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던 민하가 제안한 스페인어 공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1월부터 시작한 스터디가 드디어 지난 토요일 끝났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요. 우선 도움을 주겠다고 나섰던 두 명의 대학생이 시간이 바뀌는 바람에 (월요일에서 토요일 밤으로)
주말에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바쁜 그녀들이 나오기 어렵다는 말을 들었을때는 사실 눈앞이 깜깜하더라고요.
더구나 함께 하기로 했던 어른들도 아무래도 주말에는 곤란하다고 하나 둘 빠지고 저와 arhet님 두 명이 남았습니다.
더구나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간다고 미리 혼자서 스페인어를 공부한 덕분에 발음이 좋았던 영서가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바빠서 자꾸 결석하게 되니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으로 뭐가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서로 도우면서 수업을 계속 했습니다.
글을 읽고 싶어서 가우디에 관한 어린이 용 책을 구해서 함께 읽어보고자 했으나 상당한 어려움이 있어서 그것은 일단 보류하고
처음 시작했던 EBS 교재로 마지막까지 복습을 계속 하면서 진도를 나갔습니다.
문제는 중간에 새로 시작하겠다고 들어오는 학생들을 배려하는 것이었는데 이미 공부가 어느 정도 진행되어 있는 아이들과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였는데요, 그것도 스스로 지금 당장은 큰 필요가 없는 언어를 공부하겠다고 모여든 아이들이라서 조금
지나면 박수를 받으면서 왕초보 딱지를 떼게 되더라고요. 그런 날의 감격이라니!!
책 한 권이 끝나면 놀이동산에 가자, 스페인 음식 먹으러 가자, 노래방에 가자 여러가지 이야기가 설왕설래
마지막으로 정한 것은 토요일 시간을 넉넉하게 잡아서 배드민턴을 치고, 음식을 준비해서 먹으면서 놀이도 하는 겁니다.
5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 모인 아이들이 토요일에 어떤 모습으로 놀 것인지도 기대가 되네요.
재미있는 현상은 아이들이 스페인어를 배우면서 광고나 노래, 혹은 여기저기서 들리거나 보이는 문자나 소리에 흥미를 보인다는 점
그리고 그런 것을 우리들에게 서로 이야기하거나 카페에 올리거나 하면서 서로 자극이 되고 있네요.
이번 주 놀고 다음주 토요일부터 시작할 교재는 회화와 더불어 문법설명도 있는 책입니다.
지난 토요일에 모르는 번호가 찍혀있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어서 책을 구해서 혼자 공부하던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마침 친구가 스페인어 공부한다는 말을 들었노라고
함께 참여하고 싶다는 전화였습니다. 그래서 다음 토요일부터 함께 하자고 권했는데요, 이렇게 혼자 책을 준비했다가 계속 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또 있다면 새로 시작하는 책으로 함께 하자고 권합니다.
사실 언어를 강력한 동기가 있어도 혼자서 끝까지 가기가 어려운 법, 그러니 동료가 있어서 서로 격려하면서 가는 것이
훨씬 재미있고 강제성도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과가 있으니까요.
그런 경우 아이만 와도 좋지만 어른도 함께 하면 더 효과가 있을 듯하네요. 문은 열려 있으니 일부러 찾아서 열려는 노력이 없이도
마음만으로 들어오면 된답니다. 그 다음은 함께 하면서 조금씩 해결이 되니까요.
마지막 칸딘스키 그림 (나머지는 보나르입니다. ) 그동안 함께 한 멤버들에게 사랑을 담아서 고른 그림입니다.
그 시간 함께 하지 못했어도 토요일 늦은 저녁에 모여서 대장정의 한 막을 마친 아이들을 함께 마음으로부터 축하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