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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어머니..(1)

.. 조회수 : 802
작성일 : 2008-09-18 22:29:41
요즘 자게에 글올리는 거 재미들려서..^^
저희 시어머니 얘기 좀 적어볼래요..ㅋ

남편이랑 전 교회에서 만났어요.
같은 교회는 아니고 ..가끔 주말에 외가에 가면 외가쪽 교회를 갔었죠.
그러니 둘이 눈 맞은 건 아니고..서로 알지도 못했어요.

우연히 남편을 본 저희 외할머니께서..당신이 뿅가셔선..
저한테 소개시키지 못해 난리, 안달이 나셨습니다.
할머닌 이름 석자 밖에 몰랐던 총각,,뭐 더 알아오신게..
가나대학 나왔다더라..나중에 알고보니 다라대학
차남이라더라...장남이었다죠.

엉터리 정보를 안고...할머니께 계속 거절하기도 죄송하고..
누가 누구 찍었다더라..교회에 소문도 이미 파다하여..
어느해 봄에 끝내 한번 만났습니다.
뭐..보니까 괜찮더라구요..ㅎㅎ

그 때 26살이었으니 결혼 계획 같은 건 없었어요.
한 서너달 후에..그니까 한여름이었죠.
자기 집에 인사하러가쟤요.
내 얘기 했어?
응,,집에 한번 오래.

투피스로 쫙 차려입고 선물 들고 달랑달랑 갔지요.
가게 딸린 단독주택이었어요.(동네슈퍼 하셨어요)

일단 대문으로 집에 들어가서 눈 내리깔고 살포시 앉아 있었는데요...
부모님이 꽤 오래 안 들어오시는 거에요.
바로 코앞이 가겐데 말이죠..

한참 있다 어머님이 들어오셨는데 인사도 받는 둥 마는 둥 제 얼굴 피하시고..
표정이 요상하셔요.

아버지 방금 나가셨다..??
다음에 오너라..요러시네요?

이거 뭥미??

갸웃거리며 그냥 나올 수 밖에 없었죠.
집으로 오면서..이건 아무리 생각해봐도..퇴짜 맞은 거더라구요.
찔끔찔끔 울었죠.
인사 오라 해놓고,,사람 보지도 않고..

남편은 굳은 표정으로..
인사했으니 됐어.
뭐가 돼? 자기 부모님이 나 싫다는 거 아니야 지금..
싫으면 뭐? 나랑 결혼하지 우리 부모님이랑 결혼하냐?

하여간...이 인간...
그 일의 전말을 알게된 건 결혼하고도 6,7년은 지난 후였습니다..
제가 듬성듬성, 대충대충한 성격이어서요.
뭐가 좀 이상해도 잘 캐물어 볼 생각을 안해요.
그러녀니..그런가보다..하다가 잊어버리죠..

또 서너달..지나고..
겨울의 길목이었죠.
우리 부모님이 상견례하자셔.
뭐?! (이건 또 뭥미..)..왜? (그동안 아무 말도 없었거든요)
어디서 만날까?

전요..뭐 마음이 변하셨음 둘이 사겨도 된다..요렇게 나오셔야 하는게 순서일 듯 한데...
갑자기 우리 부모님 보자니..또 진짜 이상하더군요.

상견례하는 날..
두 분이 활짝 웃고 나오셨어요..음..
반갑게 인사하고 식사하고..차 마시면서..
오늘 바로 결혼날짜 잡으십시다..헉!!

**(남편) 나이가 내년이면 아홉수고...내후년까지 기다리느니 그냥 올해 하는 게 좋겠심니다.
아..예...그러시면 사돈쪽에서 좋은 날로 잡으십시오..자식 첫 결혼이실테니..

그러고 가시더니..통보 날짜가 자그마치 한 달후..
직장 다니고 있었던터라..퇴근 후에 짬내서..
한마디로 미친듯이 결혼 준비 했지요.
결혼식 일주일전까지 집을 못구해서..마음은 타들어가고..

음..26살, 멋모르고 그랬지..조금만 노숙하고 세상 물정 알았어도..그렇게 얼렁뚱땅 했을까 싶네요..










IP : 211.44.xxx.19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런이런
    '08.9.18 11:34 PM (221.146.xxx.39)

    궁금궁금 얼렁 계속 올려주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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