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밤부터 월요일 새벽까지, 힘들다면 힘들고 재미있다면 재미있는 손님들이 묵었습니다.
사연인즉 보람이의 회사 동료들이 한국에 여행을 오고 싶은데 집에 재워줄 수 있는가 페이스 북에 메시지를 남긴 모양이더라고요.
제게 물어보길래 한 두 명이라고 생각하고 알았다고 했는데 그 메세지를 본 다른 동료들도 그렇다면 나도 나도 하는 바람에
다섯 명으로, 그리고 그 기간에 시간을 내기 어렵지만 그래도 이런 기회에 나도 한국에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 다른 팀이 이번 목요일에
이렇게 두 주간에 걸쳐 난데없이 손님이 묵게 된 것인데요, 다만 방은 내줄 수 있으나 음식까지는 책임지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동료의 집에 온다고 나름대로 먹을 것을 선물로 준비해오기도 하고, 최소한의 인사말을 한국어로 배워 와서 아침에 일어나서
안녕하세요? 라는 인사말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토요일에 먼저 떠나야 하는 두 사람을 위해 새벽까지 깨어있다가 모두
함께 잠든 바람에 아무래도 머릿수가 그대로인 것 같아 놀라서 보람이를 깨워 비행기표를 바꾸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하고
여러가지 일이 있었네요.
일본문화와 언어에 대한 관심이 있는 제자가 있어서 보람이와 두 명의 동료를 함께 만나게 해주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가까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해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는데요, 말이 어느 정도 통하기는 하지만 개념을 담아서 하는 이야기는
아직도 멀었구나 하는 확인의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안심이 되었던 것은 회사 동료들인데도 (사실 근무는 내년 4월에 시작되는데도 미리 신입사원을 뽑고 여러 번에 걸쳐서
모임이 있었던 덕분에, 그리고 페이스 북을 통해 계속 연락을 하는 바람에 ) 마치 오래 된 친구들처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는
점이었습니다.
어떤 사람들과 모여서 함께 근무하게 되는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아이가 출발하는 것과 이렇게 집에서 동료들을 지켜보고
출발하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을 듯하네요. 제겐
손님들이 떠나고 조용한 집에서 오랫만에 카잘스의 연주를 듣고 있습니다. 월요일 불어 시간에 읽고 있는 야수파 화가들의 그림을
찾아보면서요. 이런 것이 바로 진짜 휴식이란 생각이 드는 시간이 조금은 아쉽게도 휙 끝나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