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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와 딸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이런 경우

대략난감 조회수 : 1,544
작성일 : 2006-05-24 14:51:15
저의 남자친구네 누나와 매형 이야기입니다.

결혼한지 1년 됐는데 주말마다 친정집-그니깐 남친네 집이죠- 에 와서 머무르시나봐요.

처음에 저는 그 얘기 듣고 어머니 혼자  계심 쓸쓸하실텐데-남자친구가 고등학교 때 사별하셨어요- 그래

도 주말마다 찾아 뵈니깐 좋다 라는 식으로 생각했죠.

그 전까지는 어머님과 누나 두 분이서 지내셨고 남친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딴 데서 다녔으니 아무래도 모녀간 정이 더 두터워졌겠죠.

근데 종종 얘기를 들을수록 좀 어이가 없는 부분이 많아서요.

일단 둘이서 남친네 집에 오면 항상 빈 손으로 와서 주말내내 어머님이 해주시는 음식 먹고 지내고 마트

에 장을 보러 가면 어머님이 누나네 집 먹거리까지 다 계산하신답니다.

돈 버는 딸이 있는데도 항상 엄마가 계산하게 하는 것도 못할 노릇이지만 옆에 사위까지 같이 있으면서

장모가 계산하게 놔두는 건 정말 이해가 안가네요.

저는 그 얘기 듣고 뜨악했지만 그래도 용돈을 규칙적으로 드리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니라네요.

'가끔 드리는 것 같아...' 라고 말끝을 흐리는데 얘기한 거 종합해 보면 가뭄에 콩 나듯 많이 드려야

10만원 정도 드릴 것 같네요.

모아놓은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연금으로 생활하시거든요. 워낙 알뜰하게 아껴 쓰신다지만 그래봤자 연

금이 몇 백이 되는 것도 아닌데 뻔히 돈 버는 딸과 사위가 주말마다 와서 반찬 퍼가고 차려주는 밥 먹고 식

료품까지 챙겨 들고 가는 거잖아요.

뭐...앞으로 10년 20년 보장되는 직장 생활이 아니라지만 둘이 합치면 월수 400~500은 되고 신혼집도 매

형네 집에서 전세 얻어 준거니 대출금도 하나도 없는 상황이에요.

워낙 수더분하신 분이라 내색은 안하시고 즐거운 맘으로 딸네 식구들 맞이하시지만 그래도 가끔씩 남자친

구한테 넘 얌체같다고 푸념을 하시나 봅니다.

남자친구는 자기가 봐도 둘이 얌체같긴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아껴 사니까 자기 누나 고생은 안시키겠지

라며 껄껄 웃고 마는 정도에요.

워낙에 자린고비라 취미생활도 없고 집에 있으며 해먹기 귀찮으니까 겸사겸사 해서 주말마다 남친네 집으

로 오나 봅니다.

그러면서 돈 아껴서 해외여행 갈 때는 둘이 쏙 가버리더군요.

신혼여행 말고 벌써 두 번이나 갔다왔더군요. 가까운 동남아에 아주 저렴한 패키지로 갔다 왔다고 하지만

평소에 저런 얘기들을 듣고나니까 둘이서 해외여행 다녀왔단 소리가 곱게 안 들리네요.

저나 남친이나 앞으로 결혼할 생각인데 한 식구 될 누나와 매형 커플이 저런 성향의 사람들이니 걱정되기

도 하구요....

솔직히 제가 평소에 제일 싫어하는 게 자기 돈 안 쓰고 어떻게든 빌 붙는 얌체같은 사람들이거든요.

저희 집 사람들이나 제 주위 친구들을 봐도 그런 사람들 아무도 없거든요.

남자친구도 저한테 더 못해줘서 미안해 했음 했지 절대 저한테나 주위 친구나 선후배, 가족한테 돈 아끼

는 스타일 아니거든요.

그리고 결혼하더라도 전셋집 마련하는 것부터 문제일 것 같아요.

저나 남친이나 전문직이라지만 이제 갓 졸업하고 나온지 얼마 안 되서 전적으로 빚 안 지고 저희 돈으로

오피스텔이라도 마련하기 힘들거든요.
아마 남친 어머님은 그래도 아들 키워놔서 졸업했으니 결혼은 자기 힘으로 하겠지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

은데(대학 6년 공부시키신 것만도 고생하신거죠) 막상 하나도 도움 못 받을 생각하면 속이 답답해요.


대단한 갑부집 아들이랑 결혼하길 바라는 건 더더욱 아니지만 적어도 결혼할 남자가 전셋집 해오기도 어

렵다고 생각하니 이제와서 그런 게 얼마나 부담이 되는 건지 알 것 같아요.

제 주위를 봐도 내년이나 내후년에 결혼할 생각 가진 친구들 남자쪽에서 집을 해오거나 그게 아님 시댁이

랑 친정에서 반씩 대주시는 식으로 하더라구요.

차라리 남친이랑 저랑 대출 받아서 집을 구했음 구했지 저도 부모님한테 손 벌리긴 정말 싫어요.

우리 엄마는 남친네 집 사정 알지만 그래도 전세 얻을 때 어느 정도 보태줄 수 있는 형편인 줄로만 막연히

알고 저보고 결혼 넘 늦게 하지 말라고 종종 얘기하길래

제가 사실대로 다 얘기했더니 기가 막혀 하시면서

'그럼 데릴 사위라도 해야되나...'

이러시다가 '아니지...딸 번듯이 키워놨는데 내가 뭐가 아쉬워서.... 그냥 너 결혼 일찍 할 것 없다...일찍

하면 너 고생만 하지...'하면서 한숨 쉬시네요.

어쩜 다른 집 같았음 진작부터 반대하고 못 사귀게 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에요.

처음 사귈 때 남친네 집 얘기 하니까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다가 같이 밥 먹고 여러 번 만나면서 남친 예뻐

하고 아들같이 생각하시고 아버지 안 계신 거나 여러 모로 측은하게 생각하시는 거거든요.

가끔은 남친이 정말 불쌍해요.

공보의 끝나고 수련을 받고 싶어도 결혼 자금이 없으니 그것도 망설여지고 그러나봐요.

남친 보면서 성격 좋고 예의 바르고 사근사근하고 머리 좋은데 거기다 집안만 좀 받쳐 줬음 훨씬 더 자신

감 있어 할텐데 라면서 안타까워합니다.

가끔은 문득 그런 생각 들어요...

쟤도 그냥 돈 많은 집 여자 선 보고 만나서 개업시켜주고 유학 보내줄 수 있는 여자랑 결혼하면 편하지 않을까하고요...

근데 남친이 저 혼자 생각이라도 저런 생각 했다면 무지 섭섭해 할 것 같아 미안하네요.

이대로라면 향후 적어도 3년간 결혼하기 힘들 것 같아요.

가뜩이나 앞으로 결혼 할 것 때문에 남친은 고민 중인데 누나와 매형 커플이 저렇게 어머니한테 돈은 못

드릴 망정 퍼가기만 하니 옆에서 얘기 듣는 저는 정말 황당하기 그지 없네요.

이런 식이라면 나중에 결혼하더라도 어머님은 아들한테 의지하기 바라고 딸한테는 퍼주기만 하실런지

벌써 걱정되구요.

저야 당연히 어머님한테 잘 해드릴 생각이고 제가 직접 생신상도 차려 드리고 이것 저것 챙겨 드릴 생각이

지만 흔히들 말하는 '난 그래도 할 도리 하는데 왜 다른 형제들은 저러지' 라는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게 될지 우려 됩니다.

정말 속 비우고 신경 안 쓰고 살면 편하겠지만 저도 인간인지라 걱정되고 심난하고 그렇네요.
IP : 211.58.xxx.18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6.5.24 3:16 PM (124.62.xxx.60)

    글이너무 길어서 보기 힘들어요.
    중간에 띄워 주시면 글 읽는데 도움이될듯...

  • 2. 대략난감
    '06.5.24 3:21 PM (211.58.xxx.188)


    제가 쓰고 보니 진짜 그렇네요. 띄어쓰기 할게요 ^^

  • 3. 절대
    '06.5.24 3:23 PM (222.96.xxx.194)

    결혼하지마세요.
    남친 부자집 딸하고 결혼하고 본인은 남친과 같은 조건의 닥터 말고 더 일반적인 닥터분이랑하세요...

    두분다 힘듭니다.

  • 4. ...
    '06.5.24 3:25 PM (210.123.xxx.81)

    쪽지드려요.

  • 5. 원글
    '06.5.24 3:55 PM (211.58.xxx.188)

    ㅠ.ㅠ
    많이 안 좋은가요?
    저는 그래도 초반에 돈 때문에 좀 버거워도 둘이 같이 벌어서 알콩달콩 잘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남친네 집 형편 별로인 거 빼곤 다 괜찮다 생각하는데 그 한 가지 빠지는 게 아주 크게 작용할 수도 있겠죠...
    저도 비슷하게 생각해봤는데 이것 땜에 헤어지긴 넘 그럴 것 같아요...
    남친 가슴에 완죤 대못 박는 거고 저도 다른 사람 만나서 행복할 수 있을까 우려되고 그래요.
    모르겠어요.
    흑....

  • 6. 원글
    '06.5.24 4:10 PM (211.58.xxx.188)

    그리고 어머님께 용돈은 규칙적으로 챙겨드려도 생활비를 저희가 부담할 상황은 아니거든요.
    아들이 돈 번다고 갑자기 물 쓰듯 펑펑 쓰실 분은 절대 아닌 것 같구요. 제가 봤을 때 남친이 자기 일에 욕심도 많고 책임감이 있어서 당장 젊었을 땐 버거워도 앞으로는 잘 벌 것 같아요.
    그렇다 해도 그냥 평균 수준인 남자랑 결혼하는 것 보다는 리스크가 있겠죠.....
    --;;
    근데요 이 얘긴 깜빡하고 못 했는데....
    남친네 식구 쪽 남자들이 모두 단명했어요. 아버님이나 작은 아버지, 큰아버지 모두 60 되기 전이나
    갓 넘기시고 각기 다른 지병으로 돌아가셨더라구요. 암은 아니구 간경화, 당뇨....
    엄마한테 큰아버지도 돌아가셨다더라...하고 얘기하니까 그 집 내력 있는 거 아니냐고 펄쩍
    뛰시던데 작은 아버지까지 돌아가신 거 알면 쌍수 들고 말릴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사실 돈 없는 거 그렇다 치더라도 저도 저 부분은 좀 걸리거든요.
    미치겠어요 정말...
    도대체 한 두 해 전만 해도 전혀 고민거리가 안 되는 것들이 지금은 아주 괴롭네요.
    제가 넘 태평했던 건지...
    단명하는 거 남친한테도 영향 있을 가능성이 농후할까요?
    아버지가 술 좋아하셔서 지병으로 빨리 가신 거 자기도 아니까 평소에 술 자주 먹지는 않는데 그래도
    가끔 몸이 찌뿌둥하다고 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거려요.
    그러고 보니 아주 안 좋은 상황 같기도 하네요......ㅠ,ㅠ

  • 7. 에궁..
    '06.5.24 4:19 PM (210.182.xxx.34)

    저두 말리고 싶네요 남자들이 단명하는 집안력이 있다면 더더욱 아닌가요?

    그것도 당뇨도 유전이고 간경화도 조짐이 있다는 거니깐요 그리고 의사면 더더욱 스트레스 받는 타입일꺼구요..

    사랑만으로하는 결혼생활은 정말 다르다는걸 느낍니다.

  • 8. 에구구..
    '06.5.24 5:25 PM (218.144.xxx.8)

    다른건 몰라도 남자들 단명하는 집안력은 정말 아니네요.
    두분이 의사면 같이 벌면 중년 이후엔 여유있게 살 수도 있겠지만, 단명이라니요...
    그런데, 요즘같이 개업하기 힘든때에 돈 없으면 학교에 남기도 힘든데... 걱정이네요.
    주위보면 여자 선생님들은 의사 집안이나 집안 아주 좋은 사람과 결혼 많이 하던데...

    조건만 따지자면 절대님 말씀대로 하는게 맞겠지만... 정이란게 어디 그리 쉽게 정리되던가요???

  • 9. ...
    '06.5.24 7:36 PM (58.73.xxx.35)

    남친쪽 집...남자들이 단명한다는게
    많이 걸리는군요
    그런건 가족력 무시못하는건데...

    글구, 시댁이 별로 잘살지 않는건 문제가 크지않을수 있으나
    (시모가 아주 되먹지 않은 분 같진 않아 보이니...)
    결혼하게 되면 스트레스는 마니 받을거 같아 보이네요
    저런 얌체같은 시누...적잖이 스트레스 됩니다.
    제경우..시어른들이나 다른 식구들은
    대부분 다들 좋으시구,저희한테 뭐라도 더 챙겨주고 싶어하는데
    시누하나가...것두 내외가 아주 쌍으로
    완전 얌체에다 사람 허파 뒤집는데 뭐있거든요
    지금 신랑이랑 결혼하구서 시댁이나 다른것때매 스트레스 받는건 없는데
    그 시누내외는 결혼전부터 사람 짜증나게 하더니
    지금도 여전히....아주 꼴도 보기 싫을 정도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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