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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멋쟁이 엄마들이 더 좋아한 시래기와 청국장.

| 조회수 : 5,278 | 추천수 : 5
작성일 : 2003-11-21 10:28:13
이 시간에 정말 오랜만에 컴 앞에 앉아 봅니다.

왠수 같은 배추 밭에서 일단 빠져 나왔지만....

남아 있는 배추들이 아직도 절 보고 싶어한다는 소문이 있네요. 이제 그만 할 랍니다. 팔목이 욱씬 욱씬....

손수건으로 징징 감여 메었는데... 쉬면 낳아 지겠지요.

어제 둘째 아이 엄마들이 점심 때 방문이 있었지요.

어쩌다 우리 집에서 점심 모임을 가지게 되었는데....(일 많은 사람은 일이 졸졸졸 따라 옵니다. 끙~)

정말 심란했지요. 다른 집에서는 스파게티나 샤브샤브로 대접을 받았기에...(난 못해~~~)

물론 회비 5.000원 씩은 가지고 모입니다. (부담없이 각자의 식대비로...)

그래~! 우리집은 시골집이니깐 시골스타일로 가자~! 오우 케이 렛츠고우~~!

요즘 김장철이라 품앗이를 비롯하여 우리집의 배추까지 제 손을 거쳐간 450포기의 배추들의 흔적.

바로 시래기~!

배추 시래기를 말랑하게 삶아 쟈스민님처럼 껍질은 못 벗기고 그냥 쭉쭉 찣어서 커다란 냄비에

가득 담고...모자랄까 싶어서 (제가 손이 큽니다.먹고 남아야지 모자라면 안되니...)더 쭉쭉 찣어 넣고

된장에 조물락 조물락 다시다, 마늘, 들기름 넣고 다시 조물락 조물락...

너무 물이 없어 쌀 뜨물 조금 넣고 아주 늘어지게 자글 자글 지졌습니다.

나중에 대파로 마무리하고...



그리고 시 어머님이 떠주신 청국장으로 청국장을 끓였는데...

쌀뜨물에 청국장 풀고 표고버섯 양념해서 넣고 무우를 나박나박 조금 썰고

작년의 김장김치 탈탈 털어 숭덩 숭덩 썰어 넣고 정말 한 솥 끓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두부를 울 아들 손 만큼 듬성 듬성 크게 썰어 넣고...또 대파로 마무리....

냄새요? 코 막아야지요.

세련된 엄마들 옷차림에서 아마 이 냄새 베어 가면 장난이 아니지요. 호호호호



마지막으로  묵은김치 오징어 부침.

어제 비가 부슬 부슬 오는 날 먹기에  딱 맞는 음식이라 묵은 김치 털어 송송송 썰고 오징어

두 마리 채썰어 넣고 쪽파 송송송....김치통으로 한 통 반죽 해 놓고 부치기 시작하니

따르릉 전화벨이 올리더니...집이 어디냐고 근처까지 왔다고 하네요.

어찌하여 다 집에 들어 왔는데,... 아니. 옷차림이 뭬야!!~~~

고급 레스토랑 갈 옷차림들 하고 검정 모자까지 쓰고 이쁘게들 하고 왔네요.

난 츄리닝 바지에 헐렁한 옷 입고 있는데...(아~비교되네?)..

흥~! 청국장 냄새나 팍 베어 가랑~~~하하하



부침개 냄새에 청국장 냄새에 다들 정신이 하나도 없더군요.

바로 부친 그 김치 오징어 부침에 서로 얼굴도 안보고 먹더이다.

그 우아한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식탁위에 커다랗고 시커먼 냄비를 열어 보더니....

캬약~~~~~~~우와~~~~~~내가 좋아하는 시래기다(이구동성)~~~! 엄청 많다~~~~!손도 크네~!

접시에 덜어주니 정말.... 시래기야~너 어디갔다 왔니?? ....난리입니다.

부침개도 맛있다지요. 시래기 죽음이라지요? 어떻게 하냐고 난리네요.

그런데 청국장을 넓은 냄비에다가 퍼서 파 송송 더 깔아 짠~! 식탁에 올리니~~~~~~~

오우~~~~~맛 죽인다. 손도 엄청 크네... 또 그러네요.

왜? 손 바닥 만한 남비에 찌게를 먹는 집들이기에...

중간 냄비에 퍼서 올리니 아무래도 그 냄비가 컸나 보네요. 후후후후

전 그게 작은 건데....~!!  에고고고~~~

김장김치 머리만 뚝 잘라 놓고 갓김치 한 접시에 이렇게들  잘 먹었는데....


마지막 식탁 치울때 서로 머리 피 터졌습니다.

왜??? 남은 청국장과  부침개와 시래기나물 싸 간다고....

저보다 나이들이 많은데...참 귀엽더라구요. 별것도 아닌것을 가지고 저리 좋아하니

기분도 좋았지요. 아예 알아서 싸 가라라고 냄비 둘을 아예 올려 놓고 비닐 봉지를 주었네요.

난 또 하면 되니 알아서 사이좋게 싸 가라고....후후후후..멋쟁이 아줌마들 맞아??? 하하하하

다음에 또  오면 안되냐고....오세요...웃고 말았는데...

회비를 더 주고 가네요....어른들 맛난 거 사 드리라며....


그리고 저녁에 문자와 전화가 왔네요....

고맙다고...음식이 맛있어서 신랑이 좋아 할 것 같다고...

부침개도 아이들이 너무 맛있다고 하면서...

고추가루 다 쓰고 없다 했더니 고추가루도 조금 준다네요.(아이 좋아라~)


이래 저래 정신이 없었고, 멋쟁이 엄마들이 서로 싸 간다고 주섬  주섬

담는 모습들이 참 좋아 보였던 어제 였네요. ^.^


경빈마마 (ykm38)

82 오래된 묵은지 회원. 소박한 제철 밥상이야기 나누려 합니다. "마마님청국장" 먹거리 홈페이지 운영하고 있어요.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치즈
    '03.11.21 10:36 AM

    저희 식구도 요즘 하루걸러 청국장해서 밥먹고 있습니다.
    로미도 딴 반찬에 손을 안대요.
    새벽에 잠에서 깬답니다.
    온 집안 청국장냄새가 구수하니 좋아서요.
    코 벌룸거리며...아 맛있는 냄새 하며....

    제가 가도 그렇게 해줍니까?

  • 2. 경빈마마
    '03.11.21 10:39 AM

    밥 하러 가야 하는데...

    금세 반가운 님이 오셨네요.

    시래기 한 찜통 푹 삶아 놓았습니다. 어서 오세요.

  • 3. 김혜경
    '03.11.21 10:54 AM

    경빈님 글로 읽어봐도 얼마나 맛있었을 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 4. 룰루랄라
    '03.11.21 11:11 AM

    헛...
    저도 오징어부침개랑 시래기무침 무지 조아하는데~!
    어딥니까? 경빈마마님 댁이..
    무작정 경빈마마님 댁으로 쳐들어가서 먹고 싶어요..
    아~ 맛있겠따...꿀꺽~!
    아침도 못먹었는뎅~!
    저희집으로 한 찜통 던져주세요..
    휘이이익...철퍼덕~!
    으악..뜨거..~!

  • 5. 훈이민이
    '03.11.21 11:23 AM

    와~ 청국장안에 있는 두부 제가 그거 킬러입니다.
    근데 저 청국장이 없어서 못끓여먹습니다.
    슈퍼에 한덩이씩 파는건 어찌~~~
    좋은 청국장 파는데 아시면 가르켜 주실라요?

  • 6. 오이마사지
    '03.11.21 11:31 AM

    검정모자까지 쓰고 와서 씨래기 쭉쭉 찢어서 먹고.. 청국장 냄비 끌어안고..
    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 7. 줌마샘
    '03.11.21 11:38 AM

    신랑을 비롯하여 시가식구들은 된장으로 한 요리는 거의 먹지 않는 편인데...
    청국장을 다들 좋아하더군요~ 그리하여 매번 시어머님께서 청국장을 직접해서
    자식들한테 나누어주지요.....역시 사먹는 청국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맛이 끝내주지요~~^.^**

  • 8. 멋진머슴
    '03.11.21 12:29 PM

    침이 꿀꺽 넘어 갑니다...

  • 9. 경빈마마
    '03.11.21 1:17 PM

    된장 있겄다. 여기저기 시래기 널렸겠다.

    모두 다 오시게요. 제가 너무 웃었어요. 모습은 공주과들 인데...

    좋아하고 먹는 것은 거의 시골 아낙들이니....

  • 10. 김새봄
    '03.11.21 2:29 PM

    제 후배 어머님 표현식으로 하자면..
    "으미 징하게 맛난거 여기 다 있네..썩을것..이렇게 맛있는걸 이제까지 너혼자 묵었냐"

    청국장 오징어넣은 김치부침개 점심 아직 못먹었는데 배고파 쓰러지겠습니다.
    마마님~ 손목 조심하시구 이제는 조금 꾀 부리세요.

  • 11. 싱아
    '03.11.21 2:31 PM

    저도 한번 먹구싶어용......
    사실 청국장 먹을줄 모르거든요.
    아 양수가든에서 한번 먹었는데 맛나던데요.
    제가 후각이 발달한 관계로 냄새를 못 견디는데 마마님 음식은 정말 맛날거 같네요.

  • 12. 카페라떼
    '03.11.21 3:00 PM

    저도 청국장 좋아하는데..저도 경빈마마님네 가고 싶어요..
    저는 음식 만드는거 참 좋아하는데 먹어줄 사람이 없다는게 너무 아쉬워요..
    친구들이나 놀러와야 실력발휘(?)를 하죠..
    나를 위하여 멋진 식탁을 꾸미는 날은 손에 꼽죠..
    나두 누가 해준 음식 너무 먹고파요..

  • 13. 지성원
    '03.11.21 3:13 PM

    제안하나 ...
    그럼 낼 사인회 끝나고 경빈마마님 댁으로 가면 2차 .. 시래기와 청국장 .. 오케바리 ?
    .
    .
    그냥 생각입니다. 진짜로 그냥 썼읍니다.
    미워하지 마세요.
    왜 있잖아요. 초대받아서 가면 많이 먹고 오긴했는데 집에 가자마자 신라면에 청양고추 넣어서
    먹어야 속이 뚫리곤 하던 경험들요. 경빈마마님의 메뉴는 속 편하고 따뜻하고 정말 짱인느낌이
    드네요.

  • 14. 효춘맘
    '03.11.21 3:16 PM

    경빈마마님,
    맛있겠다~~~~~~~
    글만 읽어도 식욕이 나네요^^

  • 15. 복사꽃
    '03.11.21 3:25 PM

    마마님, 저도 먹고시포요~~~!

  • 16. peacemaker
    '03.11.21 3:59 PM

    아..입 안 가득 고이는 침..
    맛있겠다..

  • 17. 꾸득꾸득
    '03.11.21 4:04 PM

    아, 정말 입안에 군침이 가득....
    시래기 지지는거,,,,,결혼전에 엄마가 자주 해주셨는데 전 별루 안 좋아했거든요. 근데 임신하고 입덧이 심해 뭘 먹지를 못하겠는데 그 시래기 지진게 계속 먹고 싶더라구요. 제동생이 대구서 이천까지 날라다 줬지요. 아, 그립습니다. 엄마표 시래기.

    한동안 안보이시길래 김장끝에 드디어 몸살나셨구나. 생각했는데 몸살은 아니신가봐요.^^

  • 18. 안양댁^^..
    '03.11.21 5:15 PM

    준비 단단히 하셔야겠네요, 이렇게 궁금한 분덜이많으니....
    올해도 변함없이,세자리숫자군요..우린 열포기....--;;.

  • 19. 깜찌기 펭
    '03.11.21 7:53 PM

    와~~ 시래기~~ 냠냠냠..
    된장에 끓인 시래기 한숫갈 떠서 따끗한 밥에 슥슥- 비벼먹으면~~ 흐아아아~~ ^0^

  • 20. 레아맘
    '03.11.21 7:54 PM

    제가요..증말증말 청국장 좋아하거든요...외국나와서 기숙사 또는 아파트에서 쫓겨 날까봐 못해먹은지가 어언 몇년이란 말인가 TT TT.....
    이번에 한국가면 정말 원없이 한번 먹어볼랍니다.
    경빈마마 글을보고 있으니 그 보글거리는 청국장이 눈앞에 왔다갔다...구수한 냄새마저 납니다그려^^

  • 21. 화이트초콜렛모카
    '03.11.21 8:05 PM

    전 회비 2만원 낼랍니다
    그 모임에 좀 끼워주세요
    진짜 먹고싶다. 고문이네요

  • 22. 룰루랄라
    '03.11.21 9:05 PM

    하핫..
    저도 회비낼께요~!
    우리 경빈마마님 댁으로 2차갑시다...와와와~!!!!
    시래기 먹으러...
    경빈마마님 눈이 똥그래지시겟넹~!

  • 23. 경빈마마
    '03.11.21 10:48 PM

    정말로 이리도 좋아 하시니 전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검정 모자에 우아한 여인들도 자글 자글 지진 개운한 시래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네요. ^.^ 그리고 부침개는 어제 날씨와 딱 맞아 떨어져서 좋아 한 듯 합니다....

    무서워요, 갑자기 우르르 오시는 것은 아니지요??? 우리집 초가집인데....

  • 24. 쭈니맘
    '03.11.22 1:26 AM

    정말 맛잇겠어요~~
    저도 시래기 지진것 엄청 좋아하거든요..
    청국장도..오징어 김치전도...
    딱, 제 입맛인데...
    만약 ,가까웠더라면 당장에 회비들고 갔을꺼에요...

  • 25. 1025noel
    '12.6.23 12:16 PM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저도 도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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