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수업에서 교재로 쓰는 책
뉴턴에서 조지 오웰까지의 두 번째 장이 바로
네덜란드 공화국의 황금기 문화를 다룬 글입니다.
그래서 오늘 그 장을 발제맡아서 설명하다보니
그동안 오랜 기간 서양사를 읽어온 나름의 내공이 조금
쌓여서 책에 나와 있지 않은 내용도 보조 설명이 가능하구나
참 신기한 느낌이 든 날이었습니다.
물론 이 장은 네덜란드 공화국의 수립과정까지를 다루고
그것이 세계사적인 면에서 어떤 맥락을 갖게 되는가 하는
면에 더 치중하고 있긴 하지만
이 시기를 설명하면서 미술을 건너뛰긴 어려워서
주로 화가들의 이름만 나열하는 식으로 소개를 했더군요.
그러니 그림 하면 눈이 반짝이는 제겐
조금 불만스러운 부분이라서
역시 늦은 밤 들어온 날인데도
집에 와서 할 일을 대강 마치고 나니
그림앞으로 오게 됩니다.
네덜란드는 종교개혁이후
신교가 우세한 북부와 구교가 우세한 남부
이렇게 세력이 나뉘게 되더군요.
우리가 잘 아는 루벤스는 남부,렘브란트는 북부에서
홛동한 화가이지요.
아직 스페인의 지배하에 있을 때 활동한 화가로는
브뤼겔을 기억하고 있는데
오늘은 아무래도 1625년이후의 화가들을 다루고 있어서
브뤼겔의 이름은 빠졌더군요.
네덜란드 언어는 실제로 발음해서 읽는 일이 어려우니
화가 이름도 제가 생각하는 것과 발음이 달라
혼동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오늘 정물화,풍속화,초상화,풍경화
골고루 보고 싶네요.


우리가 생각하는 정물화와는 달리 이 시기의 정물화에는
많은 상징이 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런 상징을 일일이 모르더라도 그림을 바라보는 것에는
크게 제약이 없겠지만 그래도 상징을 알고 보면
그림이 완전히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겠지요?
그래서 네덜란드의 정물화만을 소재로 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책도 있는 모양입니다.

오래 전 내셔널 갤러리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어느 하루를 잡아서 하루 종일 그 곳에 있었는데
정말 하루 종일 그림을 보는 일은 노동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오전 내내 그림을 보고 나서 지하로 내려가 빵과 커피를 마시면서 조금 쉰 다음
다시 올라와서 그림을 보았지요.
그 때 마침 홀바인 특별전을 해서 이게 웬 횡재인가 하면서
특별전에 들러 여러 차례 그림을 본 다음
오전에 다 못 본 그림을 둘러보는 도중에
아주 작은 방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곳이 바로 오늘 책에서 소개한 화가들의 그림을 한 방에
모아놓은 곳이었지요.
그러나 이미 너무 지쳐서 제대로 다 보지 못하고
눈에 익은 화가의 그림들만 주로 보고 다녔던
아,아깝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당시 네덜란드는 해상왕국이었지요.
배로 멀리까지 다른 나라의 물품을 운반해주는 일로도
돈을 벌고 그 배로 동남아시아까지 진출하여
유럽에서는 진귀한 물품들 ,특히 향신료를 실어날라서
수입이 많았던 시기
상업으로 돈을 번 중산계층들이 땅이 적은 나라라서
부동산이 아닌 다른 곳에 투자를 하는 일환으로
그림을 사서 집에도 걸고 다시 팔기도 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웬만한 사람들의 집에는 그림이 걸려있는 일이
다반사였다고요.
인기있는 그림중의 하나가 집단 초상화였다는 것은
아마 미술사책에서 보면 자주 소개되고 있어서
익숙한 사람들도 많을 겁니다.

당시의 암스테르담입니다.


처음 계획대로 모든 장르의 그림을 다 보는 것은
무리로군요.
아무래도 오늘은 여기까지 보고
다시 한 번 시간내어서 제대로 더 보고 싶습니다.
그래도 17세기의 네덜란드로 들어가는 즐거움을 누린 밤이
깊어가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