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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생일상...

똥강아지 조회수 : 623
작성일 : 2006-06-10 00:56:19
일요일이 남편 생일이에요..

남편은 그날도 출근하구요.. 전 결혼식이 있어서 서울까지 가야 하구요.. 여긴 인천..

토욜날 미리 갈까 하고 있었는데, 저녁에 어머님이 오셨네요..(옆동에 형님네 살아요)

외출했다 오시는길인가봐요.. 소고기를 주시면서 내일 생일상 차려서 다같이 불러서 먹으라네요..

안그래도 고기좀 살까 했는데 마침 잘됬다 싶었는데 아주버님이랑 다 불러서 차리라니 갑자기 짜증이 확 밀려오네요..

지난달 제생일엔 뭐했게요..

어머님 생일과 항상 며칠상간 이라서 제생일날 어머님 생신상 장보고 밑손질 하고 있었지요..

며칠전에 생일 못챙겼다고 양말 몇켤레 사오셨더라구요..

뭐.. 다 좋아요..

그까짓 생일 뭐 대수라고요.. 전 올해부터 미역국도 안끓여 먹기로 했어요..

결혼한 여자들 특히 애키우는 엄마들 생일상 받아 먹을일도 없구하니.. 이참에 생일 별거 아니다 치기로요

그러면서 어머님은 그날 놀러가시니까 내일 차리라는 겁니다..

신랑은 새벽에 나가는 사람이라서 저녁에 8시면 자야하거든요..

근데 식구들 불러서 먹다보면 그렇게 되나요.. 게다가 토요일 일요일 모두 일하는 사람이구요..

그래서 제가 저녁만 먹고 가라고 하게되기 쉽상이라 했더니 그래도 차리라네요..

당신께서 키우면서 먹고살기 바빠 생일상도 미역국이 다였다면서 잘차려구라고 하시더라구요..

저 별루 어머님한테 말대꾸 한번 안하고요, 싫은 소리해도 네네하면서 다 듣는 스탈이거든요..

오늘두 물론 네네 했지요..

근데 속에선 제생일날은 암것도 안하고 일만했는데 어찌 아들 생일만 잘 차리라니요..

아무리 시어머니지만 참 너무하시네요..

그러면서 저보고 내일 아침에 형님한테 전화하라고 하시더라구요.. 혹시 약속잡을지 모르니깐..

그래서 어머님 가시고 바로 형님한테 문자 날렸죠.. 그러다 애들 다 잔다고 해서 건너왔죠..

수다를 떨다가 아주버님한테 내일 오시라고 형님이 통화를 하는데 벌써 알고 있다는 겁니다..

어머님이 아주버님한테 벌써 말했다고 하더라구요.. 어이상실입니다..

일요일 결혼식때문에 토욜날 미리 갈려고 했었는데, 만약에 생일상 안차린다 했으면 쫒겨날뻔 했지요..

웃긴건 지난 2월 아주버님 생신때도 똑같은일이 벌어졌었지요..

그때도 어머님이 소고기를 사오셨고..(아는집이 있음..)

우리신랑한테는 며칠전부터 저녁먹으러 오라고 했었구요.. 물론 저한테는 말안했죠.. 당일까지..

형님역시 저희가 오는건 모르고 있었구요.. (당일날 알았다고 함)

전 안가려고 했지만 어머님이 두세번 연거푸 전화를 하셔서 어쩔 수 없이 갔는데, 형님의 그 표정이란..

아주 바늘방석에 앉아서 밥먹는 기분이었죠..  형님은 부르지도 않았는데 와서 뾰루퉁..

어휴.. 말하다보니 시어머니 흉보기가 되버렸네요..

암튼.. 그렇습니다..

글로 적는다는게 한계가 있네요.. 뭐 사는게 거기서 거기니 다들 이런 사정들 하나둘쯤 있겠지요..

내일 아파트 장서는 날이니 아침일찍 장보라네요.. 할것도 없는데.. 중요한건 돈도 없죠..

저희집과 형님네가 요즘 아주 힘든때거든요..

보험다 실효되고 전화끊기기 일보직전 관리비 카드값 줄줄이 연체되는데도 어찌해서 생일상은 그리 꼭 차려야 하는지.. 그것도 아들 생일상만요..

씁쓸합니다..

사실 남편과도 몇달째 사이가 안좋으니 더 흥이 안납니다..

이거저거 레시피 뽑아놨는데, 엉덩이가 안떨어지네요..

전 식구 없는집에서 자란터라 사람들이 들이닥치면 적응이 잘 안되서요..

게다가 전 애기가 하나인데 형님네는 셋이고 다 합하면 6명이니 순식간에 우리집식구의 두배가 더해지는 셈이지요..


여차저차한 사정으로 한아파트에 살게 되었는데, 1년 살면서 그동안은 그래도 불편한거 몰랐는데 오늘 갑자기 이래서 멀리 살라고 하나 싶네요..

아이고 점점 삼천포로 파지네요..

쓰다보니 내가 왜 글을 쓰는지도 까먹네요..^^;  요점이 뭐냐구요...

아뭏든.. 불고기양념부터 들어갑니다..  

화이팅 해주세요..!!!
IP : 222.121.xxx.18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구~
    '06.6.10 1:16 AM (219.249.xxx.207)

    많이 속상하시겠어요. 어차피 하겠다고 맘 먹으셨으면....걍 대~충 차리세요.
    반찬들 사시고 손 많이 가지 않는 음식으로다가...
    넘 이쁜 남편이라도 시엄니가 저러시면 속상할텐데...요즘 별로 안 이쁘시다니 그냥 '나 이만큼 노력했다;하는 성의만 보이심이 어떨지...내년에 남편분이 이쁘게 보일때, 그때 레시피 뽑아서 거~하게 한상 차려주심이 어떨런지요.

  • 2. 아~~~~~
    '06.6.10 9:39 AM (59.7.xxx.239)

    왜덜 그러실까요???
    아들이 뭔데 그리도 기세가 당당하신겁니까??????
    전 요즘 자유게시판이나 이런저런 코너에 글들을 읽다보면
    이러다 내가 홧병 생기지~~~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더불어 난 그나마 편~~한 시댁을 만났구나 싶은 생각도 들고
    원글님~~~~~~~~
    정말 대~~~~~충 차리세요
    미역국에 구냥 머 먹던 찬이랑 그 외에 쬐~~끔 더 하세요
    아~~~~~열받넹~~
    며느리 생일은 왜 안챙기면서리....그 잘난 아들 어머님이 직접 차려주시지~~
    울 친정엄마도 저러실까봐 저도 신경무지 쓰이던데
    자주 수시로 엄마한테 말씀드려 저런일이 없도록 해야겠어요^^
    님~~~~~~여기다 다 쏟아놓고요 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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