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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팥죽 드세요.

| 조회수 : 3,954 | 추천수 : 2
작성일 : 2004-12-21 07:33:28
어제 팥죽을 끓였습니다.
끓이길 너무 잘했지요.
아침에는 에이~~끓여? 말어?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끓이기로 마음 고쳐먹었습니다.
제가 안끓였더라면 울 아버님 상상만하고  입맛만 다시며 아쉬워 하다가 끝날뻔 알았다는 거 아녜요.
어머님께 아버님이 팥죽먹고 싶다고 말씀을 하신것 같은데 어머님이
여러가지 이유로 뭐? 얼마나 먹겠다고 그러냐며 한 말씀 하셨다지 뭐예요.
아마도 제가 힘들까봐서 신경 쓸까봐서 말씀을 아예 못 꺼내게 하신듯 합니다.

아침에 그래도 뭔 생각에선지 저는 팥을 씻어 담가놓고 밖에 일을보고
들어왔답니다. 들어 오자마자 큰 냄비에 팥넣고 물 넉넉히  부어 시나브로 푹~~ 삶았습니다.
어머님이 팥을 걸러주시고 팥물에 맵쌀도 조금 넣고 익을무렵 찹쌀가루로 새알도 만들어서 넣고
살~살~저어가면서 끓였습니다.
팥죽을  어머님이 세 그릇이나 떠 가셨어요..사실 어머님도 드시고 싶으셨던거 같어요.^^
끓이길 너무 잘했다~~잘했어~하고 혼자 대견해 했네요.
어른들은 어떤 때가 되면 그 때에 먹는 음식을 드시고 싶어하시는 것 같어요..

힘든것은 힘든 몫으로 남겨놓고~~!!!
그래도 그 때에 할 것은 해야 하는게 어쩌면 살아가는 지혜이기도 한 듯 합니다.
그러다 보면 그 힘듬도 때론 잠시 잊게되는 경우도 쉬이~떨궈 버리기도 할 수 있으니깐요...

어른들이 계셔서 제가 서둘러하는 팥죽이지만
덕분에 저도 잘 얻어먹으니 이래저래 좋은거 아니겠어요.

어제 동지팥죽들 드셨어요?
소금간을 조금했지만 설탕도 조금 넣어먹으니 맛나네요.
동치미 무도 아삭아삭 엄청먹고요~
택배 총각도 한 그릇 떠서 먹이고...

저녁먹으로 나간 삼촌방에도 한 그릇 떠다 놓았구요.
저녁에 들어와서 출출하면 맛봐야지요.

창밖으로 바람이 차갑습니다.
무릅도 시리고 어깨도 시리지만
마음이 더 시린
아주 긴~~하루였습니다.

===================================

오늘 아이들과 동지팥죽 끓여드세요.
이 핑계로 한 번 끓여드시라는 겁니다.
이것 저것 생각하지말고요~~~~~~
팥죽 끓이는 동안 행복하시고요~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3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oey
    '04.12.21 7:36 AM

    정말 푸짐하고 맛있어 보입니다.
    팥죽 먹어본지 진짜 오래됐는데... 김이 모락모락 정말 맛있을 것 같아요.
    택배 총각에게도 한 그릇 주시고...
    경비마마님은 82의 보배십니다. 늘 화이팅!!!

  • 2. 경빈마마
    '04.12.21 7:40 AM

    오늘 한 번 해보세요.
    찹쌀가루 없어도 그냥 맵쌀만 넣고 끓여도 맛나거든요.....
    이때 안먹으면 먹을 기회가 없는 듯 합니다.

    서로 서로 보배입니다.

  • 3. 홍차새댁
    '04.12.21 8:44 AM

    어머나...새알이 푸짐하네요 ^^
    저는 일요일저녁에 시댁에서 끓여먹고 한냄비 얻어왔어요^^
    집의 식구들 시간이 안맞아서 미리 끓였서요. 어제 오늘 아침도 팥죽먹었어요.^^

  • 4. 쿡폐인
    '04.12.21 8:44 AM

    정말정말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이 숟가락만 있음 새알심 하나 건져 한수저 뜨고 싶군요^^;;
    오늘 출근길이 넘넘 추워서 사무실에 들어왔는데도 웃옷도 못 벗고 목도리도 여전히 칭칭 매고 있는데 이 뜨끈한 팥죽을 보니 제 속도 따뜻해 지는 것 같아요^^ 애고 전 주린배를 달래러 토스트나 한쪽 먹으러 가야겠네요!! 경빈마마님 옆집에 살았음 오늘 뜨끈한 아침을 맞이했을텐데ㅎㅎ^^*

  • 5. 슈~
    '04.12.21 8:45 AM

    마마님은 정말 따뜻하세요.
    글 하나하나... 읽는 내내 마음이 짠~~하기도 하고....

    꼭 한번 안겨보고^^싶어요.

  • 6. 비니드림
    '04.12.21 8:49 AM

    경빈마마님! 화이팅!!! ^^
    팥죽한그릇 뚝딱 먹고가요~~~잘먹었습니다...

  • 7. 나너하나
    '04.12.21 9:03 AM

    오늘 동지일줄 아침에 뉴스보고 알았답니다.
    팥죽못먹고 그냥 지나나했는데 마마님덕에 맘껏 먹고 가네요..
    어릴땐 새알심 죽어도 못먹겠더니만 지금은 새알심이 젤 맛있어요..^^

  • 8. 주누
    '04.12.21 9:04 AM

    아 그래서 어제 팥죽 먹었냐고 물어보셨군요
    저녁때 전화로 청국장 주문했었잔아요
    그냥 인터넷으로만 주문하다가 어제 컴이 말썽을 부려서 전화드렸더니
    너무 고운 목소리로 팥죽먹었냐 물어보셨죠?
    먹고싶당-- 오늘은 청국장도 집으로 배달올텐데
    저녁엔 청국장을 먹어줘야 하는데 단팥죽 한그릇 사다 먹을까봐요

  • 9. yuni
    '04.12.21 9:14 AM

    올해는 애동지라(음력 11월 10일까지는 애동지)팥죽 쑤지 말라고 시어머님의 고마우신 엄명(?)이 있는지라 팥죽 안쑵니다.
    흐흐흐,,,,
    눈으로 먹고 갑니다.^^*

  • 10. 겨란
    '04.12.21 9:27 AM

    야~~~
    팥죽이다~~!!!!

    음 근데 생각해보니
    난 팥죽 안먹는구나 -.-

  • 11. livingscent
    '04.12.21 9:30 AM

    마마님~~

    '힘든것은 힘든 몫으로 남겨놓고~~!!!
    그래도 그 때에 할 것은 해야 하는게 어쩌면 살아가는 지혜이기도 한 듯 합니다.
    그러다 보면 그 힘듬도 때론 잠시 잊게되는 경우도 쉬이~떨궈 버리기도 할 수 있으니깐요...'

    정말 가슴에 깊이 남는 말씀입니다.
    제가 요즘 특히나 힘들다는 핑계로 얼마나 나태한지 모르는데..
    마마님 말씀에 저절로 제자신이 부끄러워 지네요.

    언제나 열심히 사시는 모습 보여주셔서 잘 배우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도 팥죽을 만들어야 겠어요.
    실은 남편이 얼마나 팥죽을 좋아하는데..제가 이러고 있었네요.

  • 12. 김민지
    '04.12.21 9:34 AM

    그날 잡아본 마마님 따뜻한 손 만큼이나 푸근한 팥죽이네요.
    스텐 그릇에 담긴 팥죽....
    넘 맛날 것 같아요.
    설탕 넣어서 단팥죽으로 먹을래요^^

  • 13. hippo
    '04.12.21 9:36 AM

    우와~~ 감탄이 나오네요.
    더불어 집 식구들한테는 미안한 맘이..
    어제도 모임이 있어 퇴근후 바로 모임 가서 늦게 들어 오고 오늘은 직장에서 회식이 있어 또 늦네요.
    팥죽은 커녕 저녁도 못 챙겨주는 엄마 ,참 한심하네요.

  • 14. 민쵸
    '04.12.21 9:39 AM

    친정엄마가 주신 동치미한그릇에다
    경빈마마님의 팥죽한그릇 잘먹고 갑니다....

  • 15. 햇님마미
    '04.12.21 9:50 AM

    저도 잘 먹었어요..
    울 신랑 팥죽팥죽 그러더니만 경빈마마님의 팥죽으로 아침때웠습니다......
    참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16. 뿔린 다시마
    '04.12.21 9:57 AM

    어제 .. 힘드셨죠?
    팥죽 잘 먹고 갑니다.

  • 17. bero
    '04.12.21 10:18 AM

    어쩐지 울 시어머니 팥죽 먹으러 오라고 전화가 안오신다 했더니.. 애동지군요.
    신랑이나 저나 팥죽을 별로 안좋아하는지라 한그릇 먹기가 아주 고역이거든요.
    근데 경빈마마님 팥죽은 넘 맛있어 보여요.. 주면 많이도 못 먹을거면서 ㅋㅋ

  • 18. 재은맘
    '04.12.21 10:36 AM

    저도 잘 묵고 갑니데이...

  • 19. gourmet
    '04.12.21 11:16 AM

    우와~~정말 푸짐하고 따뜻하고 걸죽하니 맛나 보입니다..
    사진만 봐두 먹은 것 같아요...감솨~~~~~~

  • 20. 선화공주
    '04.12.21 11:20 AM

    넘..사랑과 정성이 넘치는 팥죽이네요..^^
    저런 팥죽을 얻어먹으면 좋은일만 있을것 같아요...어른들이 좋아하셨겠어요..^^
    저두..사진으로나마..잘 얻어먹고..좋은기운 잔뜩 얻어갑니다...마마님 건강하세요^^

  • 21. 솜씨
    '04.12.21 11:35 AM

    어머머,
    저는 오늘아침에 팥죽을 끓여 먹었는데 제가 끓인것 보다 훨씬 맛있어 보여요.
    제것은 경빈마마님 팥죽 보니까 좀 되게 끓여졌나봐요.
    가족들과 나누어 드시는 얘기가 너무 정겨워 보입니다.

    사진보니 군침도네요. 저도 좀 있다 또 한그릇 먹어야 겠어요. ^^

  • 22. 아라레
    '04.12.21 11:44 AM

    마마님의 인심을 양념으로 한 그릇 맛있게 먹고 갑니다.

  • 23. cook엔조이♬
    '04.12.21 12:13 PM

    마마님, 너무 푸짐해 보이는 팥죽,,,
    저두 팥죽 한 그릇 주세요.
    동동 떠있는 새알하며, 만드느라 힘드셨겠어요.
    정말 맛있어 보이는 팥죽입니다.

  • 24. bory
    '04.12.21 2:13 PM

    오늘아침에신랑이 우리는 팥죽 안먹어? 하더군요 그래서 왠?
    근데 생각해보니 오늘이동지더군요 아침부터 82생각했어요 분명 키톡에 오늘 팥죽 올라오겠구나
    그러면서 경빈마마님 생각이 제일먼저 떠오르더군요 역시 이곳에들어오니 마마님께서 팥죽을올렸네요
    정말 정이 묻어나는 팥죽입니다

  • 25. xingxing
    '04.12.21 7:59 PM

    오늘 점심 저녁 다 팥죽으로 해결했어요~
    끓는 모습도 너무 따뜻해보이고,
    스테인레스 그릇이 더욱 정겹네요...

  • 26. 미스테리
    '04.12.21 10:01 PM

    마마님과 집이 먼~것이 애통할 따름입니다...ㅠ.ㅜ
    역시 팥죽만큼이나 따뜻한 마마님의 맘이 느껴져요...^^*
    사실 저도 애동지인지 뭔지도 모르고 이럴때 아님 언제 먹냐 ~하면서 만들어 먹긴해요...
    여럿이 모여 먹음 더 맛있잖아요~!!
    근데 마마님 팥죽 넘 맛있겠어요....^^

  • 27. 동그라미
    '04.12.21 11:41 PM

    음...넘 맛나겠어요^&^
    스텐 팥죽그릇이 더 정감이 가네요 아니~ 푸짐하네여~

  • 28. 소머즈
    '04.12.21 11:52 PM

    와~~ 팥죽도 역시 큰손답게 하시는군요 !!!

  • 29. 파마
    '04.12.22 12:19 AM

    잘 먹구 갑니다., ^^;;

  • 30. skai
    '04.12.23 2:35 PM

    너무 맛있어 보이네요. 안 그래도 어제부터 울 아들놈 엄마 한국에선 오늘 동지라서 팥죽을 먹는데요. 그 유래가 뭔지 아세요. 블라블라.. 하는 걸 감기 걸렸다고 끝까지 무시하고 넘어갔는데... 마마님 팥죽보니까 정말 미안해 지네요. 울 시어머님 팥죽 먹고 싶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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