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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아 핫세

| 조회수 : 2,148 | 추천수 : 0
작성일 : 2011-12-08 22:09:11

아침에 아내가 출근준비로 부산을 떨면서

어제 사온 새옷을 입어보고 있네요.

털실느낌의 겨울 원피스입니다.

새 옷을 입고 거울 앞에서 요래조래 맵시를 보고 있는 아내를 보고

나는 <당신 그 옷 입으니 올리비아 핫세같네~> 라고 했습니다.

아내는 <마음에 읍는 말 하지마아~>하고 여우 눈을 뜹니다.

나는 < 아니~ 올리비아 핫세보다 더 예쁜데~> 하고 구렁이 눈을 떴습니다.

아내는 새옷을 입고 날아갈 듯 현관을 나섰다가

올리비아고 뭐고 추워서 안되겠던지 옷을 바꿔 입고 출근했습니다.

주변머리없는 내게 어디서 그런 순발력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조만간 내가 좋아하는 연어매운탕을 먹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올리비아 핫세 최근모습.

 

 

이불속에서 자연스럽게 방구 끼는 나이가 되더니

아내가 많이 변했습니다.

신혼 때부터 검소함의 화신이었던 아내가 요즘은 이것저것 새것들을

계속 사들입니다.

집안에 가전제품에서부터 식탁같은 가구 그리고 옷, 신발, 가방 같은 것들을

사는데 열정을 다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전제품 같은 것은 한 번 씩 시대에 맞게 바꿔줘야 하고

식탁 같은 가구도 기분 전환 겸 가구공장 매출도 올려줄 겸 바꿔 줄 필요가 있지요.

그리고 좋은 옷도 입어보고 싶고 예쁜 신발도 신어보고 싶겠지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별루 관심이 없던 것들이었습니다.

수년 전 봄 아내가 마당에 핀 보랏빛 독일붓꽃을 보고 같은 색상의 옷을

한번 입어보고 싶다길래 나는 내가 꽃만 예뻐해서

본인이 직접 꽃이 되려고 그러느냐고 농담 한 적이 있는데...

세상에...정말 그렇네요. 그 때부터 TV 채널 바뀌듯이 아내가 바뀌었습니다.

기어코 그 독일붓꽃 색상의 옷을 사입더니 꽃이 되어버렸습니당. ㅎㅎ

 

 

 

 

2007년 봄 앞마당에 핀 독일붓꽃

 

 

 

그 뒤 주말이면 으레 그랬듯이 어제도 진주에 갔다가 백화점에 들렀네요.

그리고 아내는 두툼한 털실느낌의 원피스를 하나 골랐습니다.

아내는 결코 싸지 않은 옷을 사면서도 남편의 적극적이고

완전한 동의를 얻어내는 훌륭한 재주가 있습니다. 그리고 자발적으로

카드결재를 하도록 유도하는데...

이제는 하도 여러번 써 먹어서 나도 알면서 넘어가는 그렇다고

결코 내색해본 적은 없는 고전적인 기술을 하나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먼저 매장을 가볍게 돌다가 상당한 고가의 옷을 구경하며 요래조래 재어봅니다.

대채로 옷의 매무새에 비해 가격거품이 너무 심하다고 흠을 잡고 지나가다가 한두 번

되돌아봅니다.

그 뒤로는 아내가 왠만한 가격대의 옷에만 흥미를 보이면 나는 정말 잘 어울리겠다며

바람을 잡고 본인의 신속한 결정을 기다립니다. 어서 카드를 꺼내고 싶은

충동에 손이 근질근질할 지경이 되지요. (ㅎㅎ 이렇게 해서 나는 오늘도 큰 돈을 절약했구낭~~)

그렇게 그렇게 최근 몇 년간 절약한 큰돈들이 모여 산을 이루었으니

나는 필시 부자가 되어있어야 마땅하거늘 실제로는 그렇치를 못하니

갱제라는건 참으로 알다가도 모르겠네요.ㅎㅎ

어쨌든 하고싶은 말은 여자가 꽃이 되고 싶은 나이가 되면

쩐이 좀 든다는거, 이 시기가 되면 부자가 될 수는 없다는 거,

그렇지만 실생활은 오히려 풍요로와 진다는거, 예를 들어 과메기가 묵고싶다면

어제처럼 올리비아 핫세, 제시카 코메즈, 요즘 제일 잘 나간다는 모나코왕비 이름을

암기해두었다가 순발력을 발휘하면 된다는 거...

뭐 그런 것들이지요.(오늘 잡담은 여기까지.ㅋㅋ)

 

 

 

 

 

 

 


 

쉐어그린 (sharegreen)

시골에서 농사짓기 시작한 지 13년입니다. 지리산 자연속에서 먹거리를 구해, 시골스런 음식을 만들어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곶감만든지 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tokkiya
    '11.12.9 1:20 PM

    참 재미있게 사시네요 마음마저 부자인 듯...

  • 2. 커피.
    '11.12.10 11:54 AM

    글 재밋게 읽었어요.
    여유로움이 묻어나는 글이라 훈훈하네요..
    늘 행복하세요.

  • 3. 쉐어그린
    '11.12.10 12:17 PM

    고맙습니당~~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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