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도 너처럼 해마다 스킨을 바꿀 수 있을까?

이왕이면 여린 새초록으로 ...되돌아가고 싶고

때론 정열적인 초록으로 변신하고 싶다

뿌리와 줄기는 굳건하나 이파리와 꽃은 해마다 새롭게

촉촉한 흙과 부지런한 이파리가 한송이 꽃을 피우나니

때론 사람이 그대들을 괴롭히기도, 아니 치료하기도 하고.

사람이 만든 파랑은 거북한데 네가 피운 빨강은 왜 이리 예쁠까?
그대들은 하늘도 장식해 주는구나.
학교를 오고가는 길을 화려하게 빛내주고
눈을 들면 하늘보다 더 눈부신 연분홍 꽃비가 어깨에 쏟아지며
원망스런 꽃샘 바람은 너희들을 질투하나니........
수줍은 창꽃도 교정에 숨어 있고
사람이 보나 안보나 교문앞에서 주황 꽃은 우릴 보고 웃고 있단다.
그 주황은 해가 한창 솟아오른 뒤에도 이슬을 품고 있고
교문옆 담벼락에는 노오란 개나리가 애써 교정을 장식하더니
문득 교무실 창가엔 따뜻한 햇볕의 은총속에 작은 생명이 자라고 있다.
웅장한 나무보다 더 빛나는 작은 생명!
오고가는 선생님들의 마음을 부드러움으로 채워준다.
책장위의 초록은 화려하지 않아도 책보다 더 우리 마음을 풍요롭게 하며
새끼 손톱보다도 더 작은 연보라꽃은 항상 우릴 보고 웃는다.
나도 너를 보고 웃으마.
이젠 나도 웃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