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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초라한 밥상 - 뇨키의 진화

| 조회수 : 4,040 | 추천수 : 122
작성일 : 2010-07-15 09:24:23


이건 들깨칼국수 아니다.
지난 일요일, 반죽만 해서 냉장 보관하던 ‘뇨키’ 반죽의 활용이다.

뇨키 반죽을 반 주먹쯤 뚝 떼어내 도마에 밀가루 좀 무쳐 밀대로 밀었다.
마치 칼국수 밀듯. 처음해보는 건데 스스로 기특해진다.
‘칼국수도 이렇게 밀어서 해 먹을 수 있겠는데.’ 하는 자만?심도 부풀어 올랐지만 이내
사그라든다. 역시 칼질이 문제다. 뚝뚝 일정한 모양으로 잘라지지 않는다. 칼에 달라붙기도 하고. 아무튼 서툰 칼질이 문제다. ‘애고 이 칼솜씨로 뭔 칼국수를…….’




혹시 몰라 뇨키 따로 삶고 다시마 우린 물로 들깨탕 만들어 얹었는데 그냥 들깨랑 같이 넣고 삶아도 될 것 같다. 접시에 담을 때 후추 살짝 뿌려줬다.

오늘 나는 휴가다.
H씨 아침은 저 ‘들깨탕뇨키칼국수?’ 국적불명 이름불명의 저 것 딱 하나였다.
나? 난 안 먹었다. 휴가라고 어젠 술 좀 마셨다.(이렇게 써 놓고 보니 휴가 아니면 안 마시는 사람 같군. ^^&) 속이 니글니글 부글부글하다.

방학 첫 날인 K는 아직 자고 있다.
일어나면 뇨키 밀고 칼로 길게 썰어 들깨탕에 넣어 내줄 거다.



‘근데 이름을 뭐라 불러야 하나.’
‘들깨탕뇨키칼국수는 너무 토속적이라 뇨키가 서운할 것 같고’
‘들깨소스뇨키파스타라면 K 입맛을 홀릴 만 할라나…….’
‘그럼 저 칼국수 미는 방식을 표현할 길 없고.’

“아~ 어렵다.”
“근데 왜 자꾸 배가 살살……. 미치겠다.”

“내 해장국은 따로 만들어야 하나. 아무래도 저 ‘뇨키거시기’로는 안 되겠다.”
아침부터 덥다. 불 쓰기 싫은데!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가딘
    '10.7.15 11:18 AM

    '뇨키거시기' ㅋㅋㅋ
    콩나물국이라도 드시고 어여 속푸세요

  • 2. 해바라기 아내
    '10.7.15 3:20 PM

    소녀 K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들뇨키 파스타 국수" 어떨까요? ^^
    해장에는 블랙 원두커피 정말 좋은데....
    전적 드러나네요 ^^

  • 3. 레드썬
    '10.7.15 3:37 PM

    항상 어느 소설가의 수필같은 단편들 (이거 말이 되나요...ㅋ) 잘 읽고 있답니다. 요리며 가구며 솜씨가 정말 대단하세요..

  • 4. 가브리엘라
    '10.7.15 3:47 PM

    얼릉 속 푸소서~
    저는 술을 거의 못하기 때문에 술마신후의 그 울렁거림은 잘 안답니다.^^::
    제 남편은 술을 그렇게 마셔도 해장국을 안찾네요.
    간단하게 뭐든 한숟가락먹고 나가서 헬스하고 땀빼고 낮에 잠깐 자주는걸로 끝입니다.
    멋모르고 신혼초에 해장국 열심히 끓였는데 저혼자 먹었답니다.
    (맛이 없어서 안먹은건 절대! 아니어요. 82의 프로분들 만큼은 아니지만 어지간히는 하는데..)
    누가 뭐라할까봐 급하게 변명하고 갑니다==3333

  • 5. 수국
    '10.7.15 6:35 PM

    전형적인 단어들 쓰잖아요.
    나라의 미래를 위해, 석유 한 방울...

  • 6. 오후에
    '10.7.16 9:08 AM

    가딘님//콩나물국 못 먹었어요ㅠ.ㅠ
    해바라기 아내님// ㅎㅎ 저도 진한커피로 해장하는 거 좋아해요.
    레드씬님// "어느 소설가의 수필같은 단편들" ㅎㅎ 굉장히 기분좋은 칭찬인데요. 감사
    가브리엘라님// '뭐든 한숟가락 먹고 운동으로 땀빼고 잠깐 자기' -->이거 해장의 정석인데 전 잘 안되요 그게... 부러울 뿐입니다.
    수국님//그러게요. 저도 처음엔 식기전에 반죽하라 해서 좀 바빴는데, 지금은 그냥 천천히 합니다. 아마 수분있을때 반죽하라는 것과 치즈 녹는 것 때문에 그런가본데 좀 식어도 반죽은 대충되던데요. 맛의 차이는 저의 저렴한 입맛으론 모르겠고요. 뇨끼 구워 먹는거 그렇지 않아도 생각중이었는데 용기를 내서 해봐야겠네요. 시금치 들어간 뇨끼 올리브유에 버무린거--> 요것도 해볼랍니다. 감사

  • 7. 독도사랑
    '11.11.18 8:07 AM

    진짜 맛있어보이네요 ㅎㅎ 너무 먹어보고싶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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