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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아프면 짜증내는 시어머니 당할때마다 제가 갉아먹어지는 느낌이들어요

30대 조회수 : 1,277
작성일 : 2007-03-31 01:24:42
대학다닐때 어떤 선생이 그러더군요.
마음에 담아둔 답답한 것들을 다른 방법이 아니라 글로 풀어내는 버릇을 들이면 좋다구요.
그래서 그 때부터 그 버릇을 들이기 시작했지요.
요새같이 블로그 할땐 그 버릇이 참 좋은데 이제 이웃도 많이 생기고 하다보니
남의 눈 무서워서 이런 얘긴 못하네요.

저희 시어머니.
그냥 보면 참 좋은 분이세요.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시고
자식일이라면 당신몸이 부서져라 열심이시고.

알뜰하시고 손주들 끔찍이 사랑하시고 사랑도 많으시고 신앙도 좋으시고 미인이시고...

시부모님과 2년을 살고 분가한게 작년 12월입니다.
시댁과는 길하나 건너는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구요.
2년동안 아이 갖고 낳고하면서 정신없이 보냈다 싶었지만,
저는 알게모르게 상처를 많이 받은거 ㅅ같아요.
저희 시어머니도 저한데 마찬가지로 그러셨겠지요.
제가 모르는 무엇때문으로 상처받고 그러셨을거예요.

하지만,
몸이 약한 어머님이 아프실때마다 저에게 심술처럼 퍼붓는 생각없는 말에 자꾸만 상처를 받네요.
이제 저도 조금있으면 삼십대 중반인데
결혼한지 6년차인데
어머니하고 지내면서 많이 익숙해졌다 생각하는데
별것 아닌말에 자꾸만 상처받습니다.

몸이 약하시기 때문에
또 자식들 중에 누가 속이라고 썩이면 우리어머니 바로 드러누우십니다.
제가 퉁명스레 대답만해도 그러셨지요 같이 살땐.

오늘 아침에 애 아빠 출근시키고
이제 16개월 먹은 놈이랑 자고일어났는데
벨이 울려 인터폰을 보니 시부모님이 오셨더군요.
환절기라 어머니 몸이 안좋으신건 알았지만,
일전에 오셔서 좋다고 했더 ㄴ것들을 하나하나 트집을 잡으시면서
구질구질하게 저게 뭐냐는 둥
어수선해 죽겠다는 둥 ...
요새 제가 DIY하느라고 정신이 없는데
제가 만든것들을 갖고 그렇게 얘기하시니까 힘이 빠지데요...

하기야 이런 말들은 아무것도 아니지요. ..
그 전엔 더 심한소리도 잘하셨는걸요.
너 같은게 어떻게 우리 애하고...
그 얘긴 들은지 3년이나 되었고 이제 애 낳고 뻔뻔하고 유들유들한 아줌마가 되었는데도
아직도 생각이 나네요.

본심은 그런 분이 아니니까...
그리고 저도 시어머니를 좋아하는 면이 많구요...
그렇게 넘어가자 넘어가자 해도
아플때마다 핀잔처럼 아무생각없이 던지는 말들이 참.. 싫으네요.
아프기 때문에
저도 당신아들한테 독설을 퍼부어도
저도 면죄부가 주어지는걸까요.
좋은게 좋은거라고 넘어가고 싶지만
오늘처럼 자꾸만 머리속에 남아서 괴로운 날이 있네요.
죄없는 남편을 들볶을 수도 없고...
맘 같아서는 다 얘기하고 쏟아버리고 싶지만
가운데서 착한 남편이 무슨죄래요.

그냥 가슴속에 있는 얘기들 털어놔 봅니다.
그렇게 저한테 막말하는게
제가 친정이 없으니까 우습게 보여서 그런건 아닐까 하면
더 속상하네요.

하지만,
제가 참아야지요. ^^
저는 떠오르는 해이고.
어머님은 지는 해인데.
또 언젠가는 저도 지는 해가 될거구요.
그냥 넋두리처럼 읊어봅니다.
IP : 125.187.xxx.12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3.31 1:45 AM (61.66.xxx.98)

    또 자식들 중에 누가 속이라고 썩이면 우리어머니 바로 드러누우십니다.
    ---->시어머니에게 드러눕는것은 자식들을 조종하는 수단이죠.
    아파서 드러눕는게 아니라 드러누우면 자식들이 말을 들어주니까..
    혹은 두러눕는거 보기 싫거나 겁나서 지레 요구를 들어주니까...
    일생을 그런 방식으로 남을 조종하면서 살아왔을 겁니다.
    주변사람들 피를 말리죠.
    방법은--- 냅두세요.
    막말로 시어머니께서 자기 성질 못이겨서 드러눕는건데요.

    그리고 자꾸 시어머니 말씀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세요.
    나이 드셔서 그런거라도 참견해야 어른노릇하는 거라 생각하시나 보죠.
    그냥 시어머님 취향과 내 취향이 같을 수 없다,같은게 더 이상한게 아닌가?
    몇십년의 세대차이가 있는데...하고 속으로 생각하시고 넘어가세요.

    그리고 친정이 없어서가 아닐까?하는 생각은 하지 마세요.
    그런 생각 한다고 없는 친정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든든한 친정이 있어도,니가 친정믿고 우리집안 무시하냐고
    트집잡는 시어머니도 있으니까요.
    반대로 친정이 없으니 대신 부모노릇 해주는 따뜻한 시부모도 계시고요.
    친정과는 상관없이 시부모의 인격과 관계된거니까,
    괜히 친정문제로 처량해 지지 마세요.

    따로 사시니 시어머니 계실때는 듣는둥 마는둥 하시고,
    안계실때는 원글님 마음대로 하고 사세요.
    힘내세요.

  • 2. 힘내세요
    '07.3.31 8:21 AM (70.64.xxx.134)

    함 힘드시겠습니다. 우리 친정엄마도 몸이 약해서 자주 드러누우십니다.(-_-). 그런데 조정수단으로 그러시는분도 있지만 우리 엄마경우는 그렇지가 않거든요. 정말 신경이 예민하고 허약...그자체 입니다.(한의원에 가면 80 노인 맥이 잡힌다고 할정도로) . 혹시 그런분은 아니신지? 만약 그렇다면 비위맞춰드리면서 나쁜이야기 들은건 그냥 흘리실수 밖에 도리가 없지않을까요?

    몸이 아프면 건강한 우리들도 남편한테 독설퍼부을때가 있지않나요?

    힘든 상황이지만 현명하게 대처하셔서 win-win하시기를 바랍니다.

  • 3.
    '07.3.31 9:21 AM (220.94.xxx.172)

    어느 시어머니나 그런답니다.
    아마도 더했으면 더했지요.....ㅠ,,ㅠ
    님의 말처럼 시어머니의 좋은면을 생각하시어 보기싫은 부분은 모두 흘려보내시고...
    내 남편의 엄니이기에... 그러수도 있겠다 생각하시어 마음을 편히 하세요.
    누구나 그러고 삽니다.
    특별한 경우 제외하고는 시어머니가 친정엄마같으니... 어쩌니,,,실은 그런소리들은 가정속을
    파고들면 둘중 한사람은 엄청난 희생을 치르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친정이 없는 문제로는 괴로워마세요.
    친정있는 다른집 며느리보다... 훌륭하십니다.

  • 4. ...
    '07.3.31 10:32 AM (125.177.xxx.9)

    시집 식구가 하는말은 흘려들으세요 그래야 오래삽니다
    그리고 가끔은 받아쳐야 우습게 보지 않아요 뒤에서 욕은해도
    서로 대우해 주고 좋은말만 하면 좋을텐데 왜들 그러는지

    아무래도 자식이나 부모나 정신적 독립이 안되서 그런거 같아요 좋게 말하면 끈끈한 유대고
    서로 알아서 잘 살면 되는데

    우린 나중에 그러지 말자고요

  • 5. 아하
    '07.3.31 11:42 AM (218.236.xxx.125)

    저도 힘내세요님 어머님처럼 힘들면 누워야 할만큼 몸이 허약합니다..
    기운이 없어서 눕지않으면 쓰러지거든요.
    저는 아직 며느리는 안봤지만 조심해야겠는걸요.
    물론 힘들어 눕는것과 몸이 아파 눕는건 상대방에게 다 전달되겠지만요..
    몸이 약하면 사실 짜증이 좀 많긴해요..말 두마디만 시켜도 대꾸할 기운없어 짜증이 나더라니까요...
    아이들이 오해할 수도 있겠군요..아무쪼록 건강관리 잘하고 조심해야겠어요.

    원글님은 좋은분 같은데 너무 마음쓰지말고 여기에 다 풀어놓으세요~

  • 6.
    '07.3.31 7:32 PM (58.141.xxx.40)

    친정엄마가 새엄마냐는 소리도 들었어요.
    어쩜 그렇게 엄마한테 잘하냐고.
    자기한테 하는거 천분의 일도 안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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