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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시댁, 꾹참다가도..

어렵다~~ 조회수 : 1,174
작성일 : 2007-12-24 09:41:21
결혼전에 저희집 부모님이 시부모가 경제적으로 봉양받아야 하는 집에는 절대 못보낸다고
엄마 아빠 두분이 결사반대 하시다가..
여자가 남자를 1년 이상 만나면 그땐 약간의 하자?가 생긴다고 보시는 엄마 덕택에 결혼을 했답니다.
(여자가 남자를 둘 이상 만나면 큰일나는줄 아시는 분.. 얌전히 있다가 결혼 적령기에 결혼 적령기인 알맞는
남자 만나서 딱딱 들어맞게 시집가야 하는줄 아시는 분...)

저는 그래도 웬간히 넉넉한 집에서 별로 어려운것은 모르고 자란 편이구요
제 신랑은 개천에서 난 용은 못되고 이무기 정도..

결혼할때 은행대출 6천에 저희집에서 돈 보태서 아파트 전세 하나 마련했고..
3년째 되던 해 청약 되어서 올해 입주도 했어요.
뭐 물론 아직도 중도금 잔금 대출금도 껴있고 아기도 있어서 만만치가 않아요.
신랑이 회사 다니면서 공부 시작해서 그 뒷바라지도 해야 하고
저도 저대로 회사 다님서 공부도 하고 있고.. (제가 대학을 다니다 중퇴해서 미련이 좀 많아요)

근데 어제 중국으로 혼자 어학연수 갔던 시동생이 돌아와서
자기는 결혼 않고 엄마 아버지 모시면서 그냥 살거랩니다.
절대 안해! 는 아니지만 적절한 나이에 맞춰서 꼭 결혼해야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네요.
자기가 돈 벌어서 부모님 모시고 사업할거래요.

시아버지는 70다되셨는데 모아놓은것이라곤 9천짜리 단독 한채가 전부구요
쉬엄쉬엄 구에서 하는 공공근로 활동 나가서 용돈벌이 하십니다.
시어머니? 간병인 다니세요. 60넘은 분이 한번 가시면 일주일동안 병원에서 지내다가 오십니다.
저도 다 알고 결혼했기에 그런 상황이 마음이 안좋아 여러 모로 살아가보려고 애쓰는 편이에요.

형 부부와 자기 부모님은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함께 애쓰는데..
저나 남편이나 하고싶은것 많이 줄여가면서.. 저.. 처녀적에 집에서 넉넉하게 살때
아무생각없이 놀러다녔던 레스토랑이니.. 각종 브랜드니.. 이젠 침만 삼키는데..
어릴적에 저희 부모님이 저한테 해주셨던만큼 우리 아기한테 해줄 수 없다는게 가슴이 아픈데..
저희 부부.. 월에 부부합산 5백 벌면 반 정도가 대출금과
부모님 생활비 지원해드리는걸로 없어져버리는데..
나중에 사업자금 지원해달랄까봐 더럭 겁부터 나더군요..

시부모님들은 마음은 좋으셔서 저희 부부한테 무조건적으로 기대하거나 바라진 않으시는게 그나마 다행이랄까요...
그래도 한번씩 이럴땐.. 집안이 그래도 안정은 되어 있어서
이것저것 저희 아기한테라도 콩고물..을 바랄.. 그런 시댁이었음.. 하는 바램이... 남편한텐 미안하지만요...

두서 없지만, 아침부터 기분이 심난해서~ 떠들었어요


IP : 118.36.xxx.25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부모님이
    '07.12.24 9:44 AM (221.163.xxx.101)

    그래도 경제적인 생활을 하시려고 노력하시네요.
    저희 시부모님들은 원글님보다 젊으신데..집에서 노십니다.
    한달에 동생네와 150만원 맞추어서 드리고 있는데도 항상 모지랍니다.
    더 어려운 시댁 봉양하는 가정 많아요.
    힘내세요..

    저도 결혼한지 2년지났는데..
    사실 발등 찍었다고 혼자 중얼거리면서도..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힘내자구요..
    속상하더라도 좀 더 긍정적으로.
    시부모님 아무탈없이 건강하시다라는 것만이라도 다행으로 여기면서.

  • 2. 긍정
    '07.12.24 9:55 AM (220.121.xxx.147)

    미리 걱정하시네요.
    시동생이 형수님께 아직 도와 달라고 한것도 아니고,,
    시집 식구들을 위해서 아끼고 돈버시는거 아니 잖아요.
    본인 잘 살자고 아끼는 거 아닌가요?
    시부모님이 그나마 열심히 사시는 분들 같네요.
    생활비 받으며 생활하시려는 부모님 많아요.
    저도 제가 돈 보태 집사고, 결혼 후 차 바꾸고,,
    경제력 없는 시부모,, 약간의 생활비도 드립니다.
    저희 남편은 이무기도 아닌 자기 용돈 정도 밖에 못버는 사람이고,
    시형제들은 하나 같이 능력이 없고,
    저도 아가씨때 나름 누리고 살았고, 지금은 과하게 알뜰하게 살지만,
    그거,, 시댁을 위해서가 아니라 저희 가족을 위해서 입니다.
    시댁이 나름 열심히 사시는 분들인거 같으니 미리 걱정하지 않으셔도,,
    윗님 말씀대로
    "우리 힘내자구요..
    속상하더라도 좀 더 긍정적으로.
    시부모님 아무탈없이 건강하시다라는 것만이라도 다행으로 여기면서"
    똑 같은 말 해드리고 싶어요

  • 3. 어렵다~~
    '07.12.24 9:58 AM (118.36.xxx.253)

    원글입니다.^^

    미리 걱정 하는거 맞아용.. 근데 크리스마스라고 떠들썩하고 그런데
    어제 시댁갔다가 시동생한테 그런 이야기 듣는게
    왜 그런지 너무 현실성 없고 미워 보이기만 하는거에요
    '우리가 얼마나 어렵게 하고 있는데!' 하면서 괜히 화풀이가 간달까요

    그래서.. 아침나절부터 이렇게 끄적입니다.ㅎㅎ

  • 4. 아줌마
    '07.12.24 10:23 AM (210.94.xxx.51)

    미리 걱정하시는 것도 다 걱정할만하기 때문에 걱정이 되는거겠죠..
    저도 시댁에 생활비 보태 드리고 있어요.
    어쩜 이렇게 사나 싶은 시댁이지만 어쩌겠어요. 내가 택한 남자인데.
    내 말에 내 결혼에 책임을 진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더라구요.
    남편과 연애를 하던 아가씨때는 결혼에 대해 머리가 아프고 가슴이 터지도록 고민을 많이 했죠..
    이 사람 놓치기 싫었고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거 같았지만,, 그게 한해 두해 세월이 지나다 보니 사람이 많이 지칩니다.
    사람이 매일매일을 진지하게 120%로 열심히 살 수만은 없는거더라구요. 힘들어서.
    어떤 때는 시부모님 빨리 돌아가셨으면 하는 나쁜 생각도 들고..
    (직접 들었는데요, 모 심리학자 왈, 모든 며느리들이 하는 생각이라더군요.. 하지만 아무도 함부로 말하지 못하죠 ㅎㅎ)
    그런 생각이 문득문득 드는 자신을 혐오하고 또 반성하기도 하고..

    이렇게 돈 모으면서 살다 보면 나에게도 여유롭게 볕들날 있겠지 싶어 삽니다.. 앞서 살아본 분들이 그러시더라구요.
    그 말들 믿고, 남편 하나 보고, 그렇게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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