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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가장 억울했던일
제가 중학생때였는데
패드를 사려고 동네에서 제법 큰 슈퍼에 갔었어요.
슈퍼 맨 뒤쪽 구석자리에 패드가 주루룩~~정리돼 있었는데
다른 손님 들어올까봐 얼른 패드를 골라잡고 출입구쪽을 기웃거렸어요.
남자손님 있으면 좀 기다렸다가 계산하려구요.
입구에는 카운터가 있었고, 주인아줌마가 계셨는데 제가 기웃거리는걸 보고는 물건을 훔치기라도 할 줄 알았는지
"너 여기서 다 보이거든~?" 그러시더군요.
땅에 떨어진 100원짜리 하나도 내것 아니라고 주워서 파출소 갖다주며 주인찾아주라던 나였는데.
졸지에 도둑 취급받아서 머리가 띵~~
아줌마도 여잔데 사춘기 여자애 맘도 못읽어주고..서러운 생각이 들더군요.
계산하면서도 "남자손님 있으면 창피하니까 누구있나 쳐다본거예요"라고 하고싶었지만 그땐 왜 한마디도 못했는지..
결혼해서 아이도 낳은 지금이야 마트가서 아무렇지도 않게 패드며 여성용품 골라서 카트에 담지만, 그땐 한창 사춘기때였는데 얼마나 어려웠겠어요.
그담부턴 훨씬 멀리 떨어진 다른슈퍼로 다녔어요.
어린마음에 상처가 되었던 그때 그일..20년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제 가슴에 맺혀있어서 힘이드네요.
이렇게 속시원히 글로 썼으니 훨훨 털어버릴수 있겠죠?
1. 8282
'10.5.11 8:25 PM (119.196.xxx.117)이 정도 일이 생애 가장 억울한 일이라면...
원글님, 정말 인생 무난 평탄 평온하게 잘 사신겁니다.
이 정도 일은 별것도 아닌정도로 억울한일 꽤 있는 사람도 있어요. -_-;;2. **
'10.5.11 8:34 PM (110.35.xxx.76)중학생때면 한창 사춘기에 정말 억울했을거같아요
생리한다는걸 누가 아는것도 참 민망한데
게다가 도둑으로 의심받다니....
차라리 뭘 훔쳤냐고 하면 말이라도 하지....
"다 보이거든..."하면 정말 확신하고 말하는거라 더 억울하지요
게다가 이런건 누구한테 얘기해봐야 '그러게...'하고 말 일이기도하고
어쨋든 이렇게 말하고나니 좀 후련하시지요?
지금 생각하면 별 일도 아닌데...어린 시절엔 작은 일들이 더 상처가 되기도 하는거같애요3. .
'10.5.11 8:45 PM (62.203.xxx.128)이런 말씀드리기가 좀 뭐한데...
참 곱게 자라셨네요.4. ..
'10.5.11 8:57 PM (219.251.xxx.108)상처 될 수 있어요.
어린 마음이라 유난히 생채기로 남을 수 있답니다.
오랜 세월이 흘렀고
글을 읽어보니 이제는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는 잊어버리세요.5. 상처
'10.5.11 10:06 PM (125.178.xxx.192)받으셨겠네요.
그런데.. 수퍼마켓에선 그렇게 함 안되죠.
그런일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니 의심가능성이 높잖아요^^6. 정말 그 일이
'10.5.11 10:47 PM (183.102.xxx.232)생애 가장 억울했던 일이라면... 살아오신 인생이 심히 부럽습니다.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나 봅니다..........ㅠㅠ
훔치는 걸로 오해받은 것이 치욕스러우셨나 본데
가게주인들 거의 대부분이 오해할 만한 상황에서는 그런 눈초리로 봅니다.
그 입장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걸 애써 이해하며 잊어버리셔야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이렇게 바르고 착실하고 순진한 나에게 그런 오해를 하다니..하며 그 사람을 원망하는 마음으로 스스로 가슴에 생채기를 남기시지 마세요.
참고로 저는 계산 전에 손에 다른 가방과 봉지를 수상쩍은 듯 바라본다 싶으면 눈 앞에 확 열어 보여줘 버립니다."이거 저기서 산 거예요~"하며...
대형마트에서도 오해할 수 있는 소지품은 아예 못들고 들어가게 차단하고 있잖아요.
강해지십시오!7. 위로가
'10.5.11 11:48 PM (147.46.xxx.47)되실지..
원글님처럼 감수성 많은 소녀일때는 아녔지만
20초반 비디오가게 아줌마에게 반납했는데 반납이 안되었다고
오해도 아닌 그냥 상습범 취급을 당했습니다
전 성격상 그냥 넘어가는 성격이 아니어서 전화끊고 바로 뛰어가 대판했구요
어쨌거나 10년도 더 지났지만 그분에게 오해를 벗지못하고 끝낸것이 맘에 걸리더라구요
원글님도 차라리 그때 참지 않으셨으면 조금은 덜 상처가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세월이 약이고 그때 수퍼 아줌마 혹 오해였던거 아셨더라면 많이 미안해할지도 모르구요^^;8. 저도
'10.5.12 12:24 AM (115.136.xxx.172)원글님 이해해요.....^^
9. ...
'10.5.12 12:56 AM (221.157.xxx.24)정말 저두 처녀때는 남사스러워서 생리대 검은 비닐에 싸달라했었는데..
지금은 카트기에 생리대 담고..남자들 지나다니던 말던 속옷 고르고..
나이드니 편한것도 있는거 같아요..^^10. 원글쓴이
'10.5.12 10:05 AM (180.224.xxx.39)오랫동안 말못하고 가슴에 묻어뒀던 얘기를 여기에 글을 쓰는것만으로도 조금 마음이 풀렸는데
써주신 댓글을 보니 그동안의 답답함이 눈녹듯 사르르 풀어집니다. 너무 감사해요.
댓글을 보니 슈퍼 아줌마의 마음도 이해가 가네요.
그동안은 제 입장에서만 생각하며 서운해했거든요.
글쓰기 잘한것 같습니다.
나의 입장뿐 아니라 슈퍼 아줌마의 입장까지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된것 같아요.
댓글 써주신 모든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