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분의 아이디를 나란히 부르게 된 것은
우연히 같은 날 세 분으로부터 쪽지를 나란히 받아서랍니다.
한 분 한 분 따로 답장을 드리려고 했으나
그러면 그림을 골라서 선물하는 즐거움을 누리기가 어려워서
그냥 공개적으로 이름을 부르기로 했지요.
소개해주신 다음 카페의 그림장군에 지금 들어가서 그림을 보고 나왔습니다.
제겐 생소한 이름의 화가 주재현의 그림이 상당히 강렬하여 함께 나누고 싶었으나
복사해서 따오는 것이 금지되어 있네요.
다음카페에 들어가서 그림장군이란 카페 이름을 검색하시면
관심있는 다른 분들에게도 새로운 화가를 만나는 즐거움? 즐거움이라면 말이 조금 어폐가 있네요.
강렬하여 우리자신을 조금 더 깊숙히 들여다보게 되는 일을 해야 할 것 같으니까요.
그래도 굉장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술책을 무엇을 읽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은
한 마디로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제겐 미술책을 읽고 있는 역사가 오래 되어서 정말 할 이야기가 많은 분야라서요.
그래도 처음 시작하는 분에겐
당신의 미술관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저자가 우리에게 만들어서 보여주는 당신의 미술관을 찬찬히 읽고 나서
그 시기의 다른 그림들을 추가해서 보면서
나만의 미술관을
그 다음에는 여럿이서 공유할 수 있는 미술관을 지어나가면 될 것 같으니까요.
당신의 미술관
그 다음에는 반 룬의 예술사 이야기
곰브리치의 미술사
이 세권이면 기본적인 미술에 대한 감이 오지 않을까 싶고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미술관에 직접 가보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음악과는 달리 마음만 먹으면 인사동에서 열리는 전시는 대부분 무료전시가 많고
비용이 든다고 해도 음악회에 비하면 아무리 비싼 전시라 해도
만 이천원을 넘는 경우는 없더군요.
외국에 직접 가서 그림을 보는 일이 우리에겐 흔한 기회가 아니므로
밖에서 오는 전시는 가능하면 다 가보고 있고
간송미술관의 전시는 손꼽아 기다리다 가 보곤 합니다.
그렇게 전시장에 다녀오면
그 다음에 그림보는 일이 훨씬 생생하고 행복한 시간이 되는 것을 느낀답니다.
그리고 호리님이 보람이를 위해 해주신 충고 참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이야기를 직접 대놓고는 못 했습니다.
아니,엄마 내 이야기를 그렇게 공개적으로 쓰고 있는 거야? 하고 놀랄 것 같아서요.
그래도 돌려서는 이야기를 전해주었지요.
이제는 갈등을 넘기고 마구 즐겁게 놀고 있는 중인데요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그동안 억압되어서 하지 못한 것들을 즐기게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도 시험끝나고 엄마랑 점심먹겠다고 하더니
노래방에 친구들이랑 가게 되었으니 엄마 혼자 점심 먹어야겠노라고 전화를 했네요.
그림 이야기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좋아한다는 것 하나로 시작한 그림이야기를 통해서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일들을 벌이고 있는지 모릅니다.
이 과정에서 제게 제일 먼저 손을 내밀어주신 아트마니아님
드디어 그녀는 목동에서 everymonth의 자전거님이랑
영어책 읽기와 당신의 미술관을 읽는 모임을 시작했지요.
마치 제가 아이를 낳은 산파인 것처럼 즐거워서
첫 수업이 있는 날은
제가 하는 수업중에도 목동에서는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궁금해 했답니다.
수유리에 사시는 everymonth의 캘리님
대전에 사시는 클레어님에게도 은근히 압력을 넣고 있는 중인데요
수유리근처나 대전에 사시는 분들중에서
이런 모임에 갈증이 있고 시간이 있는 분들이 많아서
서로 연락하여 모임을 만들어나가면 어떨까
그런 공상을 해보게 됩니다.
한 발 내딛는 그 걸음이 참 어렵지만
그 다음에는 자신이 상상하지 못한 세계가 펼쳐지는 것을 진정으로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이야기가 마치 약장수처럼 다른 곳으로 새버렸네요.
요즘 제 화두가 무슨 일을 하는데에서 적극성을 발휘하여 돕는 이가 되고 싶다는 것이어서
조금 오버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게 대수인가
그런 말을 조금 더 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말을 자꾸 하게 되네요.

세 분을 한꺼번에 부르고서 무슨 그림을 고를까 고민하다가
처음 손이 간 화가가 마티스입니다.
모네와 마티스
제가 선물하고 싶은 그림중에서 가장 먼저 손이 가는 화가라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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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마티스인데요
이 그림을 보고 있으려니 생의 즐거움이 느껴집니다.
요즘 저는 self masters란 책을 스터디하고 있는 중인데요
덕분에 제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이상하게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기말고사 보는 딸을 월요일 수요일 이틀이나 제대로 깨워주지 못해서
택시타고 학교보내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다른 때같으면 저 자신에 대해 비난하는 말을 속으로 퍼부었을텐데
그 사실,-늦게 일어난)에만 집중하여
그냥 사실로 받아들이고 저를 비난하는 self-talk를 하지 않게 되었지요.
그랬더니 기분이 저하되지 않고 상황만을 바라보게 되더군요.
와,신기하다 싶어서 오늘 모임에 가서 그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조그만 변화가 모여서 조금은 나은 인간이 되고 있는 것인가 하고 스스로 기뻐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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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앙 미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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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화실에 가서 그린 그림중에서 선생님이
바로 벽에 걸어도 되겠다고 칭찬을 해주신 그림이 한 점 나왔습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그 동안의 망설임과 마음고생이 한꺼번에 와르르 녹아버리는 기분이었지요.
물론 격려차원에서 하신 말씀이란 것은 알지만
아침에 본 로스코의 색감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닐까
그래서 보는 것도 그리는 것만큼 중요하구나 하고 깨달은 날입니다.
용감하게도 사진을 찍어서
everymonth에 올려놓고
참 많은 격려를 받았지요.
그것도 제겐 대단한 마음의 진보인 셈인데요
그렇게 조금씩 스스로를 열어서
나중에는 마음이 열려서 풍요로운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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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고른 작품은 조지아 오키프입니다.
짧은 휴식을 마치고 다시 나가야 할 시간이라서요.
마음에 드는 그런 그림들이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