 이날 이후 손가락을 내밀면
경계하면서 움츠려드는 모습을 보였다.
4월 30일

주말사이에 훌쩍 커버린 느낌이다.
제법 새다운 모습을 보인다.
어린새에게 3일이
사람의 3년은 되는 듯하다.
새둥지가 벌써 작아져
네마리가 나란히 앉지못하고 두마리는 밑에 깔린다.
5월 1일

아직 솜털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제법 새다운 풍모를 자랑한다.
공장식구들은
맨날 다른 형제새를 깔고 않아있는
맨위 덩치 큰 새를 "뚱녀"라고 이름지었다.
5월 2일

짠~~ 독수리 4형제
제법 폼이 나지 않는가

5형제였으면 좋았으련만
알 1개는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
둥지밖으로 밀려난 마지막 알
형제간에도 자연의 법칙은 엄격하게 존재하고
스스로 깨어나지 못한 알은 어느 누구도 도와줄수 없는 것이다.

뚱녀 스스로 둥지를 이탈하다....
둥지를 나온 새들을 처음 보았다.
막 보았을때는 어미새인줄 알았다.
제법 날아오를 기세다.
덩치가 작은 새는 둥지를 나오지는 못하고 있다.
5월 3일 이별

마지막으로 찍은 단체사진이다.
이때까지만해도 이들이 날아 오를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다.
갑자기 뚱녀를 선두로 후드득 날아올랐다.
방심하고 있던 차라 카메라를 꺼내
찍을 생각도 못했다.

체격이 제일 작은 마지막 녀석은
날아가지 못했다.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두려운 듯 움츠린다.
먼저 날아오른 형제들이 등뒤에서
시끄럽게 울어댄다.

몇시간있으면 이녀석도
다른 새들과 마찬가지로 떠날 것이다.
마지막으로 망원렌즈를 꺼내서 증명사진을 찍어둔다.
내년을 기약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