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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해요! 성스 같은 로설과 순수문학의 연애소설은 차이가 무엇일까요?
그냥 로맨스 물 정도는 가끔 순수문학에 나오는 연애 소설들과 차이가 없는 것들도 있거든요.
혹시 드라마 '헬로 애기씨'의 원작인 '김치만두 다섯개'라는 로설을 아시는지요.
이 소설은 참 괜찮거든요.
같은 작가가 쓴 '화홍' 보다 덜 애로틱? 하구요.
구성도 훌륭하구요.
성스 같은 경우나 '해를 품은 달' 같은 역사 로설은
역사적 배경에 가상의 인물을 넣어 스토리를 진행시키는 건 훌륭한데,
문체와 주제의식의 문제일까요?
-확실히, 문체는 좀.... 너무 단순하죠. 읽다가, 문장이 왜이럴까, ㅋㅋ 웃기도 하고 그러네요.
예전의, 아주 꿈같던 할리퀸 소설들에 비하면 국내 로설들이 많이 다양해 지긴 한 듯해요.
근데, 정말 순수문학과 로설의 근본적 차이는 무엇일까요? 궁금해지네요.
하긴,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이 당대에는 로설 취급 받았었죠. 실제로도 그런 요소가 있구요.
주제의식, 생각하게 하는것? 이 개인 마다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히 드라마된 백영옥의 <스타일>은 정말 로맨스 소설이죠. 생각? 주제의식? 만들면 있겠지만..
1억 고료를 내 놓고 뽑아준 신문사는 어떤 형식의 소설이 잘 '팔'리는지 파악한거죠.
참, 성스, 해를 품은 달 다 보신 분들은 <화홍> 추천합니다. 이것도 내년에 드라마로 만들어 진다던데요.
잘쓴 작품이예요..^^
1. 책벌레
'10.10.22 10:27 AM (155.81.xxx.253)제가 책도 많이 보고...로맨스도 많이 섭렵했어요. 그런데 차이....분명 있어요.
순수문학에서 로맨스에 가장 가까운 거라면 제인오스틴(이건 고전이겠지만요 ㅋ) 소설인데...보면 연애 결혼얘기가 주인데 사람에 대해 성찰을 하게 만들거든요. 음식으로 말하자면 로설의 느낌은 조미료 넣은 달달함...순문학의 로맨스는 재료 좋은 걸로 뭉근히 끓이는 국물맛. ㅎㅎㅎ
그리고 문체도 차이가 많이나요. 읽다 보면 느끼실 거예요. 김치만두 다섯개는 저도 읽었는데...음....역시 로맨스구나 했어요. 사실 구성이나 줄거리는 소설이라면 순문학이나 대중소설이나 그닥 차이없고 외려 대중소설이 나은 경우도 많죠. 그러나 심리를 세밀히 따라간다든가 문체나 기타 주변 묘사 같은 걸 종합하면 정말 제대로된 순수 문학연애소설이 읽고나면 느낌이 좋아요.2. 책벌레
'10.10.22 10:29 AM (155.81.xxx.253)+)그리고...음...화홍 읽었는데 개인적으론 너무 꼬아서 좀 그랬어요. 남주한테 화딱지 나던데요. ㅋㅋㅋㅋ
3. ......
'10.10.22 10:30 AM (118.32.xxx.47)맞아요.. 문체.. ㅋㅋ
몰입을 방해하는. 그
-제가 성균관~ 보다가 몇번 놓은 적 있는데, 그게 그 문체 때문이었어요.
아흠.. 그렇군요^^
아주 적절한 비유드신것 같아요. 정말 책 많이 보시는 분인듯^^4. 그렇군요
'10.10.22 10:45 AM (110.15.xxx.248)지나가던 사람인데요,
책벌레님의 설명, 머리에 쏙 들어오네요. 감사합니다.5. ..
'10.10.22 11:00 AM (118.47.xxx.212)그런데 성스를 단순히 로맨스소설이라구 치부하기에는 아깝더이다.
전문적인 지식에 가까운 자료조사며, 감각적인 글솜씨가요.
저는 특히 신방례 장면과
장치기 후 정조가 "지겹도다 저 젊은 피들이 언제 나에게 온다말이냐" 읊조리는
이런 장면이 좋았어요.
로맨스 소설이라 우습게 볼일이 아니고(그러신다는게 아니라^^)
그 그룹내에서도 수준이 있다할까...
본격문학이랍시고 폼만 재는 책보다는 훨씬 볼만하다는^^6. ....
'10.10.22 11:05 AM (211.210.xxx.62)제인에어랑 폭풍의 언덕의 차이라고 하면 어떨까 싶어요.
문체는 잘 모르겠고 주제의식도 뭐 어차피 한곳으로 가니까요.
그런데 그게 참으로 미묘하게 차이가 나요.7. ㅇ
'10.10.24 1:52 PM (121.130.xxx.42)문체나 주제의식 뭐 그런 차이 말고도
로설은 그냥 달달하기 위한 책입니다. 주제도 소재도 달콤.
중간에 오해와 갈등이 있더라도 결국 주인공은 해피엔딩이고요.
인물들도 다 비현실적입니다.
물론 요즘 로설들은 현실적으로 보이게 위장은 하지만 결국 너무 단순하게
여주에게 홀릭하는 남주들 보세요. 또 남주들은 하나같이 매력이 철철 흐르고..
현실에선 어디에도 그리 완벽한 남주와 완벽한 여주 (혹은 덜 떨어졌지만 남주 눈에는
최고로 매력적인 여주) 의 결합은 없습니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도 못들어봤고요.
순수 문학의 연애소설이라.... 딱 떠오르는 게 없네요.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할리퀸 읽는 기분으로 봤습니다.
고전이고 번역한 거 읽어서 문체니 뭐니 날것으로 느끼기엔 부족했구요.
순수 문학 작품에선 연애가 주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우리 사는 삶의 단면 중 하나로 연애도 나오는 거죠.
연애가 주가 된 소설일수록 해피 엔딩은 없습니다.
치정에 얽혀 비극으로 끝내죠.
그리고 지금 떠오른 생각인데
토마스 하디의 테스가 만약 로설이었다면
테스는 알렉에게 순결은 빼앗기지 않았을 겁니다.
로설의 여주는 순결하고 항상 남주가 그녀의 순결함에 더 반하거든요.
테스는 알렉에게 희롱은 당했지만 끝까지 순결은 지키고 엔젤과 사랑에 빠지나
엔젤은 알렉과의 일로 테스를 오해해서 두 사람은 심한 갈등을 겪습니다.
갈등이 최고조로 달해 엔젤은 그녀를 사랑하는 만큼 미워하고 증오하다가
첫관계를 갖게 되고 그녀가 순결한 것을 알게 되자 모든 오해가 풀리고 두 사람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사는 거죠. 이게 바로 테스의 로설판입니다.
로설과 순수문학은 이렇게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