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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계획을 세우곤 하지요. 그런데 대부분 계획대로 마무리되었다, 아니 계획 이상으로
한 해를 살았다 이렇게 말하기 참 어렵다는 것,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2011년에는 한 해의 수확이 풍성해서
원래 시작했을 때보다 더 다양한 일들을 하고 살았구나 감탄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스페인어 수업, 처음에 도움을 줄 대학생들이 있어서 안심하고 시작했다가 그 아이들이 사정이 생겨서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는 참 막막했습니다. 초보자인 것은 저도 마찬가지였으니까요. 그래도 하자고 이야기된 수업을
못하겠노라 중간에 문을 닫을 수도 없어서 다른 아이들보다는 조금 더 공부해서 토요일 밤 수업을 계속 했는데요
한 권의 책을 끝내고 그 다음 책을 시작한 지금은 기본적인 것은 말이 나오는 수준으로 발전했습니다., 물론 수업도
이제는 신입생을 받기 어려울 정도의 수준으로 올라갔고, 멤버도 많아서 더 이상 참가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악기를 시작해서 연습할 수 있는 곡이 늘어난 것에 이어 함께 연습할 수 있는 동료들이 생긴 것, 그리고 행복한 왕자의
어른들, 아이들이 함께 하는 음악회를 구상하고, 앞으로 함께 할 멤버들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다시 피아노앞에 앉게 된 것도
변화중의 하나이고요, 이왕이면 건반악기, 현악기에 이어 관악기도 배워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보게 된 해이기도 하네요.
운동을 시작해서 운동하는 맛을 제대로 느낀 해, 게다가 생각지도 않았던 배드민턴을 치게 된 것도 중요한 변화중의 하나이지요.
밖에서 치다가 추워서 고민하던 중 정발산에 배드민턴 실내 코트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arhet님과 월요일 수요일 두 번 치러 다니고
있는데요 좋은 파트너와 함께 하는 운동시간이란 통째로 제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라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시간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아서 50분 이상 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10분만 쳐도 땀이 나기 시작하는 상당히 운동량도 많고
기분도 좋은 그런 운동이고,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 좋은 운동이더라고요. 실내 코트에 가니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처음에는
뭔가 긴장도 되더라고요. 그런데 조금 지나니 우리 정도도 칠 만한 실력 아닌가 하는 배짱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오게 되었지요.
영어책을 조금 많은 분량 함께 읽을 동료를 원했었는데 올 해 그런 동료들을 만나서 함께 책을 읽어나가게 된 것도
생각지도 못한 변화의 하나이고요, 도서관의 홈페이지 격인 카페도 만들어서 학생들이 글을 써서 올리고 글을 통해서 교류하게 된 것도
또 하나의 변화로군요. 이런 다양한 일들이 한 해동안 꾸준히 진행된 것이 물론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 된 것은 아니지요.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계획보다 더 좋은 한 해였다고 말 할 수 있게 된 것,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그림 그리게 된 동료들이 생긴 것, 아직 서툴러서 무엇을 시작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새싹 단계이지만
그런 시간을 함께 하는 사람들을 만난 것만으로도 앞으로 어디로 갈 지 모르는 또 하나의 희망을 품게 된 것도 기록해놓고 싶네요.
같은 하늘 아래에서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서 함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