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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싹 튼 감자 구제 프로젝트..

| 조회수 : 3,856 | 추천수 : 15
작성일 : 2004-12-07 12:09:23

  비오던 토요일에 저희집
  TV랑 김치냉장고랑 들어왔어요.
  이로써 냉장고를 제외한 어지간한 가전들이
  모두 제가 사들인 것으로 장식되는 찰라였습니다.

  있던 TV  치우고 새 TV놓으려니 원래 있던자리 치우느라,
  김치냉장고도 있던 자리 빼놓고 새로 들여놓으려면
  여기에 김장은 이미 마친터라 베란다는 온통 김치통과
  할머니가 한달전에 작업해놓은 동치미 항아리가 두 개가 자리잡고 있어서
  베란다 청소를 좀 대대적으로 해야했지요.

  청소하다가 비도오고 동치미도 새로 헐고 해서
  고구마나 꿔먹을까 싶어 보니 고구마는 없고 구석에 감자가 반박스..
  그런데 전부다 싹 나서 차마 감자라고 부르기에도 미안할 정도인 상태도 여럿.
  내 오늘 이것들을 다 구제해주리..하며 전부 다 깍았습니다.
  깍아놓고 보니 참 많더군요. --;
  (감자껍질만 해서 음식물쓰레기봉투 한개 가득.)

  퍼득 생각난것은 뜨뜻하게 감자스프를 끓여볼까 싶었는데
  식구들 입맛에는 안맞겠고
  매운감자조림을 하자 싶었는데
  어설프게 밑반찬에 도전하면 부엌주인인 할머니한테 시위하는것 같아 관두고
  다량의 감자를 소비할 수 있는 감자샐러드와 감자전으로 낙찰을..
  여기에 저녁에 먹을 국으로 감자국을
  예전에 전자렌지에 해봤던 감자칩이 생각나서
  오븐에 하면 더 낫겠지 싶어 감자칩을 하기로..

  추석때 송편 찐 이후 처음으로 찜기를 꺼내서
  윗칸 아랫칸 감자 가득채우고 당근도 한개 같이 넣어놓고 타이머.
  잘잘한 감자들 얇게 썰어서 오븐바트에 편편히 놓고
  한 칸에는 올리브오일+타임+바질
  한 칸에는 그냥 소금만 해서 컨백션으로 돌려놓고
  가스렌지에 국끓일 국물 올려놓고
  그리고 옆에서 샐러드에 들어갈 채소 다지고
  감자전할 감자 채치다가
  감자 다 삶아져서 (찜기의 위력이란..)
  또 뜨거울때 으깨야 하기에 으깨주다가..어쩌다가..
  오븐은 꺼지거나 말거나..혼자 엄청 바빴습니다..
  
  1. 감자샐러드
  감자,당근,오이,양파,옥수수,크래미,크림치즈,레몬즙..먹을 때 마요네즈
  크림치즈는 처음 넣어봤는데 그냥 슬라이드 치즈보다 맛있더군요.
  일요일 아침 샌드위치 만들어서 엄마 놀러가시는데 도시락 싸드렸어요.
  큰 손은 여기에도 여실히 드러나서 샌드위치 10개 쌌는데도
  한참 남았습니다.
  접시에 담은건 애교용이랄까..

          

  2. 감자전
  갈아버리면 뒤집기 힘들어져서 그냥 얇게 채친 후
  색깔 내기용으로 당근하고 파 조금.
  청량고추 2개 종종 썰어넣고 매운맛 보태니 훨씬 맛있었어요.
  스뎅 광풍에 테팔도 아닌, 무쇠도 아닌
  그냥 까만 후라이팬 보니 고전의 향수가 밀려오지 않나요..^^;

          

  3. 감자국
  감자만 넣은 감자국
  국물은 멸치+새우+다시마+북어+무+마른홍고추
  마른홍고추 한개밖에 안넣었는데도 칼칼한 맛이 나더군요.
  역시 냄비째로 보여드리는 리얼라이프..

          


  4. 감자칩
  잠자던 드롱기 깨워보자 싶어서 해봤는데
  간단하고 맛이라고 하기에도 뭐하지만
  기름기 없고 담백한 감자맛이 나는것이 괜찮더군요.
  하루 묵히니 더 바삭해졌어요.
  단 너무 얇게 썰면 바트에 들러붙고 두꺼우면 좀 눅진하고..
  적정 두께는 0.2mm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는..
  색깔있는건 보라색 감자에요.

           

  요놈이 제일 맛있게 구워져서 기념촬영

          

  여하튼 아침부터 마루부터 베란다까지 쭈그리고 앉아 청소하느라
  허리가 휠 뻔했는데 (뭐 운동장만한 집에 사는것도 아님시롱..)
  오후엔 종일 서서 종종댔더니
  일요일엔 거의 체력장 다음날 다리 상태..끙..

  그런데도 감자는 절반밖에 소진을 못했어요.
  다 깍아 두는게 아니였나봐요..흑흑..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신효주
    '04.12.7 12:14 PM

    우와~~~~~빨강머리앤님 대단대단!!! 짝짝짝..수고하셨습니다.

  • 2. sm1000
    '04.12.7 12:29 PM

    감자전,, 감자칩 좀 던져주세요~~~
    먹고싶다!!!

  • 3. 안개꽃
    '04.12.7 12:36 PM

    감자샐러드 너무 맛나보여요.
    전 슬라이스 치즈가 있는 데 감자샐러드에 슬라이스 치즈 짤라서 넣어도 되나봐요?
    새로운 걸 알았네요. 감사합니다^^

  • 4. 폴라
    '04.12.7 12:37 PM

    저도 요즘 감자 한 망태기 안 버리고 다 먹으려 궁리중이라는.ㅎㅎ
    모두 맛있어 보여염~. 일단 재료가 구비된 샐러드를 하고,담엔 전을-! 감자전은 어떻게 만드셨는지요?
    아이디어 나눠 주셔서 고맙습니다.(^^)(__)(^^)

  • 5. cinema
    '04.12.7 1:01 PM

    정말 대단하세요..
    전 감자ㅊㅣㅍ 저렇게 안되던데...고구마도 그렇고..
    감자전에도 도전해봐야겟어요.

  • 6. 이론의 여왕
    '04.12.7 1:04 PM

    오호, 채식주의자의 '준비된 신부'로군요! 대단, 대단...

  • 7. 빨강머리앤
    '04.12.7 2:00 PM

    앗, 밥 먹고 왔더니 리플이..(저 사실 키토방 글쓰기 처음이에요.)

    안개꽃님. 치즈는 뜨거울때 넣으면 그냥 녹아요.
    슬라이스치즈 넣으면 간도 적당히 맞아서 그대로 이유식이 되더라구요.

    폴라님. 뭐 별다르게 방법이 있다기 보다는
    감자 최대한 얇게 채썰어서 물에 잠깐 담궈둔 후
    당근하고 파는 넣어도 되고 안넣어도 되고..그저 색깔내기용으로.
    양파도 있으면 얇게 채썰어서 넣어도 되겠구요..

    밀가루는 감자들이 엉겨붙을 수 있게끔 접착제 용도로 조금 넣어주시면 되요.
    기름도 많이 안 두르셔도 됩니다.
    처음에 많이 둘렀더니 그대로 흡수해서 눅진해졌어요.
    그리고 약한불에서 좀 오랫동안 둬야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워진달까..
    감자를 얇게 채써는게 관건인 듯 싶어요.

  • 8. infini
    '04.12.7 4:45 PM

    "냄비째로 보여드리는 리얼라이프.." -> 최곱니다 :)

  • 9. 김은미
    '04.12.7 5:42 PM

    깍아놓아 남은 감자는 용도 별로 썰어서
    즉 카레하려면 카레 할때의 감자 크기로 썰어 냉동실에 넣었다가
    그대로 살짝 볶아서 사용하면 새것 ? 처럼 카레 할수 있고요
    찌개용은 찌개 할때의 크기모양 그대로 썰어서 냉동보관 하다가 사용하면
    감쪽? 같아요

  • 10. Ellie
    '04.12.7 8:02 PM

    앤님 키톡 데뷰에 놀라서 들어왔습니다. ^^
    길버트님은 잘 계시죠? 그나저나.. 남은감자... ㅋㅋㅋ 2탄 기다리겠습니다.

  • 11. 몽쥬
    '04.12.7 11:28 PM

    이야...아직 시집도 안간 처자가 결혼8년차아짐보다 월등한 요리실력@@
    아!!!감자국 냄비채로 먹고싶다.
    나도 내일아침 싹난 감자로 감자국 낙찰^^
    다음에 또 키톡에서 장금이의버금가는 요리실력 보여주실거죠??.

  • 12. 김혜경
    '04.12.8 10:21 AM

    ㅋㅋ...신부수업 제대로 하고 계시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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