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푸드로 배를 든든히 한 다음 근처에 걸어서 갈 수 있다는 콜롬비아 대학교에 먼저 가보기로 했습니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스페인어를 반갑게 찍게 된 것, 이것은 이 언어가 일상적으로 쓰이는 나라라서 가능한 일이었겠지요?
길가의 집들을 구경하면서 우선 눈길이 가는 것은 건축을 어떤 식으로 한 것인가와 그 집에 달라붙은 장식이었는데요
각 인물이 상징하는 것들이 모두 달라서 재미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 당일이지만 거리는 조용하더군요. 그래도 장식이 많아서 역시 크리스마스구나 기분을 낼 수 있었습니다.
길 건너편에 보이는 건물이 눈에 확 들어와 사진을 찍은 것인데 돌아와서 어제 시작하는 건축사 수업때문에 준비를 하다보니
이런 건물이 건축사 책에 실려있더군요. 뉴욕을 보고 나면 현대 건축이 보인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실감이 났습니다.
콜롬비아 대학교를 만나기 전에 본 여자대학 BARNARD인데요 이 학교가 같은 대학교의 여대생을 위한 것인지 혹은 별도의
대학인지 그런 자세한 정보는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1800년대 말에 세워진 대학이라고 되어 있더라고요.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되리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조각이었습니다.
휴일이라 그런지 교정에는 사람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지만 호젓하게 우리들끼리 둘러보는 시간은 즐거웠지요.
길을 건너니 콜롬비아 대학교입니다.
그런데 이 곳은 아까 본 대학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네요. 주로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던지요!!
지영이가 휴대폰 화면에 저장해둔 장소가 바로 여기였습니다. 보여주면서 이 대학에 가보자고 권했거든요.
역시 오늘은 잠겨 있어서 들어가보지 못하는 것이 어제 밤의 도서관에 이어 두번째, 그러니 점점 궁금증만 가득하게 되더라고요.
들어가 볼 수 있다면 !!
다양한 사람들중에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역시 명상을 하고 있는 저 사람입니다 .날씨가 아주 추운 것은 아니라해도
한겨울에 하필이면 이런 공공장소에서 저렇게 앉아서 명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 사람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짐작은 어렵지요. 물론 그래도 역시 한동안 머릿속에서 그 장면이 떠나지 않더라고요.
도서관 맞은 편의 건물을 돌아보는데 호메로스를 시작으로 하여 너무나 낯익은 인물들의 이름이 가득합니다.
그런데 실력이 모자라서 아무리 해도 그 긴 이름들을 한 자리에 다 넣을 수가 없네요. 건축물을 찍는 일은 노하우도 노력도 필요한
일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지요. 아직은 더 배움이 필요한 단계란 것을 느끼기도 하고요.
인물의 이름중에서 페리클레스 대신 데모스테네스가 들어가 있구나 왜 그럴까? 한 번 찾아볼 가치가 있네 하고 느낀 것도
기억나고요.
교정안에 르네상스 시대의 돔을 본 딴 건물이 있어서 무엇일꼬 궁금했는데 바로 교회였던 모양이네요. 이 교회에서 가을에 열리는
음악회 소식을 전하고 있는 포스터가 보였습니다.
오랫동안 이 학교에서 학장으로 봉직한 사람을 기리는 의자인 모양이더군요.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의자에서 사진을 찍고 싶다는
아이들. 멀찍하니 떨어져서 포즈를 취하고 있네요.
학교안에는 다양한 조각들이 있어서 걸어다니면서 눈이 즐거웠습니다.
특히 이 조각은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어서 여러 컷 찍기도 했지요.
자연과학을 배우는 공간에 써 있는 글귀에 눈길이 갔지요. 제게 부족한 너무나 부족한 부분이라서 더 마음에 와 닿은 구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쪽은 교회이지만 이 조각이 놓여 있는 곳은 이 사진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철학과 앞이더군요. 딱 어울리는 장소네 하면서
웃었습니다.
그 다음에 어디로 가야 하는지 책을 찾아보고 있는 아이들, 덕분에 25일은 그저 가자는 대로 따라기만 하는 되는 아주
편하지만 묘한 날이기도 했습니다.
대학교 정문으로 다시 걸어나오는 길, 들어갔던 곳과 반대 방향에 대학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여러가지 포스터들이
걸려 있더라고요.
다음은 어디갈꺼니? 유엔 빌딩을 보러 간다고 합니다.
대학교 교정을 둘러본다는 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일일까 사람들에겐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마다 다 다른 생각을 품고 이 곳에 오겠지요. 제겐 오래 전 이루지 못했던 유학에의 꿈이 슬며시
떠올랐습니다. 이제는 아문 상처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이런 장소에 와서 보니 그것이 완전히 사라진 꿈은 아니었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 학문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이 아니라서 두 아이가 다른 나라에 공부를 하러 갈 확률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을 슬며서 해보게 되기도 하고.
대학생들이 수업을 하는 시기에 온 것이라면 오히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대학을 느끼는 날이 되었으련만 하는 아쉬움도 있고
한편으로는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무엇을 얼마나 더 알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있고.
대학교안을 돌아보고 나서 걸어나오는 길,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