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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4 남아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합니다.
1학기에는 학급 반장이었고요. 그런데 지금은 학교에 다니기가 싫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죽어도 학교 못 가, 는 아니고요, 어떤 날 괴롭힘을 당한 날은 가기 싫고, 안 그런 날은 괜찮고 하는 수준입니다.
자기 말고는 학급 아이들 절반이 자신을 '다굴'한다고 표현합니다. 그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해서 자세히 물어보면, 제가 보기에는 그리 심각한 이지매 정도는 아니고, 한 두 녀석이 주동으로 우리 아이에게 언어 폭력을 행사하는 것 같습니다. (그 중 한 녀석은 반에서 덩치가 제일 커서 가끔은 신체적인 폭력을 행사하기도 합니다. 심한 정도는 아니지만요.)
예를 들어, 너 오늘 수업 끝나고 남아, 내가 손 한번 봐주게.
그렇다고 그것이 현실로까지 연결되지는 않고요.
미술 시간 아들이 준비물을 갖고 가면, 몇몇 녀석이 자기 안 가져 왔다고 달라고 한대요. 그러면 내거 부족하다고 하면, 그 녀석들이 '너 죽고 싶냐?' 그래서 저희 아이는 그냥 주고 하는 상황인 것 같아요.
저희 아이를 싫어하는 이유는 '잘난 척 한다'입니다.
저희 1학기에 학급 반장도 하고, 좋게 말하면 리더쉽이 강하고 나쁘게 말하면 '나대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말을 많이 하나 봅니다. 이것이 아이들에게 눈총을 받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럼 수업 시간에 손 들고 말하지 말고, 다른 아이들 말하는 것을 두고 봐라,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른 아이에게 기회를 주자, 라고 달래서 지금은 수업시간에 발표도 거의 하지 않아요. 그런데 1학기에 했던 게 있어서 그런지 여전히 몇몇 아이들이 싫어하나 봅니다.
아이는 담임에게 몇 번 구조 요청을 했던 모양이에요. 그랬더니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다른 친구들 말하는 것들 들어 보자, 정도로 상담을 끝냈고, 그래도 아이들이 괴롭힘이 고쳐지지 않는다고 여러 번 말을 하니, 담임 선생님은 너는 너무 자주 앞으로 나와서 얘기한다고 했대요.
사실 아이 담임 선생님이 2학기에 새로 바뀐 분이라 제가 어떤 분인지는 아직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생님께 제가 면담을 신청해야 할까요, 아니면 조용히 아침에 같이 등교해서 괴롭힌다는 녀석들을 만나서 '친하게 잘 지내야지.'라는 말을 돌려서 하고 와야 할까요. 사실 상황이 아주 많이 심각하면 당장이라도 달려갈텐데, 제가 보기엔 그 정도는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아이가 가끔이라도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할 정도니 제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좋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1. 분면
'09.9.28 11:09 AM (121.140.xxx.55)담임선생님과 면담하시는게 제일 좋을듯 싶네요
2. 저도
'09.9.28 11:25 AM (123.24.xxx.68)얼마전에 비슷한 일로 여기에 글을 올린적이 있어 답글을 답니다...
전 담임선생님 찾아가서 상담하고(저희 아이는 조용합니다, 선생님도 아이들이 왜 제 아이를 싫어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 하시더라구요)
그 아이 붙잡고 좋게 '잘 지내줘서 고맙다, 아줌마가 니네 엄마께 고맙다고 이야기 하고싶으니 엄마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더니
그 아이, 자기는 엄마 전화번호도 모르고 집전화도 못외운답니다...ㅋㅋ
그래서 제가 '그럼 선생님께 니네집이랑 엄마 전화번호 여쭤봐도 되냐'고 물었더니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그 이후로는 괴롭히는게 싹 없어지긴 했지만 그 무리들과 잘 지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이는 훨씬 편해하고 그냥 다른 아이들과 그냥 저냥 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찌 더 해줘야할지 고민스럽기는 합니다, 저도...
그래도 도움이 되셨기를...3. 엄마가
'09.9.28 11:31 AM (121.184.xxx.180)적극적으로 나서시는게..
저희 아이 3학년때 몇몇 아이가 주동이 돼서 세명의 아이(그중 우리 아들 포함)를 괴롭히고
때리고, 축구좋아하는데 축구에 안 끼워주고....
두명의 엄마가 학교 행사있을때 주동자의 아이 엄마를 만나서
상황이 그집 아이가 애들을 괴롭히고 때린다.
당하는 우리 애들도 걱정이고
이걸 묵인하고 그냥 만다면 당신 아이도 잘못을 모르고 계속
그렇게 자랄 것이다.
지도 바란다고....
다행히 좋게 얘기 됐고,
그 후로 그런일을 거의 줄었다고 하더라구요...
엄마가 아이 하교길에 찾아가서 그 아이 얼굴을 보고
우리 00랑 친하게 지내라고 얘기도 하고,
아들 주위에 엄마랑 아빠가 있다는걸 보여주세요..
한번은 우리 4학년때 놀다가 5학년 형한테
이유없이 많이 맞아서
그 집 쫒아 간적도 있어요.
애가 스트레스 받을 상황이면
엄마가 개입해주세요.4. 4학년 이라도
'09.9.28 1:03 PM (58.237.xxx.112)아직 어리잖아요.
아무리 나대고 잘난척해도, 그것이 아이들에게 무시당할 '정당한' 이유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어쨋거나..님 아이의 말을 들었고
아이반 친구들 몇명의 말도 더 들어보세요.
그런다음엔 담임을 만나서 담임의 말도 들어보고요.
그러면..정말로 내아이에게 문제가 있는지, 다른아이에게 문제가 있는지 보일것이고
해결책도 보일듯해요.
그리고 얘기 들을때 다 메모를 해보세요.
엄마도 지금 정신이 없기 때문에 들어도 기억 잘 안날수 있으니까
다 적고, 담임 만나서도 적을수 있으면 적고(기억을 잘 못해요...이럼시롱)
어쨋든 적어놔야지 문제점이 보이더라구요.
4학년 아이에게 잘 지내야지~~라는건 안먹힐것 같습니다.
차라리...네가 000 이냐? 이렇게 근엄하게 묻는게 더 먹히지 않을까요5. 남일같지않아서
'09.9.28 1:21 PM (211.192.xxx.56)우선은 담임선생님과 면담을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아주 정확하게 아실 필요가 있습니다. 담임선생님이 정확하게 인지하여 관찰할 필요가 있고, 그래야 "너무 자주 앞으로 나와서 얘기한다"는 부정적이고 별 쓸모도 없는 피드백도 막을 수 있습니다.
미술 준비물과 관련해서는, 그런 짓이 얼마나 나쁜 행위인지를 본인이 알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담임선생님과 해당 아이들의 부모님이 모두 알게 해야 할텐데, 원글님이 직접 아이들에게 얘기하는 것은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할 것 같습니다. 윗님 말씀대로 해당 아이들의 부모님과 얘기하는 것이 어떨까요.
아드님이 좋은 품성을 타고 났지만, 그 품성이 여러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는 부분은 앞으로 키워야 할 덕목이라는 것을 인정하셔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세상에는 여러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본인이 받아들여질 수도 아닐 수도 있다는 것도 스스로 차차 알아가겠죠... 누가 가르쳐 줄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다른 좋은 친구들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드님이 본인의 심성을 잃지 않고 주변을 차분히 관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