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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지나고 울 엄마 보니 기분이 그렇네요

휘유 조회수 : 1,258
작성일 : 2009-02-01 13:17:40
설 지나고 엄마랑 같이 페밀리 레스토랑 갔었어요.

저는 30대 중반, 미혼에 맏딸이고, 엄마는 6남매 장남한테 시집온 맏며느리지요.
시집와보니 시아버지는 벌써 돌아가셨고 집안 통틀어 벌이라고는 남편이 벌어오는게 유일하더랍니다.
줄줄이 딸린 시동생들 다 미혼이고, 시어머니는 시집 온 그해던가 다음해던가부터 많이 편찮으셨고요.

그래도 울 아빠 그 박봉으로 시동생들 다 가르치고 시집장가 보내고
시어머니 돌아사길 때까지 20년 넘게 모시고, 집도 사고 남부럽지 않게 자식들도 가르치셨습니다.
울 엄마 고생은 말도 못했지요. 통장이라고 가져본 게 제가 중학생 때라던가 그러니까요.
처녀 적에 하얀 얼굴에 생머리가 예뻐서 인기도 많았다는 울 엄마.

제가 가끔 엄마는 무슨 배짱으로 이런 집에 시집왔냐고 물어봐요.
그럼 식구 적은 집에서 처녀시절 보낼 때마다 대가족 한 번 이뤄보는게
소원이라 그랬다고 그러십니다. 그리고 너는 시집가지 말라고 그럽니다.

몇 년 전에 아버지 퇴직하시고 이제 집에 늘 계시는데
엄마는 한창 때 고생보다 이게 더 못견디게 힘드신가 봅니다.

엄마도 이제 큰 수술도 하셨고 환갑이 넘어 건강도 체력도 예전같지 않은데
아버지는 하루 두 끼 이상 꼬박꼬박 집에서 드시니 귀찮은가봐요.
게다가 끼니때마다 더운 밥을 새로 해 내기를 은근히 바라시니 그것도 부담스럽고
예전부터 입맛이 까다로워 뭘 해드려도 맛나게 드시지도 않으니 해 드려도 신도 안 난다 하시네요.

엄마도 이제 좀 마음 편히 홀가분하게 살고 싶으신데
온갖 일들이 다 귀찮고 짜증이 나시나 봅니다.
이번 설에도 음식은 확 줄이셨는데 그래도 찾아오는 친척들마다 잘 드시던 것 생각해서
김치도 새로 담고 식혜도 만드시고 고기며 야채며 몇날며칠을 장을 봐다 나르셨지요.

본인 좋아하는 건 언제나 꾹 참고 찾아드시지도 않으면서.
우리 엄마가 닭고기랑 군만두를 그렇게 좋아하는 줄을 대학생 되고서야 알았어요.
한 번은 같이 아웃백에 갔는데 치킨 샐러드랑 바베큐립을 너무너무 잘 드시는 거에요.
그 때부터 가끔씩 같이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요. 가면 저보다 더 잘 드십니다.

이번 설 끝나고 같이 패밀리 레스토랑에 또 갔어요.
사실은 홍콩이나 가까운 해외를 한 번 모시고 가고싶은데 엄마는 또 안 간다고 그러네요.
이번에는 우겨서라도 한 번 모시고 나가야겠어요.
저도 언제 결혼할 지 모르는데 기회 될 때 나가야지요.

IP : 115.161.xxx.13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2.1 1:39 PM (121.131.xxx.48)

    꼭 모시고 가세요
    아직 미혼이시고 맏딸이시니 맘먹었을때 한번 해보세요
    엄마가 아주 좋아하실것 같아요
    매년 올해는 엄마하고 여행가야지 가야지 했는데..
    엄마는 기다려주시지 않네요 ㅠ.ㅠ

  • 2. 딸이 좋아
    '09.2.1 1:47 PM (124.28.xxx.46)

    원글님 같은 따님이 계셔서 엄마에겐 딸이 필요하다고
    노년의 필수항목으로 딸을 꼽는거겠지요?
    참 훌륭하신 어머님에 훌륭한 따님이십니다.
    같은 딸로서 무척 반성하고 갑니다. 엄마, 올해부터 저도 잘 해 볼랍니다~

  • 3. 별사랑
    '09.2.1 1:55 PM (222.107.xxx.150)

    부모님들, 연세가 있으시니 생신 때 한식이 젤 좋지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 엄마, 아버지를 봐도 그렇고..가끔 피자
    선물하기 해서 보내드리면 맛나게 드셨다고 합니다.
    또 패밀리 레스토랑에 모셔가면 너무 잘 드시고 좋아하셔요.

  • 4. 착한딸
    '09.2.1 2:53 PM (119.67.xxx.139)

    이시네요...
    어머님께선 정년퇴직하신 아버님때문에 몸도 마음도 힘드실겁니다..
    어머님을 위해 마음 써주시는 착한 따님이 곁에 계시니 어머님은 행복하실겁니다..
    흐뭇하고 저까지 행복하네요...^^*

  • 5. 휘유
    '09.2.1 4:40 PM (115.161.xxx.137)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집 떠나 살아서,
    사실 엄마가 이렇게 힘든 줄 머리로만 알았지 실감을 잘 못 했었어요.
    지금도 멀리 따로 사는데, 그래도 자주 찾아가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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