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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생일에는....

생일 조회수 : 472
작성일 : 2007-12-31 03:52:34
몇일 후에 제 생일입니다. 결혼후 늘상 생일때마다 기분 나쁘게 만드는 남편때문에 항상 기분 나쁘게 보냈더랬죠.
결혼후 첫 생일은 시댁에서도 좀 챙겨주셔서 뭐 예물로 사주려고 했던 코트값을 받았었답니다. 예물로 사주시려면 예물로 사주시면 될것을 궂이 생일때까지 기다려서 주시는것도 참.... 그렇긴 하더라마는...
그리고 그 이후로는 별로 챙겨주시는것도 없었고 남편도 꽃 한번 안사오고 선물 한번 안하더니 올해 생일때는 시댁까지 가서 아이를 맡기고 식당에 갔는데 식당이 맛이 없고 가격만 비싼데다가 시댁식구들과 함께 하지 않고 둘이서만 식사했다고 완전 삐져서 식당앞에서는 한마디 말도 안하고 기다리다가 식당 들어가서 몇마디 하고 그냥 생일을 그렇게 기분 나쁘게 눈물짓게 만들었죠. 디게 눈물하게 하더라구요. 정말.... 차타고 가면서도 한마디 안하고... 왜 내 생일에 시댁식구랑 보내야 하는걸까 싶구...

연초가 생일인지라 몇일후에 내 생일에는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매드~ 어쩌구 식당에서 밥 먹자고 하더니 선물은 뭐 사줄거냐...고 ...(내가 다 잊었던거죠. 생일때마다 기분 나빴던 일들을) 하면서 빽 하나 사달라고 했더니만
제게는 가방이 많다고 하면서 이번에 사주면 오래오래 잘 쓰라는 둥 하더이다. 그러더니 결국에는 제가 사고 싶은것은 너무 비싸다고.... (빽이 삼사십만원하는 중견브랜드) 다른거 사면 안되겠냐 하더라구요. 저는 사실 가방이 한개 있거든요. 그것도 세일할때 삼만원인가 준건데... 보라색~ 으로 ....
예물로 받았던 작은 빽은 한 삼년 계속 들고 다녔더니 가죽이 다 헤졌어요.

아직 사주지도 않고 오래오래 써야 한다는 둥 이런 말을 들으니 참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참내...

명품이 뭔지는 몰라도 저는 제보기에 이뻐보이는 MCM 가방 삼사십만원짜리~ 그거 사고 싶었거든요.
몇일 후에 동생 결혼식도 있고 해서 ... 사고 싶었는뎅....
저더러 그건 명품인데 자기는 손이 작아서 그런 명품가방 떡하니 할인도 안하는거 사기 힘들고 어릴때부터 명품은 한번도 사본적이 없다고... (그게 자랑인가? ) 명품은 어디 해외여행이라도 가면 사오는거라고 생각한다고.... (우리가 해외여행 일년에 한번 혹은 지금까지 결혼해서 오년동안 한번도 가본적 없는데 언제 사요?  우리 남편은 해외여행은 오십대 넘어야 가는 효도관광 정도 라고 생각한답니다. 삼십대 초반남자의 생각치고는 참 고루하죠)
그럼 독일 가야 MCM 사오겠네? 허걱...


기분도 나쁘구 ...예전에 기분 나쁜 일들도 생각나고 해서 " 다시 내 생일 거론하지 말구 선물도 하지말어. 그리고식사도 같이 하고 싶지않구 내가 알아서 구매를 하던지 말던지 할거니까 그만 둬 . 생일 축하 뭐 이런거 자기랑 하기 싫다." 했답니다.

본인 생일에는 저의 형제들에게까지 선물받고 싶어하면서 제 생일만 되면 기념일이 너무 많다는 둥 자기는 명품 못사준다는 둥 시댁어른들이 같이 식사하고 싶어하는데 왜 싫어하냐는 둥 ... 비싼거좀 사지 말라는 둥...

그러는 남편이 참 야속합니다.
한편으로는 불쌍해 보이기도 하구...
사실 남편이 자기물건 비싸게 사본적은 없습니다. 낭비도 없고 아주 짠돌이죠.
가방도 구두도 아주 떨어질때까지 들고 신고 하긴 합니다.
그래서 제가 구매해주죠. 남들보기에 안좋아보이기도 하고 해서....
지난 생일때는 가방도 나름 좋은거 사주고 ... 그래도 나름 좋은것들 사서 입히고 합니다.

요즈음 일이 줄어서 버는 돈이 줄어들어서 그런것도 같긴 한데....
그러니 더욱 불쌍해보이기도 하구....
제 자신도 불쌍해 보입니다.

동생 결혼이라고 친정에서 신랑 옷사주라고 돈좀 주시더라구요. 예단비 ...?
그걸로 오늘 남편 구두랑 셔츠랑 옷가지들 좀 샀답니다.
제 구두랑 빽도 사고 싶었는데 돈도 돈이지만 선뜻 못사겠더라구요.
MCM 매장에서 한번 들어보고 그냥 나왔죠.

저도 참 바보 같아요.
남편꺼는 남들 보기에 그래도 좋은거 사주고 싶어서 돈을 쓰면서....
제 꺼는 맨날 할인... 균일가 뭐 이런거만 보고 다니구 벼룩시장 다니구 ... 참내....

생일에는.... 생일에라두...
그냥 좀 알아서 나를 위한 선물을 해주었으면 싶었는데.....

남편에게는 섭섭했지만... 옷가지들 선물로 주면서 " 올 한해 돈 벌려고 뛰어다니고 전세값 올려주느라 넘 수고 했어. " 라고 쪽지 남겼답니다. 이건 정말 진심인데 ... 그런 고마움은 있지만...

아내의 생일에 선물받으면 그거 오래 쓰라는 둥 ... 좀 싼거 사면 좋겠다는 둥 하면서
섭섭하게 한건 .... 오래오래 생각날것 같아요.

더 답답하게 하는건 제 생일 다음 다음날이 시어머니 생신이랍니다.
제 마음에는 무슨 생각이 들까요...
몇일전 어머님은 코트 들고 나와서 보여주시면서 다 좀먹어서 입을수가 없다고....
계속 말씀 하시던데.....

내가 왜 이러구 사는지 ... 정말 정말 모르겠구...

내 생일에는 그냥 나 혼자 어디 여행이라도 .... 여기서 좀 탈출해서 어딘가 휭 다녀와서
생일날 지나고 왔음 좋겠어요.
바로 기차를 예약해버리고 싶어요. 진짜....

혹시 여행 다녀오면... 다시 글 올릴께요. 바다라도 보고 와야겠어요 .사실 이런 생각하면서도 아이와 남편 먹을거 사놓고 가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참내...

IP : 58.224.xxx.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러세요
    '07.12.31 7:24 AM (220.75.xxx.143)

    여행다녀오시구 한번 마음 다잡으시구...남편분도 뭐 정말 나쁜 마음으로 그러셨을까요?
    정말 어찌어찌 하다보니까 그리 된걸꺼예요. 참고로 저는 결혼 22년동안 단 한번도 생일이니
    무슨 기념일이니 하는거 챙겨받아본적 없습니다,
    병원에서 아이낳을때도 남편은 옆에 없었어요. 오랜세월 그것이 그렇게 한이 되던데...
    이 나이되니까 그런것도 다 그러려니 한답니다,
    결혼해서 한동안은 제 생일날, 제 손으로 음식차려서 시댁식구들 식사대접했다는거...
    이제는 어머니도 가시고 제 생일, 선물은 없어도 음식차리느라 기름냄새 안맡는것만도 고맙네요. 원글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가고 정말 서운하셨겠다 싶지만, 남편이 그렇다면 한두번 좋게 말씀해보시고 아니면 나름대로 풀어야죠,
    남자들...애예요.

  • 2. mcm
    '07.12.31 9:09 AM (211.220.xxx.215)

    우리나라 브랜드예요.예전엔 독일 제품이라 라이센스 받아 판매했는데
    이제는 아니예요.오히려 우리가 만들어 수출하는 입장이죠.
    오히려 국산이라면 더 놀래시려나요.가격 때문에..
    여유가 되신다면 눈감고 질러보세요.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저도 내일 생일인데 선물 바라지도 않고 주말에 남편이랑 백화점 가서 보란듯이
    가방 하나 질렀어요.코치에서 노세일 품목은 안 쳐다보고 세일 품목에서 열심히 골랐어요.
    그래도 뭐 mcm이나 루이까또즈보다 저렴하네요.그것에 위안을 삼으며
    그냥 제 실속 제가 차릴래요.

  • 3. 기다리지 마시고
    '07.12.31 3:57 PM (222.98.xxx.175)

    남편이 챙겨주실것 기다리지 마세요. 그냥 님이 알아서 사고 싶은거 사세요.
    어차피 섭섭한건 마찬가지라면 내가 가지고 싶은거라고 건져야죠.
    그냥 가서 사시고 나중에 통보해주세요. 내 생일이라서 갖고 싶은거 샀다고요.
    남편이 궁시렁대면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씀해주세요. 당신은 받기만 하고 왜 돌려줄줄 모르냐고요.
    님이 남편을 위해서 했던 쇼핑목록을 좍 읊어주시고 내겐 뭐 해줬냐고 한방 날리시고 우아하게 자리를 뜨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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