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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고맙습니다. ^^

조회수 : 1,766
작성일 : 2007-05-29 16:24:14
지금 제가 살고 있는 남자.  
그러니까 남편이 저랑 10년 연애하다 결혼한 남자에요.
물론 10년 내내 연애시절은 아니었고
어찌 알게되어 조금씩 조금씩 인연 만든게 10년이었지요.
20대 초엔 서로 지역이 떨어져 있다보니 만나기도 힘들었고
또 제가 어린 (?) 나이여서 다른 사람에 대한 호기심도 많고
그래서 소개팅도 받고 ..


처음 남편을 친구에게서 소개받고서도 그닥 뭐 마음이 가거나 하지
않았어요.  그러다보니 연락은 좀 하되 남자친구라고 인식은 안돼는
그런 상황...또 거리까지 떨어져 있다보니 더 그랬지요.
하지만 다른 남자들을 소개로 만나다보니 세상엔 별별 사람 다 있고
외모는 출중한데 성격이 별로라던가
인간성이 별로라던가  이런 사람들이 많더군요.

몇 년 지나면서 한결같은 남친(남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이 사람이랑 결혼해야 겠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외모가 출중한 것도, 능력이 좋은것도,  집안이 좋은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그냥 그냥인 편이었지만 그 한결같은 마음이 좋더라구요.
본격적으로 남친(남편)을 만나고 새록새록 추억도 만들고 사랑도 키워가고
어쩌다보니 남친(남편)이 지역을 옮겨 그나마 40분 거리로 가까워 졌지요.


저는 친오빠와 자취를 하면서 사회생활 하고 있다가 친오빠가 결혼하면서
저 혼자 또 자취를 해야해서  제가 가지고 있는 돈으론 지상에 방 구하기가 힘들어
반지하에 방을 구하고 산지 몇개월 되었을 때였습니다.
그때 그 반지하에서 참 여러가지 일 겪었네요.
곰팡이가 엄청나게 피어서 옷도 버리고 가방도 버리고  잠을 자고 일어나도
매케한 곰팡이 냄새때문에 개운하지도 않고.
이상한 사람이 왔다갔다 창문에서 소리내고 해서 무서워서 잠도 잘 못잤고...

그런데다가 어느날은  한참 잠을 자고 있는데 뭔가가 이상해서 일어나보니
물이 흥건이 고여있더군요.  냉장고에서 물이빠졌나 싶어 둘러봐도 아무 이상없어서
왜그러나.. 생각하기도 잠시... 그때 당시 세탁기가 방 안 한쪽에 놓이고 세탁기 호수를
꼽는 곳이 있었어요 물 빠지게... 그 곳에서 물이 역류해서 방으로 넘치는데..
자다가 정말 물벼락 맞은 꼴이었죠.


화장실에도 물이 가득차고.  방에서는 그 호수구멍에서 물이 역류해서 갑자기 들이치기
시작하고  반지하방이 꽤 넓어서 저 혼자 물을 막아 내기도 힘들고
정말 무섭고 눈물도 나고...그때가 새벽 2-3시 무렵이었으니  ...
근처에 친오빠가 있었지만 참 전화하기도 힘들데요.
결혼한 오빠한테 전화해서 그 시간에 와달라고 하기가 어찌나 힘들고 어렵던지요.
누구에게 전화해서 와달라 할 사람 없다는게 눈물나고 슬프더라구요.


그러다가 남친(남편)에게 전화를 했지요.  늦은 시간이었으니 자느라 전화 받을리도없고
몇번 했는데 안받길래  정말 혼자 정신없이 이쪽에 물이 내려오면 거길 수건이며 대야로
받아서 버리고 저쪽으로 또 내려오면 거기 매달리고... 한참 그러고 있는데
남친(남편)에게서 전화가 오더군요.   자느라 전화 못받아서 미안하다고 그 늦은 시간에
무슨 일이냐고 걱정되서 전화가 온거에요.  이차저차 설명을 했더니  당장 오겠다고 하더군요.
너무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 밤에 자다말고 40분 거리를 와줘서 같이 물도 퍼내주고 치워주고..
다른 일들도 고마운 일. 좋았던 일 많았지만  정말 제일 기억에 남는게 그때 일이에요.
가까이에 친오빠가 살아도 결혼했다 보니 쉽게 전화하지 못하겠더라구요.
혼자 무섭고 힘든데  기꺼이 와서 도와준 남친(남편)..물론 사귀는 사이다 보면
그게 쉬운 일일지 몰라도 전 그때 너무 너무 고마웠습니다.
아직도 그 일이 머릿속에 남아있을 만큼요..

그래서 갑자기 너무 고마워져서 남편에게 문자 보냈어요.
무턱대고 고맙다고 문자 보냈습니다. ㅎㅎㅎ
때때로 남편한테 잔소리 하고 잘 다투기도 하지만  ..^^;
IP : 211.221.xxx.7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인도여자남편
    '07.5.29 4:27 PM (121.180.xxx.91)

    잘하셧습니다....
    그분도 고마워 하고 계실꺼예요

  • 2.
    '07.5.29 4:33 PM (222.232.xxx.38)

    지금도 님이 고마워할 일 많이 하실걸요? 그죠?
    저는 연애 6개월 하고 결혼했어요. 한눈에 뿅이 아니라 배려깊은 맘때문에요. 정말 잘해줘요.
    암튼 걍 저도 남편에게 고맙네요.

  • 3. 원글
    '07.5.29 4:36 PM (211.221.xxx.73)

    음..남자들이 연애때 무척 잘하잖아요. 결혼하면 사실 많이 바뀌고...
    남편도 그래요. ㅎㅎㅎ 좀 많이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 착하고 성실한 남편이에요.
    아주 자상하거나 해서 잘 챙겨주진 못하지만 그래도 고마워요.ㅎㅎ

  • 4. ㅎㅎ
    '07.5.29 4:36 PM (221.164.xxx.16)

    잘하셨어요 ^^

    저도 결혼하고 살면서 생각해보니 고마운점이 참 많아 뜬금없이 문자를 보냈던적이 있어요
    저도 오랜 친구였는데 남편이 되었거든요

    "고마워......♡"
    이렇게 보냈는데 전화가 왔더라구요
    "벌써 봤어? 뭘 고마워해 당연한데"

    무슨 소린가 했더니 글쎄 ㅋㅋㅋㅋ
    그날이 월급 날이었어요
    남편은 월급 찍힌거 보고 문자 보낸줄 알았데요 ㅠ.ㅠ

    그래서 아띠~ 내 순수한 맘을 감히 돈으로 깎아 먹다니...했던 기억이 ^^;;;

    전 종종 뜬금없는 문자 잘 보냅니다
    비록 답문자는 잘 없지만 제 맘은 알아주겠죠?
    사랑하며 삽시다 ^^*

  • 5. ..
    '07.5.29 4:37 PM (125.128.xxx.191)

    내용이 너무 따뜻해요....저도 그런사랑 하고싶어요^^

    빨리 신랑될사람 만나고싶당....^^

  • 6. 원글녀
    '07.5.29 4:41 PM (211.221.xxx.73)

    ㅋㅋ 전요 남편한테 문자 자주 보내거든요. 저도 일하지만 가끔 종종 잘 보내요.
    보고싶다. 사랑한다. 고맙다 등등.. 근데 답장 없어요. 으흐흐
    남편이 밖에서 일하다 보니 문자 보내는게 힘들거에요. 또 그런거 잘 보내는 편도 아니고..ㅎㅎ
    이젠 아내의 문자에 익숙해 졌는지 별 반응이 없는게 탈이지만 그래도 고맙네요.ㅎㅎ
    이 마음이 계속 유지되어야 하는데 또 얼마 안가서 티격태격.ㅎㅎ
    금방 풀어지긴 해도 이 따뜻하고 고마운 마음을 늘 간직하고 살면서 기억해야 하는데
    다툴땐 그게 죄다 사라져서..ㅎㅎ

  • 7. ^^
    '07.5.29 5:37 PM (222.100.xxx.179)

    저도 남자친구한테 뜬금없이 "고마워요"라고 보내면
    그렇게 좋아할수가 없더라구요.
    남자들 그런거에 약한가봐요..
    원글님덕분에 지금 저도 한통 보냈어요
    원글님께도 고맙습니다 ㅎㅎ

  • 8. 흐믓
    '07.5.29 8:19 PM (59.6.xxx.183)

    저는 이상하게 이런 제목에 이런 내용들 읽다 보면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사람 사는게 그런가 봅니다.
    싫을 때도 있고 미울 때도 있지만 그래도 좋았던 순간들 떠올리면서 그 마음으로 살아야 더 좋은 삶이 되는 것 같아요.
    괜히 저까지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고 예전 연애할 때 생각이 나네요.^^

  • 9. 저도..
    '07.5.29 10:31 PM (211.177.xxx.25)

    울신랑 출근함 한번 전화가 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제가 고마워 하는건 전 요리나 만드는건 무지 좋아하는데..
    치우는건 정말 싫어라 합니다..
    그나마 주방은 깨끗이 해 놓는 편이지만 다른 곳은..정리란걸 잘 몰라요..
    울신랑 잔소리 할만한데 절대 뭐라 안합니다..
    허접하게 나마 만들어 놓은 딸옷 넘 이뻐라 하고..
    이세상에서 마누라 요리가 최곤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피곤하다 함 청소 알아서 다 해줍니다..
    결혼은 잘한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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