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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객이 왔다-머레이 페라이어

| 조회수 : 1,429 | 추천수 : 2
작성일 : 2011-11-13 19:57:10

피아노계 진객이 왔다!!

주인공은 머레이 페라이어(64,미국)~~~

10월 마지막 토요일 예술의전당 오후 2시,,,,가벼운 박수와 함께 들어오네요.

최고령 알프레드 브렌델(80,오스트리아)이 은퇴했고,

마우리치오 폴리니,마르타 아르헤리치는 건재하지만 이들은 이미 70대.

(브렌델은 10년쯤 연하인 아르헤르치,폴리니와 함께 20세기 후반의 피아노 음악을 이끌었죠)

 

페라이어는  라두 루프(65,루마니아),안드라스 쉬프(58,헝가리)등과 함께 절정의 기량을 보이고있는 피아니스트.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초절기교의 비르투오소임에도 '스타일리스트적 포즈'도 없이 늘 곡의 본래적 언어에 충실합니다.

여기에 맑은 음색,깊은 서정성에  청중을 시적감흥으로 몰아넣는  건반위의 음유시인으로 불리죠.

그러고 보니 라두 루프는 69년,페라이어는 73년 국제 리즈 콩클서  우승했네요.

최근엔 김선욱도.(김선욱은 런던서 안드라스 쉬프를 사사하고 있음)

첫곡은 바흐에 프랑스 모음곡 5번~~

6개의 프랑스 모음곡 중 가장 인기있죠.

그는 '영국 모음곡'도 남겼는데 프랑스라는 제목에서 부터 어떤 음악적 느낌이 오네요.

프랑스 로코코가 그러하듯 경쾌하고 세련되고 우아한 느낌.

 

두번째 곡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7번~~

베토벤 43세 때 작품으로 2악장 구성.

당시 나폴레옹이 패하고 메테르니 재상 주도로 오스트리아 빈서  전후 처리 관련 회의가 열렸죠.

이때 베토벤은 각국 정상들 앞에서 칸타타 '영광의 순간'을 연주할 정도로 유럽 음악계에서 군림하고 있었습니다.

삶이 풍요로우니 곡도 맑고 경쾌할 수밖에.

베토벤은 곡의 성격에 대해 '1악장의 제1주제는 이성, 제2주제는 감성"이라고 했죠.

듣는이의 처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로서는 1악장은 연인 간 갈등처럼 2악장은 화해 후 나누는 감미로운 밀어같다는.

2악장은 32개 소나타 중 베토벤이 가장 좋아했던 악장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딱히 사로잡는 어떤 건 없고.

 

베토벤 '43세' 때 작곡이라~~

페라이어도 43세 때 곡절이 하나 있었거든요.

연주 중 악보에 엄지손가락을 베었고 결국 뼈골절로 악화됐다는.

결국 부상 후유증으로 수년간 연주계를 떠나있었죠.

당시 한국 공연도 취소되었는데 2008년에야 왔습니다.

이번 연주는 2002년 첫 방한 후 3번째.

세번째 곡은 브람스~~~

브람스는 말년에 소곡집을 4개 남겼는데 오늘 연주는 작품번호 119번.

클라라가 '잿빛 진주'라 했던 곡이죠.

잿빛 진주라!

시적이고 우아한 쇼팽,화련한 기교의 리스트에 상반되는 개념이겠죠.

적절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으나 장국같은 그런 맛.

브람스는 말년 창작력이 떨어지자 이같은 소품을 주로 작곡했습니다.

그래서 역시 베토벤인가요, 형만한 아우 없고.

베토벤은 말년에 더욱 실험적,도전적으로 나아가 불후의 명곡 후기 현악4중주를 탄생시켰죠.

 

세번째로 슈만의 '어린이 전경'이 그의 손끝에서 수채화처럼 그려지네요.

어린이 정경은 작곡가가 자신의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작곡한 13개의 소품으로 이루어졌죠.

이 중 7번째 곡이 바로 '트로이 메라이'

그의 서정적 터치마다 한올 한올 비단결 선률이 뽑혀지고 청중은 그 위를 걷네요.

섬세한 프레이즈엔 머리를 건반을 향해 살짝 기울이고,

선율을 노래할 때는 눈빛은 멀리 허공을 향하고.

연주자는 행복해 보이고 청중은 행복에 겨운.

청중과 연주자가 달라 붙는 이 놀라운 응집력!

호로비치의 러시아 고별 공연이 떠오르는 순간입니다.

 

지난 세기 피아노계 최고봉,우크라이아 키에프 출신  블라디미르 호로비치~~

그가 1986년 83세의 나이로 60년만에 모국을 방문했죠.

당시 모스크바 공연의 명장면 하나.

주름 깊이 패인 볼,미동도 않은채 연신 입가를 씰룩이며 꿈처럼 흘러온 지난 80년을 회상하는 호로비치.

객석의 중년들은 눈물을 훔치고,,,이때 연주 곡이 트로이 메라이.

호로비치는 3년 후 85세로 사망합니다.

블라디미르 호로비치는 바로 페라이어의 평생 멘토이기도 하죠.

 

2부곡은 죄다 쇼팽이네요.

전주곡 op.28-8,

마주르카 21번 op.30-4,

스케르쵸 3번 C단조,,,,이리,,,,(후기는 생략)

 

스케르쵸의 결렬함에 뒤이어 환호와 함께 기립박수네요.

앵콜곡은 슈베르트 즉흥곡 op.90과 연습곡 10-4,일명 '추격'.

끊이질 않은 환호와 박수.

다시 쇼팽 연습곡 10-3 '이별의 곡',,,, '이쯤 해서 끝내자'는 연주자의 메시지네요.

눈치채고 놓아주었으면 좋으련만 연이은 환호.

그는 좀 힘들어하는 워킹을 보이고는 무대에서 사라지네요.

 

보통 유명 뮤지션들의 한국공연은 아시아 투어 일환입니다.

이번 페라이어도 아시아 투어 중.

알고 보니 곧바로 중국 상하이로 날아갔네요.

13회 상하이 국제아트페스티벌이 이번달 초 열렸거든요.

상하이 국제아트페스티발은 중국이 세계 10대 아트페스티발 목표로 삼고있는 야심작. 

베를린 필,머레이 페라이어,이작 펄먼,리카르도 무티 등이 참가.

와, 빛나는 종합세트네요,,,우리로서는 좀 먼.

이번달 15~16일 양일간 베를린 필 한국 공연이 있는데 베를린 필도 아시아 투어 중이나 봅니다.

&&.....

비쥬얼에 감상 망친 몇분도 있었겠네요.

왠 비쥬얼이냐구요????

김혜수의 옆,뒷 자석에 있었던 사람들!

이하는 공연히 끝나고~

이파리 거의 다 떨어지고 노란 감들이 걸려있는~~~

한국 대표적인 풍경이겠죠..

예술의 전당의 콘서트 홀도 지금 저 조합으로 가장 멋스럽다는.

식당 상호 중 가장 많은 것은?

'감나무집' 아닐까요.

저 감나무 옆 커피숍도 '감나무 카페'입니다.

예술의 전당 내 모짜르트 카페,벨리니 레스토랑,,,등등엔 어쩐지 정이 안가요.

꽃사과.

때마침 서초구 문화예술 축제 일환으로 브라스 밴드가~~

공연이 끝나고~~

식후경이 뒤집어졌네요.

서울서 가장 맛나는 김치찌게라  주장하면 돌 날라오려나?

남부터미날 비시카드 건물 바로 뒤, 상호는 <찌게집>.

김치찌게 메니아님들 고고싱!


I.Allemande


II. Courante

III. Sarabande

IV. Gavotte  

V. Bourree

VI. Loure 

VII. Gigue

바흐 프랑스 모음곡 제 5번

Andras Schiff, Pi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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