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금쪽같은 뇌세포 수만을 죽여가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번민했는지 모릅니다.
물론 나풀대는 얇은 귀와
갈대같은 변덕심도 한 몫을 했지요.
결국, 오성제빵기로 질러버렸는데
마치, 밥보다 빵을 즐겨하면
나처럼 위풍당당한 풍채를 갖게 되리라--라는
암시를 온 몸으로 뿜어내는 듯
그 크기와 위용이 10인용 전기밥솥을
가볍게 제압하고 남더군요. -_-;;
(가로형을 샀으면 정말 둘데가 없었을거에요.)

식빵도 잘 되었고
오늘은 떡을 해봤어요.
물에 불린 찹쌀을 하루 이상 꼬득허니 물기를 빼서(거의 말려서)
집에서 갈았습니다.
컵형 미니 믹서라서 한 번 갈 때마다 7숟가락씩... -_-;;;
아주 곱게 분말은 안나왔지만
그래도 하는데까진 최썬-!을 다해서 갈았지요.
(좁쌀 반쪽 같은 알갱이가 가끔 손에 잡히는 정도)
800g을 해야 하는데 집에 있던 찹쌀 톡톡 털어 쓴것이
고작 500g밖에 안나와서 냉동실에 있던 멥쌀가루를
마저 섞어 넣었습니다.
물하고 참기름, 소금 약간도 제빵기에 같이 넣어주고요.
소음은 정말 거의 없는 편이랍니다.
정확히 데시벨로 표시 못하고 국어적으로 표현하자면
말 그대로 '스윽-스윽-' 하는 정도에요.
남편 발소리가 더 크다는...
막 반죽 끝내고 참기름 바른 접시에 쏟아부은 모습.
반죽날개가 폭 파묻혀서 같이 나옵니다. ㅎㅎ
김이 펄펄 나는 뜨거운 떡덩어리를
위생장갑 끼고 물 묻혀가며 조금씩 반죽 떼어
고물에다 굴렸습니다.
마트에 콩가루를 안팔아서
동네 떡집에 가서 고물 좀 살려 했더니
뭐하려고 사느냐,
집에서 뭐하러 떡을 만드냐,
떡하고 사지 않으면 고물만은 몬팔겠다...
라며 사람을 아래위로 휘째려보는 떡집 아저씨와
심히 불쾌한 다이얼로그를 나누었기에(헐헐... -_-+)
집에 있는 땅콩, 흑임자, 어제 했던 꿀카스테라를
갈아서 고물로 썼습니다.
떡에다 고물 묻히는 작업이 혼자서는 힘든 일이더군요.
뜨거운 떡 떼서 조물거리다 고물위에다 휙 던져놓으면
누가 얼른 굴려줘야지
한 네덩이 정도 떼면 벌써 물기가 말라
고물이 잘 안붙어요.
그래서 이리 얼룩덜룩 지저분한 떡이 탄생했다는...
제가 멥쌀을 300g 섞어서 그런가요?
아주 말랑말랑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뻐득뻐득하지는 않고
꽤 쫀득쫀득했답니다.(뭔 말이냐..)
100% 찹쌀로 하면 정말 완벽한 인절미가 될거란 말씀이지요. ^^
찰기와 탄성 테스트 중...
요쿠르트도 잘 나왔구요...
발효용기째 냉장고에 저장해두고 먹습니다.
방금 한 인절미와 딸기잼 넣은 요쿠르트, 우유로
딸내미랑 같이 점심 먹었습니다. ^^
헉헉...
이상 길고 긴 <오성이랑 놀기>편이었습니다.
오성으로도 인절미가 잘 되는지 궁금하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해요.
제가 오성쪽으로 사돈의 팔촌이라도 아는 사람 하나도 없다는 거에
저 스스로가 몹시 아쉬운 사람이라는 거 아시죠? ^^
(아는 사람이라도 있음 더 싸게 살 수도 있을터인데.. ㅡ.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