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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82Cook 덕분에 가능했던 며느리노릇^^

| 조회수 : 4,375 | 추천수 : 10
작성일 : 2004-10-05 13:06:01
지난 일요일이 저희 시아버지 생신이였습니다.
결혼 5년차 주부라는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요리솜씨 형편없고 살림솜씨 그저그렇고 ㅠ.ㅠ
그나마 결혼하고 한 3년쯤은 회사다닌다는 핑계로 요리조리 잘 피해다닐 수 있었으나 아기를 낳고부터는 두 손으로 하늘을 가리지 저의 솜씨없음을 숨길 수가 없더라구요.
더군다나 올해는 추석연휴 내내 병원에 입원해있느라 며느리 노릇은 고사하고 애까지 맡겨야하는 엄청난 불효를 저지른지라.... 시아버지 생신만큼은 제 손으로 차려드리겠노라 큰 소리를 떵떵쳤습니다.
그리곤 모아둔 요리책을 뒤져 메뉴를 정하고 장을 보고.... 뭐,. 메뉴랄 것도 없는게 시아버지께선 워낙 입맛이 까다로우셔서 김치도 금방 한 거, 생선, 나물 이런 것만 드시거든요.
근데 그중에서 제가 할 줄 아는 게 없는지라 아버님을 위해서는 신선한 회 한접시 떠오고 야채를 좋아하시는 어머님을 위해 닭살 샐러드 하고, 아가씨는 궁중떡볶이 해주고... 미역국에 밥.. 이렇게 땡이였죠.
참.. 참..
전부터 눈으론 엄청나게 익혀놓은 꽃게님의 약식이 제 숨겨둔 깜짝선물이였구요.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서 이것저것 한참을 늘어놓고 북적거린 끝에 대강 한 상 차려낼 수 있었습니다.
첨엔 호박새우찜도 하려고 했고, 단호박부침도 하려고 했고, 쇠고기찹쌀구이도 하려고 했는데.... 하다보니까 시간도 모자르고 재주도 모자라서 그냥 포기했구요^^
어쨌든,.
제가 만든 약식케이크에 초꽂아 생신축하 노래를 불러드시면서 참 뿌듯했습니다.
늘 며느리가 아니라 막내딸처럼 살뜰하게 챙겨주시는 시아버지를 위해 이제서야 며느리노릇 해본 거 같아 죄송하면서도 좋더라구요.
식사하시는 내내 이것저것 맛보시며 "우리 며느리 솜씨가 제일이구나.. 친구네가서 먹어봐도 이런 거 할 줄 아는 며느리는 하나도 없던데.." 하시며 칭찬해주시는 우리 아버님.. 정말 멋있죠?

82cook 선배님들 덕분에 결혼하고 첨으로 며느리 노릇 제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넘 감사하구요..
저도 열심히 솜씨를 가꿔 담엔 근사한 요리 올려볼께요^^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선녀
    '04.10.5 2:04 PM

    정말 예쁘네요
    마음도 음식도요 ^^
    근데 압력솥으로 하신거죠?
    어떻게 하면 그렇게 동그랗게 모양이 잡히죠?
    그릇대고 뒤집어서 약식을 빼신건가요?
    알려주세요 저도 담에 그렇게 이쁘게 할래요

  • 2. 예은맘
    '04.10.5 3:21 PM

    약식케익이 정말 이뻐 보이네요. 저도 이번에 시댁에 내려갈때 약식해서 가지구 갔더니
    어머님, 친척분들께 애미가 해온거라고 얼마나 자랑을 하시던지.ㅎㅎㅎ
    정말 82아니였으면 생각도 못할일들이 넘넘 많지요?
    글구 선녀님. 제가 보기에는 동그란 틀에 담아서 빼신거 같은데요. 아닌가^*^;;;

  • 3. 정미
    '04.10.5 5:29 PM

    전자렌지용 내열용기에 담아 식힌 뒤에 뒤집어 장식한 거랍니다.
    찹쌀을 2.5컵 기준으로 했더니 딱 하나 나오더라구요.
    연습할 땐 5컵으로 했는데.... 양이 엄청 많아서 실전에선 반으로 뚝 잘라했습니다.^^

  • 4. 칼라(구경아)
    '04.10.5 6:56 PM

    참신한며느리~*^^*
    음식도 정갈합니다.

  • 5. 하이디2
    '04.10.5 7:18 PM

    약식 데코레이션 정말 아름다워요.
    오이로 만든 꽃잎도 예술입니다. 정말로요.
    어여쁜 새댁의 마음이 그득합니다.
    이말 쓰려고 지금 로그인했습니다.

  • 6. 김혜경
    '04.10.5 8:01 PM

    담아놓은 솜씨를 보니..내공이 장난이 아니시네요...앞으로 기대 많이 할께요...

  • 7. candy
    '04.10.5 8:12 PM

    멋져요!~쪽지 보냈어요!~
    확인하셨나요?^^

  • 8. 몽쥬
    '04.10.5 10:35 PM

    찹쌀 불리기전 계량인가요?아님 불린후 2.5컵인가요?
    저도 해보고싶은맘은 굴뚝인데......

  • 9. 아라미스
    '04.10.5 11:27 PM

    저도 11월에 시어머님 생신이 있는데
    부산에 계셔서 뭐해갈지 걱정이었는데
    약식 케잌 해가야겠어요.
    그 전에 연습을 해봐야겠지요?
    아..잘 되야될텐데..

  • 10. 정미
    '04.10.6 12:01 PM

    찹쌀은 불리기 전 계량입니다..
    다들 너무 칭찬을 해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
    꽂게님이 알려주시대로 한 거 뿐인데...
    다들 직접 해보시면 저보다 훨씬 맛나고 멋진 약식이 완성될꺼예요.
    간만에 칭찬을 배불리 먹었더니... 오늘은 힘이 부쩍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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