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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에서 걸려 온 다급한 전화 한통.

2008년도. 조회수 : 4,323
작성일 : 2008-05-25 16:24:50
제 친구에게 부재 중 전화가 와 있더군요.
문자도 5개나 와 있구요.
29개월 아들놈이랑 마당에 나가 노느라...거실에 둔 핸드폰 소리 듣지 못했습니다.

내용을 종합하면...무섭다는 횡설수설과 인터넷에 글로 알려달라는...내용이었습니다.
놀라 전화를 했습니다.
힘 없이 전화를 받더군요. 말을 시작하기도 전에...밧데리 없으니 끊기면 그런 줄 알라 하구요.
어찌 된 거냐..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친구의 횡설수설은 시작되었습니다.
여기서 제가 횡설수설이라 이름은...얘가 너무 놀라서...바른말을 두서없이 정신나가 하더란 말입니다.
청계천에 있었고. 언론이 철수한 뒤..갑자기 진압이 시작되었고. 전경들의 눈빛과 행동은 살의가 있었고.
무리중에 아이들과 노약자가 있었는데 개의치 않고 진압해서.
사람들이  "얘들 때리지마!"  "여기 얘들 있다고!!' 소리쳤고. 아수라장 이었다고.
37명이 연행되어 갔는데...소식이 없다고.
밤새서 힘이 없고. 분노로 집에 갈 수가 없고. 강제진압 후 사람들이 많이 빠졌고.
어서 한사람이라도 참여 해 주길 원한다는 글을 인터넷으로 퍼트려 달라는 부탁이었습니다.
물이야. 음료수야...박카스야..빵이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자비 털어서 많이들 돌리고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친구가 그러더군요. 음료수 빵 말고..한사람이라도 국민!!!이 나와달라고.
글을 무슨 글이냐고. 내가 지금 가겠다고 했더니.
극구 말리면서 상황이 완전히 돌변했으니. 절대로!!! 얘 데리고 나올 생각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더군요.

지금 심장이 떨리고. 눈물이 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금이...2008년도 아니던가요???
제가 일제치하에 유관순 전화라도 받은 겝니까???

제 친구요??? 왜 거기 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친구요??? 동시통역사예요. 노처녀...
민노당이니...진보니...이딴거 전혀 모르구요. 학교 학생회도 안하던 얘예요.
그래요. 신문만 좀 열심히 읽어요. 경향일보로.
걔가 왜 거기 있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지금 거기 있고. 무척 화나 있고. 돌아 올 생각 없는것 같더라구요.

저요.
그래요. 걍 얘 키우는 젊은 주부예요.
열심히 신문만 읽고. 가끔 다음 아고라...들러 글 읽고 추천이나 로긴 되었을때 올려주는 정도의.
82쿡에 정치개념글 올라올때 공감하면서 읽어주는 정도. 댓글도 10개 중 하나나 달까요???
가끔 82자게에 정치글 안 올라왔음 좋겠단 무개념??? 아줌씨들 의견도 살짝 공감 할 정도로.
왜??? 여긴 걍 아줌마들 음식이나 해 먹고 왁자지껄 하는 곳이니까.
머리 아픈..글들...편 나누는 글들...걍 안하면 안되요??? 라는 수준의???


와...그런데 사람을 순식간에 전사로 만들어 놓네요.
2008년 5월 25일..일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는 한 주부의 오늘! 일입니다.
증권가에 흘러다니는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지요.
객장에 얘 업은 아줌마들 나오기 시작하면 막장이라고.

어이! 쥐바기씨!!!
정녕. 아줌마들이 얘 업고 나가줘야 막장임을 아시겠어???
그래줘야 하는 거야???

지금 저도 못 가면서...누군가에게 가 달라 말 하기는 미안하지만.
누군가 가실 수 있다면. 나가 주세요.
막장!!!
알려야 할 때가 오면. 아이업고 ..저도 나갈꼐요.





IP : 218.156.xxx.16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미안미안해
    '08.5.25 4:32 PM (222.64.xxx.214)

    ..너무 머네요..ㅠ.ㅠ
    제가 못가니 어느분께 가달라고 할 수도 없고,,마음만 아픕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 2. 죄송..
    '08.5.25 4:48 PM (202.156.xxx.2)

    여긴 싱가폴이에요..정말 죄송합니다..하지만 마음은 거기있어요.
    .
    .여기 주부들도 우리나라상황 매우 걱정하고있어요..
    얼마전 교포주부가 수입되는한국음식재료..사먹어도 되는지 걱정하는 글이 이쪽인터넷에 올라와서..좀 시끄러웠어요..교민들이 자국 음식재료를 사먹는게 걱정이 되는 정도라면..
    심각한 상황아닐까요?..참고로 여기도 20개월 미만 살코기만 들어오고있구요...

    전 다만 이쪽인터넷으로 퍼나르기만 할뿐...
    정말 죄송하구요..부디 힘내주시구..감사드립니다

  • 3. ㅠㅠ
    '08.5.25 5:06 PM (71.203.xxx.21)

    정말 미안하네요..갈 수가 없어서..
    전 미국에 있어요. 인터넷으로 열심히 기사 퍼나르고 서명하고..댓글 달고..
    외신에 알리고..이게 다네요..
    도울 수 있는게 별로 없어 너무 미안하네요..ㅠㅠ

    기운 잃지 마시라고 전해주세요. 친구분께..고맙다고도 전해주세요.
    원글님도 힘내시구요.

  • 4. 그래요
    '08.5.25 6:32 PM (211.206.xxx.71)

    님 같은 맘이 대부분일 거예요..저도 멀리 있다는 핑계로 동참도 못 하고..있는
    어찌보면 비겁한 변명입니다......맘이 너무 쓰여서 잠자리도 편치않고..글타고 아이 두고
    가자니,,,델꼬 가자니............조금만 가까워도 나갔을까,,정말 이 맘이 지랄같습니다.
    부디 몸 다치지 말고 부디 평화적으로 모든 일이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는데요,,,,,,,,,,,,,,,,,,,,,,,,,,,,,,,,,,,,,,,,,,,,,,,,,,,,,,,,,,,,,,,,,,,,,,,,,,미치겠습니다.......

    왜들 모르는 사람은 이다지도 모른단 말입니까,,

  • 5. ㅠ.ㅠ;
    '08.5.25 10:11 PM (220.127.xxx.198)

    .....유구무언입니다..

  • 6. 이런 망할...
    '08.5.26 9:21 AM (61.102.xxx.174)

    어제 애들 데리고 가려다 못갔는데,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아이들 데리고 나온 엄마 심정,,,,
    대통령이나 그외 국민들이 믿고 지지한 국회의원등 한 나라를 좌우하는 사람들도 실수할 수 있고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잘 모를 수 있다.
    그래서 이 많은 사람들이 그게 우리 뜻이 아니라고 마음을 모아
    의사를 전달하는 방법이라고,,, 알려주고픈 마음에 그 자리에 갔을텐데...
    아이들도 있는 그 자리에 폭력진압이라니,,
    정말 가슴이 무너져내립니다.

  • 7. 어이없네요
    '08.5.26 9:51 AM (125.142.xxx.71)

    사실...촛불~ 이야기 들을때마다 가고 싶었습니다. 평화적인 시위라 동참해도 될거 같았습니다.현재 항암치료중만 아니었다면 갔을 겁니다. 군중속에 있는거...사람들 모여서 무언가 주장하는거 평소에 참 무서워한 사람입니다. 저런거 다 데모?? 아니냐...하던 사람입니다. 우글우글 모여서 무언가 주장하는거...몰상식 하다고 생각하던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이번 촛불~는 나가야 하는거 아닌가...생각될 정도이니.... 참으로 할말이 없습니다. 못간 사람으로서 변명만 늘어놓네요. 친구분은 무사귀가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군부정권도 아니고...도대체 이게 뭐하는건지 답답하기만 하네요.

  • 8. ...
    '08.5.26 10:54 AM (59.8.xxx.207)

    시골에 살다보니 정치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하지만 너무 속상하고 가슴이 뭔가 모르게 터질 것 같습니다..
    정말 이지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들을 뭘로 보고 이런 짓을 하는 지 모르겠네요..
    더이상의 용서는 없을 것 같네요.

  • 9. ...
    '08.5.26 11:44 AM (221.148.xxx.17)

    저 역시 정치 정자도 관심없던 인생을 살던 사람이에요...눈만 뜨면 인터넷껴놓고 뉴스보고, 82쿡 들어와서 이런저런 정보보고....꼭 나갈께요...

  • 10. ..
    '08.5.26 2:12 PM (218.158.xxx.158)

    저두요.. 정치에 전혀 관심없고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 주부인데.. 이런기사보면 불끈불끈
    심장이 요동치네요.. 쌍팔년도도 아니고 권력으로 막장진압하려는거 보면 명박이 청와대는
    순풍달고 잘왔지만 KTX타고 지옥행갈겁니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어디 도박을 하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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