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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갈이 매우 양심적인 분으로 격상하는 순간입니다!!

메모리즈 조회수 : 850
작성일 : 2008-05-16 12:18:16
전해 들은 바에 의하면 5 공 당시 캠퍼스 분위기 살벌했다 합니다.  
교수님들은 강의시간에 낯선 사람이 뒷문가에 서 있으면 불안했다고 합니다.  
막스라는 글자가 들어 있는 책은 '막스베버'의 것도 안되던 시절이었으니,
사복경찰들의 강의 검열이 얼마나 '극악무식'했을 지는 대충 상상이 됩니다.


캠퍼스에 상주했던 사복경찰들은 강의검열 외에도 주로 정보수집업무를 담당했던 듯 합니다.  
어떤 학생들이 어떤 조직을 통해 어떤 활동을 하는가 하는 것 말입니다.  

그러다가 녹화사업인가.. 하는 것을 통해 프락치를 심기도 했다 하더군요.  
운동권에 발을 걸친 학생들의 꼬투리를 잡아 '프락치'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배들과 동료들의 정보들을 캐오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들 중 몇몇은 결국 자살로 스스로의 양심을 위로하며 생을 마감했습니다.
권력유지를 위해 맛탱이가 간 정권이 할 수 있는 '지랄'의 끝이 무엇인지,
우리사회는 이런 식으로 처절하게 경험했습니다.  
드라마 제 5 공화국에 보면 이런 내용이 잘 나옵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도대체 왜 자꾸 5공화국 때 생각이 나게 만들까요.  
주지드리자면, 5 공화국은 80 년대였죠. 20 년 전입니다.  

잃어버린 10 년 빠꾸해도 90 년대 즈음으로 가야 좀 말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굳이 80 년대로 가야 맘이 좀 편해지는 종자들에게 정권을 쥐어 줬으니
받아야 할 댓가로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요.


고등학생이 수업시간에 끌려 나가 경찰조사를 받았다 합니다.  
삼박자가 척척 들어 맞았더군요.  

게슈타포 담탱님이 타 교과목 선생님이 지도하시는 시간에 들어가 해당 학생의 귀를 잡아 끌고 나왔다 합니다.  
게슈타포와 같은 비밀경찰들의 특징은 절대 사유를 고지하지 않습니다.  
이유도 영문도 모른 채, 귀가 빠져라 끌려 나갔을 그 학생의 당혹감을 생각하니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대한민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면, 한두번 쯤 겪어 봤을 그 '어이없음'을
우리 세대에서 끝내지 못했다는 게 한스럽고 죄송할 뿐입니다.  

고딩여러분 미안합니다.


귀가 빠져라 끌려간 곳은 학생부실이었다 하네요.  
취조실이죠.  고딩들에게는 말입니다.  

취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경찰이었다 합니다.  
질문이 시작됩니다.  

어느 조직에서 활동하냐.  지도부는 누구냐.  어떤 지령을 받고 활동하냐. 등등.  
묘할 것도 이상할  것도 없이 화면이 오버랩됩니다.  
김대중 내란 음모와 같은 공안사건을 수사했던 어떤 지하실 말입니다.  
테이블과 철제의자, 그리고 덩그러니 공중에 떠서 흐릿흐릿한 그림자를 너울거리게 만드는 백열전구 하나..


이런 일이 대한민국 한복판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백주대낮에 자행되었습니다.  
5공 전대갈님이 매우 양심적인 분으로 격상하는 순간입니다.  

그래도 그분은 빙고호텔에 초대하셨구요, 남영동 대공분실로 장소 셑팅을 해 주셨으니까요.  
그래도 그분은 고딩들 족치셔서 '배후'를 캐고 '조직도'를 그리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안단테가 '나는 당당하다'라는 글을 남겼는데,
이쯤 되면 후대는 이 글을 유시민의 '항소이유서'와 함께 길이 길이 간직하게 될것입니다.  
전대갈을 양심인사로 만들어 버린 이명박 가콰께서는
역사적으로 고딩을 수업시간에 학교에서 조사해 버리시는 공안수사의 새시대를 열어제껴 버리셨습니다.  


학교와 담탱 샘과 짭새의 삼박자가 만들어낸 오늘의 작태는
고등학교를 남영동 대공분실로 전락시켜 버린 것 입니다.  
교사샘들은 가르치기 바빠서 행정업무분담 해달라 그렇게 징징대시더니만,
밤에는 청계천 게쉬타포로.... 낮에는 공안수사 보조로 불철주야 눈 빨개지시겠네요.
과로로 쓰러지시면 어떻게 하죠?


가끔 학부모들이 수업시간에 쳐들어가서 샘들 용안을 가격하시는 일이 벌어지곤 하더군요.
그때 마다 샘들 편을 들었습니다.  그래도 샘들이라고.  교권을 지켜야 한다고 말입니다.  

제가 순진했던 것입니까.  교권이 아니라 수사보조원의 쥐꼬리 만한 권력을 지키자고 했던 것 같습니다.  
보조원이라는 명칭이 어떠신지요.  권력의 꼬랑지에 붙은 샘이 됬으니, 막 입이 찢어지시는지요.  
부당하게 느껴지시며 자존심이 상하시는지요.  
그런 분들은 오늘 귀잡아 땡기기 신공을 보이신 선생님을 변호 해주실 그럴 듯한 논리를
좀 제공하셔야 할 것입니다.


제가 학부형 이라면요.  해당학생의 학부형 이라면요.  해당 담샘에게 당한대로 복수 할 것 같습니다.  
귀잡아 땡겨서 촛불집회에 세우고 책상하나 가져다 놓고 꿇어 앉혀서 손들고 반성하게 시킬것 같습니다.  
잡아 가세요.  제자식을 그모양으로 만든 선생, 경찰 모두 믿을수 없으니까요.  
한풀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글을 다 써놓고 보니 이게 정권을 비판하는 글인지,
그 꼬랑지에 매어 달린 짭새님들의 수사행태를 비판하는 글인지,
그 꼬랑지에 어찌 발이라도 걸쳐 볼까 바둥대는 한 쌤의 지지구리한 인생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인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불붙은 지랄탄에 바짓가랑이 태울까  살아 보겠다고 바둥거리는 우리들의 모습이
그 짭새요, 그 담탱이요, 그 교장이요, 그 학교요, 그 언론이요.. 한 없이 쓸쓸하네요.  
고딩 여러 분들에게 조아려 사죄합니다.
IP : 121.187.xxx.3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
    '08.5.16 12:27 PM (58.121.xxx.189)

    님, 글빨 쥑입니다.^^

  • 2. 517
    '08.5.16 12:32 PM (121.129.xxx.39)

    님 존경합니다.

  • 3. mb가
    '08.5.16 12:39 PM (211.177.xxx.190)

    유세를 시작하고 당선이 가시화되면서
    저는 가장 우려되는게 그것이었습니다.
    물론 그시점에 쇠고기가 우리의 목줄을 쥐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지요
    대운하나 의보민영화...
    솔직히 mb가 대통령되고나서
    82게시판에 올라오는 글들 읽으며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무서웠습니다만...

    30여년 먼저 격동의 세월을 사셨던 선배님들의 희생덕에
    이제야 대통령 욕하고 신문사 문닫자는 소리
    별 두려움 없이 하게 되었는데...

    불도저랍시고 하고싶은 일 밀어제끼다가
    국민들 반발하면 국민도 밀어제낄게 뻔한
    mb가 대통령이 된다니
    언젠가 듣고 보았던 여러 일들이 그야말로 오버랩되더군요.

    국민들...
    정신 똑바로 차려야합니다.
    적어도 양은냄비는 얼른 잊고
    무쇠가마솥은 못되도 스텐냄비라도 되어야합니다.
    돌아서면 금방 잊는 근성을 버려야
    국민을 우습게 보는 무리들이
    국민을 무서워하고
    섬기게 될겁니다.

    요즘 mb가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했다고
    자세를 낮추고 국민을 섬기겠다고
    터진 입이라고 주절거리는데...
    뒤로는 열심히 그 짓거리를 할겁니다.
    왜냐하면 mb자신은 불도저니까...
    맛이 나가버린 컴터달린 불도저니까...

  • 4. 멋드러진
    '08.5.16 1:45 PM (123.248.xxx.65)

    정치에세이 한쪽 읽은 기분입니다.
    만날 주부들 블로그 다니며 어디 해외여행 잘다녀오는법, 예쁜 그릇이나 옷 사는법 등을 화려한 사진이랑 글로 줄줄 써내려간것 읽다가 님 글 보니
    가슴이 살짝 떨리네요.
    우리모두 죄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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