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부모님 다녀가시고 목감기가 찾아 왔는데, 그리 심하지도 않으면서
맘 같아선 푹 자고 나면 괜찮을것 같은데, 여전히 붙어 있는걸 보면 나이 탓인가 봅니다.
몸도 좋지도 않으면서, 아파트 입구에 직접 가꾸어서 갖고 오신 싱싱한 열무랑 얼갈이를 보니
욕심이 생겨 그냥 올수가 없더군요.
물김치 담아 놓으면, 남편 도시락에도 넣어주고 쓱쓱 비벼 먹으면 좋을것 같아서 말이지요.

쪽파가 아니라 일명 "돼지파"라고 하는 쪽파 비스므리하게 생긴건데요.
흰 뿌리쪽 부분이 쪽파에 비해 더 단단하고 둥글답니다.
물김치에는 요걸 넣어야 시원하다 하더군요.
옆에 컵의 것은 감자를 적당량의 물을 넣고 블랜더로 갈아준겁니다.

갈아둔 감자를 냄비에 죽 끓이듯이 끓여서 체에 받혀 주걱으로 문지르면서 국물에 내립니다.
다 내리고 나면 감자 찌꺼기만 남게 되지요. 요 찌꺼기는 그냥 버리시든 하면 되구요.
감자를 갈아서 국물맛을 내면 시원하다고 시어머님이 일러 주신 방법인데요.
찹쌀이니, 밀가루니 다른 풀물은 전혀 필요가 없지요.
김치독 1통에 어른 주먹만한 감자 3개를 갈았습니다.

햇양파 넉넉히 채 썰고, 생강,마늘은 김칫물에 휙 갈아넣고, 냉동해둔 배도 즙만 넣었습니다.
피쉬소스: 소금을 1:3 정도로 맞추어서 간을 했습니다.
여름김치나 물김치에는 멸치젖은 너무 맛이 강해서 피쉬소스를 넣어주니까 좋습디다.

큰통은 김치독에 바로 넣고, 바깥에 둔 김치를 아침에 맛을 보니 적당히 익었더군요.
버섯,양파,호박을 잘게썰어 참기름에 볶은 다음 멸치육수에 된장을 풀어 바글바글 끓여서
잘게썬 두부와 청량고추로 마무리해서 강된장도 빡빡하게 끓였습니다.
원래는 불고기 양념한 소고기를 넣고 끓여야 더 맛이 나겠지만, 없는 관계로 패스...

물김치 건더기와 채썬오이에 참기름 넉넉히 둘러 강된장을 푸짐하게 넣어 쓱쓱 비비니.......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릴수 있는 바로 그 맛이네요.
한동안 잡곡밥에 비비묵고, 쫄깃한 소면에 말아묵고.... 마음이 넉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