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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중국 사는 야그~(중국은 넓고 중국어는 어렵다 2)

| 조회수 : 2,117 | 추천수 : 15
작성일 : 2004-12-26 09:35:29
♬~♩~ 비단이 장수 왕서방~~♬
♬~♩~ 명월이 한테 반해서~~
.................. ♬~♩~ ........................
띵호아~♬~♬~  띵호아~~♬~
기분이 좋아 띵호아~~♬~......"

아주 어릴 때 베개에 끈 달아 앞에 메고 장구 치듯이 치면서 울 친정 할매, 할배 앞에서 재롱부리며 춤까지 췄던 기억이 남니더.  고때는 지도 엄청 귀여워서 "띵호아~♬~ "에 엄지손가락까지 펴가며 힘주어 부르면 할매 할배 좋아서 지 엉덩이를 여러번 두드려 주시곤 했지예.  

아마 고때가, 야시시한 영화 제목 같이 '띠깜의 전성 시대'가 아니였겠나 싶네예~~
그런데, 이 노래를 잘 들어보시면 중국 비단 장사꾼 왕서방이 명월이라는 기생에게 홀딱
반해서 비단 판 돈으로 술다 사묵고 명월이에게 다 바친다... 뭐 이런 내용인데, 명월이를 보면 좋아서 헤벌레~ 웃으며 했던 소리가 바로 "띵호아~' 였단 말이지예.
그래서 중국사람들 기분 좋으면 '띵호아~" 하는 줄 알았심니다.

아니나 다를까, 이 까막눈이 중국 처음 와 살면서 이 말을 당당히(?) 써먹을 일이 하나
생겼지예.
얼굴만 알고 인사만 주고 받던 앞집 사람에게(고땐 제가 벙어리 였으니까예...)작은 선물(중국 반찬)을 받고 나서 '오호라~ 말문 틀 기회가 왔구나. 멋지게 함 써 묵자~' 하면서, "씨에 씨에~" 요까지만 해도 될 것을, 바로 엄지손가락 쫙~ 위로 펴서 함빡 웃으며.."띵호아~" 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진짜 그 중국 아줌마 머리가 띵~ 했을 김니다. '이기 무신 국적 없는 말인지...' 카면서예.
그런데도 지는 그 당시, 아줌마 어정쩡한 표정을 읽지 못하고, 처음으로 두 말을 연거퍼
했다는 자부심과  기쁨에 기분이 날아 갈 것 같았지예. 나중에서야 틀린 말이란 걸 알고
엄청 부끄러웠지만예...

그래서 말씀 드리지만, '띵호아~'는 잘못된 말이고 정확한 표현은 '팅 하오~'가 맞심니다.
아마 노래 만들었던 분이 고 당시 통용되던 한 두 마디 엉터리 중국말을 그대로 표현하시지 않았나 싶네예. 또 그걸 듣고 많은 사람이 중국사람은 기분 좋을 때 '띵호아~'하나 보다 하셨을 꺼고예.
더군다나 전 손가락까지 펴들고 그런 엉터리 말을 당당히 써먹었으니.. 것도 본토 사람에게...

여기서 정확한 표현 한가지, 기분이 아주 좋을 때(일이나, 사물, 감정.. 등 이떤 면에서든 아주 잘 되었다 생각 될 때) 이렇게 표현을 하시면 됨니다.
"헌 하오!" 혹은 "페이창 하오" 그리고 "팅 하오" 요 세가지 쓰시면 되고예,  
영어도 우리가 책에서 주로 배우는 말이 있고 또 미국에 살면서 쓰는 표현이 있듯이,
"팅 하오~"는 생활 속에서 그냥 좋을 때마다 많이 쓰는 표현(글이 아닌 말로) 이라 생각
하시면 되겠심니다..

그것 말고도 웃긴 일이 얼마나 많았겠심니까?  
중국어는 앞서 말씀 드렸지만 성조가 4가지나 있어서 같은 말인데 올려 말하느냐 내리 꽂듯이 말하느냐... 등등에 따라 그 의미가 판이하게 틀리지예.  

예를들면, 우리가 먹는 파와 벌레를 중국에선 같이 '총'으로 발음을 함니다.  
그런데, '총'을 평음으로 발음하면 '파'고 위로 올리듯 발음하면 '벌레'가 되지예.

어느 날, 아파트 앞 사거리 좌판 시장으로 파를 사러 갔심니다.
도착한지 월매 안 되어 많은 종류의 먹거리는 다 손으로 가리키며 '말 못하는 사람 냉가슴 앓는 수화'로 사곤 했는데, 한 두 가지는 그래도 외우고 있었던 터라 오늘은 '파'를 중국 말로 함 써 먹고 사자 맘 먹었지예.  
난전에는 야채 뿐 아니라 갖가지 과일, 고기, 계란...많은 싱싱한 것들이 아주 싸게 나와 있어, 복잡한 시장보다는 저녁 무렵에만 깜짝 서는 이 난전 시장을 더 즐겨 찾곤 했심니다. 싱싱한 파 무더기를 보자마자 달려가 하나를 고른 뒤 겁 없이 말을 했심니다.
아주 짧고 간단하게... "총" 이라고... 그랬더니 이 최불암 아저씨 저를 흘낏 함 보더만 기냥 봉지 들고 뒤로 가더라꼬예.
그라고는 난데없이 고 옆에 야생 벌집에서 빼낸 애벌레 파는 아저씨 "쩌거 니  요 마? (너 이거 살거니?)..." 그러는 기 아니겠심니까?  
이런 황당할 때가... '파'가 아닌 왠 '벌레'????!!!.......
'아니, 파 라니까요~ 최불암 아저씨 파~~말이야. 벌레 말고...' 이렇게 냉가슴만 앓다가 결국은, 손으로 파 무더기를 확~ 집어 들어서 봉지에 넣고 돈 주고 돌아 총총히 왔심니다. 속으로 '총,총' 거림시롱....
고 때 뒤통수가 월매나 간지럽던지....지네들 끼리 이래 안 비웃었겠심니까.
"벌레라 케 놓고 와 파를 가지 갈꼬??!!..."
좋았다 만 우리의 벌레 아자씨 소금뿌리면서 한마디,
"우~쒸~ (-.-)_!~~  말도 잘 몬하는기"....
고옆에 최불암 아자씨 기분좋아 "헐헐헐~~ 파~~~~^^"

아마 신나게 써먹을 거라고 맘을 굳게 먹기도 했지만, 긴장도 한 탓에 평음으로 잔잔허니 발음 해야할 '총' 이, 힘이 꽉~ 들어가 뒤 음을 확 올린 '총'으로 튀어나와, 고만 '파'에서 '벌레'로 변했나 싶심니데이.
영어로 설명 드리자면, '쌀'이 '이(기생충)'된거지예.

이것 말고도, 선생님에 대한 발음도 자칫 잘못 하면 바보 만들어 버리지예.
'라오스'(이것도 중국 발음의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를 잘못 발음에 '라오슈'로 하면 '선생님'을 바로 '생쥐'로 만들어 버리니까예. 제가 처음에 이 발음을 하면서 빨리 자연스럽게 하려다가 가끔(아니 더 솔직히 자주) 샘을 생쥐로 취급해 버려, '푸다오 라오스(과외 샘)'가 저를 잘 알면서도 기냥 함 넘어 가 줄만도 한 이 발음에 유독 민감히 반응하더라꼬예.  
민망쿠로...넘의 나라 학생 기죽이는 것도 아니고...저거 나라 말 이라꼬...어린 기 그래도 선생이라꼬... 우~쒸~!! (-.-)_!

그 외도 많지예.  이루 말할 수 없이 버벅거리고 실수하고 그래도 혼자 잘 싸돌아 댕기고....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아마 더 많은 웃지 못할 일들이 있었다고 생각이 됨니다.  
그러나 오늘은 요쯤해서 더 이상 망가지기를 거부하는 띠깜의 중국어에 얽힌 얘기는
막을 내리도록 하고예,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중국 단어들 몇가지 알려 드리겠심니다.
(참고로 중국엔 정자보다 간자(간단히 줄인 자)가 더 통용되지만, 여기엔 정자(한자)를
표기 했심니다.)
1.스튜어디스 - 空中小姐 콩 쭝 샤오 지에 (하늘 공중에서 일하는 아가씨)
2.큰길 - 馬路 마 루 (예전에 중국에 말이 많이 다녔던 관계로 말이 다니는 길이라 하네예)
3.자전거 - 自行車 쯔 싱 츠어 (혼자서 열심히 몰아야 움직이는 차)
4.기차 - 火車 호 츠어(불을 막 떼야(증기기관차) 갈 수 있는 차)
  특급열차 - 急車 콰이 츠어 (후딱 가는 차)
  완행열차 - 慢車 만 츠어 (거북이 사촌처럼 만만디로 가는 차)
5.전화 - 電話 띠엔 화(전기를 이용해서 말해요)
6.영화 - 電影 띠엔 잉(전기를 이용해 보는 화면)
7.나이트 클럽 - 夜總會 예 쫑 후웨이(야밤에 총집합 하여 흔드는 무도회 )
8.비상구 - 太平門 타이 핑 먼 (억수로 커서 후다닥~ 안뛰어도 편히 도망 갈수 있는 문)
9.병이 나다 - 生病 성 삥 (발음이 좀 그렇지예. 하지만 병에 걸리면 중국은 남녀 노소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바로 '성삥' 됨니다.)
10.마지막으로 중국에서 가장 히트 쳤던 우리 나라 영화 '엽기적인 그녀'는 이렇게 표현 합디다. 我的 野蠻 女友 워더 예만 뉘요우 (나의 댁길로 야만적인 여자 친구)

감싸 함니데이~~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진(띠깜)
    '04.12.26 12:09 PM

    자연이조아님~~! 반갑심니다.^^
    으흐흐~~^^ 지도 한동안은 '팅부동'만 연발 했심니다.
    지금도 가끔 물건 값 깎을때 중국사람이 물건 값을 못깎아준다고 어거지 부리면서 설명을
    길게 하면, 저는 더 어거지 부리뿜니다. "팅부동~~!"이렇게예.
    이러고 획 돌아서 가버리면 붙잡고 난리 나지예. 고럴때 몬이기는 척 사주면서 목표달성이
    되지예. 아주 팔염치한 수법이지만, 중국사람들 외국사람이라면 그저 바가지를 씌울라케서...
    그러니 알아들어도 가끔 못아아 듣는척 하는게 좋을때가 있심니다. ㅋㅋㅋ~~^^

  • 2. 아라레
    '04.12.26 12:32 PM

    너무 재미있어요. 흥미진진하게 쭈악 읽어내려가니 벌써 끝..쩝쩝..아쉬버라...

  • 3. 안나돌리
    '04.12.26 12:48 PM

    정~~말 좋아요~~
    저도 팬인데...
    지금 중국 손님이 왔어요!!
    팔 생각을 접어야 해요.. 깍아도 너무 깍거든요?
    혜진님~~ 니들 너무 깍는다.. 안팔아!~~
    그러고 싶은데..ㅎㅎㅎ 참아 내면서 얼굴에 미소띠고..
    아임.. 쏘리.. 노 디스카운트!! 이러구 보냈어요..
    우찌 말하면 될까요.. 우~~씨? ㅋㅋㅋ
    너무 유창한 단어들이대면 저 중국말 잘하는 줄알고
    말시킬까봐 겁나서 안되겠지요? ㅎㅎㅎ

  • 4. 헤스티아
    '04.12.26 2:23 PM

    ^^;; 저는 대학 2학년때 교양선택과목으로,, 그저 엉뚱한 생각에 중국어1,2 를 들었는데,, 원래 한자도 잘 모르는데 간체자를 열심히 외워 공부했는데, 기말고사가,, 일부러 학생을 배려하신 교수님이, 정자로 시험을 내셔서,, 정말 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수업 듣는 사람이 몇명 되지 않아서, 중간고사는, 대화로 시험보고.. 그저.. 다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했네요.. ㅋㅋ;; 중국어 정말 어렵던데...
    김혜진님 홧팅!!

  • 5. 달려라하니
    '04.12.26 2:31 PM

    저에게 혜진님은 늘 대리만족감을 선물하시네요!
    씩씩한 한국 아지매 홧팅!!!!!!!!!!!!!!!

  • 6. AARON
    '04.12.26 3:19 PM

    전 예비(?) 대학생인데요^^ 저 역시 님의 big fan이랍니다 ^^*
    며칠전에 중국어학원에 등록했어요
    전공도 중국어와 연계성이 많고요 개인적으로도 중국어에 관심이 아주 많아요^^
    앞으로 중국어 모르는거 있으면 혜진님께 자주 여쭤볼게요~ 가르쳐 주실거죵?

  • 7. 김혜진(띠깜)
    '04.12.26 5:33 PM

    중국어라면 저도.............한 무식 허는디~~^^
    욜씸히 배우느 중이지만, 특히 AARON 님~ 저한테 절대 물어보지 마세용~~
    그러다 망신 당함니데이~~^^
    아레라님, 안나돌리님, 헤스티아님 그라고 달려라히니님~~!! 에궁 숨차~~
    이거 저보다 더 뛰어난 분들앞에서 주름 잡은건 아닌지..... 무서버용~~^^
    넘 감사 드리고 또 재미난 야그들(중국 사는 야그) 올려 드릴께예~~^^

  • 8. 애교쟁이
    '04.12.26 9:30 PM

    김혜진님의 글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호호호~웃음이 나네요^^
    나도 헤진님의 열열한 팬이예요.
    열심히 사는 모습 ...늘 활기찬 모습...
    언제 서울 나오시면 만난거 시드릴께용~
    아자..아자...홧팅~~

  • 9. 김혜진(띠깜)
    '04.12.26 9:38 PM

    헤헤헤~~ 애교쟁이님! 오늘 딱~ 걸렸심니다. 지가예, 1월17일 뱅기타고 한국 나가거든예.^^
    만나거 사준다고 하신거 맘에 꼬~옥 새겨두고 한국땅 밟는 즉시 전화 바로 때리 겠심니다.
    그라면 전화번로라도 쫌.......^^;;;;;;

  • 10. cinema
    '04.12.26 10:27 PM

    참~ 혜진님 한국가시죠?
    저두 이번에 갈려다 미뤘는데..
    다시 원래계획대로 가버릴까요?^^
    넘 뵙고 싶네요~

    중국에서 사시는 이야기보면,,더 친근감 들어요..
    지도 타국인지라~^^

  • 11. 헤스티아
    '04.12.27 2:43 AM

    한국 오시면 꼭 뵈어요!!
    전 기억에 남은 중국어,, 하나두 없어요!! 그저 중국어 하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만 남았어요~

  • 12. 김혜진(띠깜)
    '04.12.27 7:44 AM

    chinema 님 얼릉 오이소~~ 같이 함 뭉치야지예.
    타국에서 씩씩허니 잘 사는 아짐들 모임 말입니다.

    그라고 헤스티아님~~ 나가서 번개 치면 오실꺼지예?^^

  • 13. 아네모네
    '04.12.27 11:36 AM

    우왕! 김혜진님 1월달에 한국 오신다구요?
    그라믄 당연히 번개 때려야지요.
    혜진님은 82에서 보고 싶은 분 중에 한분이랍니당.
    오시면 저도 꼬~옥 불러 주시와용.

  • 14. 김혜진(띠깜)
    '04.12.27 3:09 PM

    아네모네님~~ 당근 오셔야죵~~^^ 안그래도 보고픈 님들이 너무 많아서........
    사실 82모든 분들이 제 선망의 대상 이여요~~^^
    이번에 나갔다 들어오면 한 2년 죽었다 하고 중국에만 있어야 하는디....... 그래서 한달간
    완전 휴가 받은거죵^^ 뭐하며 놀거나.....고민 중 임니다.^^

  • 15. 헤르미온느
    '04.12.27 10:47 PM

    아침에 신랑 바래다 주고 오는길에 올림픽대로에서 늘 교통방송에서 해주는 3분짜리 중국어회화를 들어요. 하나도 생각은 안나지만, 빼먹지 않고 열씨미, 띠깜님 생각하면서^^

  • 16. 김혜진(띠깜)
    '04.12.27 10:57 PM

    오호~~ 헤르미온느님~ 띠깜을 생각하며 3분 중국어라~~ 이거 몸 둘바를.......^^

  • 17. 이남숙
    '04.12.29 8:26 PM

    혹시 중국야후에 우리나라처럼 꾸러기야후가 있나요?
    꾸러기야후에서는 동화를 읽어주던데 어린이들 보는 싸이트 아는데있나요?

  • 18. 김현화
    '04.12.30 10:01 PM

    안냐세요..... 띠깜님^^.... 글이 진짜 잼있네요...
    누군가가 중국어를 배우는데 필요한 10가지 가운데
    하나가 독수리의 눈입니다. 높은 하늘에서도 먹이를 정확하게 보는 독수리의눈이 있어야
    획 하나에 다른 말이 되는 중국어를 공부할 수 있다고 그랬다는군요.
    그런데 "앵무새의 입"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들은 말을 그대로 외우는...
    중국어로 말할 때 성조만 틀려도 다른 뜻이 되는 말들이 많거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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