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도 이쁜 홍매화
세상에 우리 텃밭에서 자랐다네요.
호박 넝쿨이 무럭 무럭 겁도 없이 뻗어가며 자랐던
텃밭 가장자리에 참 어설프게 서 있던 나무가 있었어요.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기억이 얼른 나지는 않지만
남편이 앙상하니 정말 볼품 없는 나뭇가지 하나를 사다 심더라구요?
에이~뭐야?
차라리 먹는거나 심지 그거 뭐하러 심냐고 구박을 했던거 같아요.
저 나이 어리지만 (ㅎㅎㅎ 아니 남편에 비해서요!)
조금 남편을 구박하나 봅니다. 반성!합니다.^^*
성질머리 급한 저는
눈에 보이는 열매나 후다닥 자라서 얼른 얼른 따 먹을 수 있는
먹거리만 생각했었을 겁니다.
아마 그런 마음에 볼멘 소리를 했을 겁니다. 믿어주세요~^^*
무척 감성쟁이 경빈인 줄 알았는데
이런 걸 보면 남편이 훨~감성적인 남자.
즉 알고보면 부드러운 남자인거 같기도 합니다. ^-^*
좀 서운하거나 싫은 소릴 하면 표현을 못해 그렇지
자기 속 마음은 안그렇다~ 늘 날 생각한다~라고 맨날 말합니다.
정말 그런가~
가끔은... 그럼 그런갑다~ 하고 산답니다.
건 그렇고~
그 앙상하니 볼품없던 나뭇가지에서
꽃망울을 품은듯 하더니 세상에나
올 봄에 꽃망울을 이리 이쁘게 터트리더라 이겁니다.
텃밭 가장자리를 오며 가며 자꾸 눈길이 가는 걸 보니
남편의 아기자기한 마음도 엿보이고
괜시리 구박했나 싶어~
혼자 피식~웃었습니다.

대문 앞마당 텃밭도 없어지고
그나마 손바닥 만한 텃밭도 메주 띄운다고 비닐하우스를 만들어 버리는 바람에
텃밭이 없어져서 많이 서운했을 쯤
장독대 옆으로 새로운 텃밭이 생겨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어요.
땅 주인이 임대하면서 천막을 치고 물건 보관창고로 사용하게 하였었는데
얼마 전에 그 천막을 다 치웠답니다.
덕분에 저희가 또 텃밭을 가꾸게 되었다지요.
야호~~^^* 앗싸~
올 여름에는 감자 사진도 못찍고 열무 얼갈이 사진도 못찍고
연꽃은 어디서 키울까 토란은 어째?
텃밭을 요리조리 돌아댕기면서 혼자 행복해 하면서
사진도 찍어 올려 자랑도 하면서 그 재미에 여름을 났는데
올 여름엔 내가 할 일이 없겠구나~ 싶어 설웁더라구요.

조~~오기서 남편이 울타리에 페인트를 칠하고 있네요.
그런데 이렇게 장독대 옆으로 더 너른 텃밭이 생기니
한 겨울 강아지 마냥 텃밭을 밟아보며 좋아했습니다.
어머님과 남편이
이 텃밭에 뭘 심었는지 아세요?
제가 알려드릴께요?
감자 두 고랑.
토란, 상추 ,부추, 근대, 아욱, 시금치,쑥갓, 깻잎,생강, 대파에 고들빼기까지...
이제 열무랑 얼갈이 고추 고구마 옥수수에 꽃씨들만 뿌리면 되는데...
저 상상만 해도 좋아 죽겠답니다.

호박씨도 심으면 또 작년 마냥 조선 호박이 주렁 주렁 호박잎 사이로 많이 열리겠죠?
기다려 집니다.
더 풍성하게 다가올 올 여름을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