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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좋을지..도와주세요 (좀 길어요)
저두 신랑하고 대판 싸웠어요. 벌써 2주가 훨씬 넘은 일인데 아직 말안하구요, 당연히 각방 쓰구요. 저요, 부부사이 글 쓰신 님처럼 천사같은 여자는 아녔어요. 나름 성질이 쩜 있긴했죠. 그런데 사실 맘은 상당히 여리고 소심하거든요. 사실 소심하고 마음이 여린 사람들이 문제를 보고도 꾹꾹 눌러 참다가 어느순간에 폭발하는 거 같아요. 그러니 보는 사람은 제가 미친*인줄 알죠 (제 남동생이 어느날 조곤조곤 말을 해주더군요. 누나가 문제를 보고도 인내(?)로 꾹꾹 눌렀다가 한 번에 터트리면 상대방은 황당해서 누나를 미친*으로 보지 않겠냐고). 암튼 얼마전에 싸울때 화가 폭발하니까 점점 주체할 수 없이 화가 나면서 (불위에 기름 쏟아 붇는 거랑 비슷) 정말 정신이 외출한 것마냥 화를 냈어요. 글구 진짜 이게 저를 2주이상 침묵속에 가둬두고 잇는 것인데, 제가 심지어 욕까지 했거든요. 저요, 가방끈 길어요. 글구 인문학(Art and Humanities) 전공입니다. 인문학(Humanities)가 말그대로 인성하고 관련된 학문인데 제가 이렇게 교양없이 굴엇다는 것, 너무 창피하고 부끄럽고 우울합니다. 제 부모님 저 곱고 귀하게 공들여서 교육시켜주셨고, 저 지금 강단에도 섭니다.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울 부모님 욕먹인것 같아 너무 속상합니다. 울 신랑한테도 미안하지만, 제가 지금 울 신랑한테 느끼는 것이 죄책감인지 분노인지 아님 둘 다인지 머리가 너무 복잡합니다.
저 결혼한지 1년 밖에 안됐어요. 둘 다 객지에서 공부하고요. 근데 너무 힘들어요. 학생으로 만났고 학생으로 사는 게 어떤 건지 잘 아는 사람이 결혼하고 나니까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게 안 도와줘요. 제가 자기 무수리인가요? 살림하고 청소하고 놀아주고..그러면 제 공부와 강의준비는 언제하냐구요. 집에 오면 맨날 오락만 해요. 하루에 보통 3-시간 꼼짝도 안하구요. 게임을 너무 열심히 하는게 아니나구 결혼 초에 한 번 얘길 했는데 (좋게), 성질내면서 자기 게임하는 것 같구 뭐라하지 말라구 해서 그 이후론 단 한번도 게임얘기 안했습니다. 신랑의 변명(?)은 제가 안놀아줘서 그렇답니다. 제가 매일 잠자기 전까지 책만 보니까 자기가 심심해서 게임을 한대요. 글구 혼자 잠자리 드는게 저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게임하면서 함께 잘 때까지 기다린다는 거예요. 솔직히 제가 놀아 줄 수 없고, 또 나름 신랑도 스트레스 풀 게 있어야겠지 싶어서 그냥 내버려 두었어요. 물론 시간이 점점 흐르니까 제가 잠자리에 들어도 게임하더라구요. 솔직히 저는 그 게임하는 시간 조금만 줄여서 가끔 저녁도 좀 한 번 차려주고, 청소기라도 돌려주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지만, 잔소리하는 것 같아 그냥 참고 말았죠.
혹자는 제게 네가 매일같이 24시간 공부하는 건 아니잖니, 시간을 내서 신랑하고 놀아줘야지 그래요. 말은 합리적으로 들리는데, 저 정말 시간을 만들어서 장도 보고 요리도 하고 집도 대충 치우고 해야해요. 그러다보면 놀 시간이 없어요. 살림 사시는 분 들 아시잖아요, 먹고 치우다보면 얼마나 하루가 금방 가는지...저요 지난 학기엔 저녁때 도서관에 가서 종종 곯아 떨어졌어요. 수업하고 수업 듣고, 집에와서 살림하고 다시 수업 준비하고...제 체력으로는 많이 힘들거든요. 근데 신랑은 한 술 더 떠서 제가 결혼하구 나서 부부관계에 소원해 졌다구 뭐라해요. 부부관계는 의무이기도 하다나...상담을 받아보는 게 어떻냐...엄마한테 물어봐라, 너한테 문제가 있나 없나...저요, 나름대로 이유를 압니다. 일단 몸이 피곤한데 안땡기죠. 담날 수업잇어서 일찍 일어나야한다면 당근 부담 느껴지구요 (몸이 피곤해지니까. 근육통도 있잖아요). 암튼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였어요. 쓰고 보니까 울 신랑이 나쁜 넘 같은데, 그건 아니구요. 그 사람 성격은 넘 좋고 인간성은 좋은데, 다만 훈련이 안돼서 (글구 제가 훈련을 시킬 수 없어서) 저를 넘 지치게 해요. 전 또 그 스트레스를 줄일만큼 대화를 잘하는 편도 아니구요. 글타구 제가 수퍼우먼도 아니구요.
지난 주에 딱 한 번 말을 했어요. 신랑이 질문하더군요. 도대체 내가 뭘 그리 잘못했냐, 욕을 얻어먹을 만큼 잘못했냐 그러대요. 이말 듣는 순간 가슴이 탁 막혔어요. 숨이 막혀서 대답도 못하고 가만히 있으니까 잘못 안했다는 거냐, 욕한게 잘했다는 거냐 이러더군요. 제가 보기에 문제의 핵심은 욕을 한게 잘했냐 아니냐가 아니라구 생각하는데 (뮬론 욕한것 자체는 의심할 나위없이 잘못한거니까), 남편은 저의 말한마디만 가지고 따지네요. 저요, 제 자신이 무서워요. 이대로 가면 제가 미칠까봐서요. 신랑은 지금 우리 결혼생활의 핵심적인 문제가 뭔지 전혀 모르고 다만 저의 인간성이 더러워서 지 승질 못이기고 저렇게 발광(?)한다고 믿는 것 같은데, 저는 또 사실 저의, 아니 우리의 문제는 인간성의 문제가 아니고 결혼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발생하는 '관계'에서 파생되는 문제라는 걸 이해시킬 기운도 의지도 없구요.
심각하게 제 맘에 이혼이 떠오르는데, 이 또한 문제의 해결은 아니라는 게 두렵죠. 상처만 안고 떠나는 거잖아요. 글구 한국에 계신 부모님은 마음은 또 어떠겠어요. 주변에서 시집안보내냐고 하도 그래서 스트레스 받으시던 울 부모님, 제가 연애해서 신랑만나니까 객지에서 외로운 딸 보살펴 줄 사람 생겼다고 그저 예뽀라 해주셨는데, 결혼 1년 만에 이혼소리 들리면 쓰러지시지 않을지...시부모님들도 늦게 본 막내아들 당신들 눈 감기 전에 결혼시켰다고 나름 한 시름 더셨는데 혹 이혼소리 들으시면 크게 맘 상하시지 않을지...제 남동생 내년에 결혼한다는데 그때까지는 이혼을 참아야하는 건 아닌지...글구 이곳에 사는 한국사람들 눈하고 입은 또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요즘은 그냥 머리가 텅 비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아침에 눈을 안떴으면 좋겠어요...
1. 공부하는
'05.9.26 5:58 AM (60.238.xxx.232)여자들의 단점은 냉정함과 논리적이라는 데 있다고 봐요.
그로인해 슈퍼우먼을 용납하지 않으면서도 슈퍼우먼이 되기도 하죠.
게다가 생활의 스트레스조차 합리화시켜 왔을 수도 있어요.
지금까지의 원글님의 생활과 생각을 정리해서 간단 명료한 편지를 써 보세요.
긴 편지는 무용지물입니다.
근육통이 있는 것도 쓰시고, 앞으로 어떤 행복을 기대하는지도 써 보세요. 상황설명 빼고요.
지금 원글님의 글도 상황설명이 잘 되어있으므로 지긋하게 읽어내려가면 이해하기 쉽지만
솔직히 도중에 지칩니다.
편지를 주고 받은 후 대화를 해 보세요.
사랑하면서 늙어가려고 결혼을 한 것이라는 걸 이해시켜보세요.
욕을 한 것이 성질이 나빠서라고 일축하는 사람이라면 영락없는 한국 남자인 것 같지만
동생분 말씀처럼 미리미리 이해를 구하지 않았던 원글님 잘못도 있어요.
한 번 해 보세요. 아침에 눈을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에 가슴이 너무 아립니다.2. 원글인데
'05.9.26 5:58 AM (24.41.xxx.141)'공부하는'님 답글 감사합니다. 솔직히 제 머릿속에 너무 많은 게 뒤죽박죽 꽉 차있어서 뭘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어떻게 알아듣기 쉽게 조목조목 간략하게 쓸 지 모른채 하소연하듯 썼어요 (앞서 밝힌대로 원래 다른 글 답글로 시작한 거였는데 길어졌어요).
남편 논문하고는 상관없는 일이구요 (사실 남편은 커리어를 잘 쌓아가고 있어요). 저두 나름 잘해나가고 있는 편이긴해요, 남편만큼은 아니지만.
암튼 이 긴 글, 두서없는 글을 읽고 답해주셔서 감사해요. 글 올려넣고 답글 기다렸어요, 넘 답답한 마음에...아까 쓰면서도 눈물이 났는데, '공부하는'님 답글을 읽으니 왜이리 눈물이 나는지...서러운 맘도 다시 들고, 또 그래도 내 서러운 하소연을 듣고 도와주려는 사람이 있다는 게 고마워서 그런 모양이예요.3. 저랑 같네요..
'05.9.26 6:22 AM (59.187.xxx.166)저도 신랑이랑 같이 공부하는 처지에요. 결혼 1년 되가구여...
님 남편처럼 우리신랑 게임 영화 기타 등등.. 저 돈벌어가며 살림 공부 강의 합니다..
신랑요? 강의 공부 .. 저보다 일이 적죠? 집안 좀 치우고.. 음식하고 하면.. 정말 시간 절대 부족..
강의준비? 전 지금 이시간에 하는 중입니다..
오늘 다섯시 기상.. 에구.. 1시 강의에 준비 아직도 안됬네요..^^;;
저 지금도 무쟈게 싸우고.. 과거에도 씨우고...
언제 한번 울며불며... 그 후론 나아지더군여..
그 전에는 화만 냈는데.. 안울던 제가 우니까 신랑도 좀 당황했나봐여...
부부관계도 원글님같아요.. 우리신랑 너 자꾸 이러면 바람핀다.. 하더군여..
정말.. 힘들어요.. 몸이 좋아야 것도 하고싶죠....
근데 몸이 좋은 날이 없어요..ㅎㅎ
윗분들이 다 얘기하신거랑 같아요. 여우짓, 설득, 포기 ..
님 남편이 어느쪽일까요?4. 보리
'05.9.26 8:09 AM (220.121.xxx.82)문제의 요점은 집안일이네요.
님은 집안일을 공동일로 느끼는데 남편은 님의 일로 느껴 함께 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거.
너무 힘들다고 진지하게 말하세요.
자기가 하지 않으면 그까짓게 뭐가... 하면서 전혀 모릅니다.
'그까짓게' 하거든 역할을 바꿔서 그러면 남편에게 집안일을 전적으로 맡겨보세요.
힘이 든가 안 든가.
힘이 안 든다면 이참에 전담시키구요.
힘이 든다고 인정하면 그 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시면 되겠네요.
정 안 되면 당분간 님도 살림을 포기하고 집에서 남편과 같이 행동하세요.
음식은 사먹고,청소는 하지 마세요.
아기도 없으니 조금만 참으시면 되죠.
'입장 바꿔서 생각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계기를 만들어주세요.5. ...
'05.9.26 8:36 AM (211.196.xxx.196)지금이라도 엄마 명의로 등기신고를 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그 후 돌아가신 뒤 매매를 하셔서 분배하시고요.6. 강의..
'05.9.26 9:08 AM (210.115.xxx.169)일정 자체가 너무 힘들어 보이시네요.
강의하시고 강의 들으신다는 것을 보아 박사과정 같은데..
짐작이 맞다면 강의 안하시고
박사논문 빨리 통과하시는 데 주력하시면 안되나요?
이런 저런 혼란이 마음을 더 힘겹게 하는 것 같더라고요.
몸약한 저는
살림 전혀 신경 안쓰고 그저 학업하는 데도 벅찼어요.
박사 끝낸 후 강의만 감다하면 안되는 상황인가요?
살림하고 강의 듣고 강의 준비하는 분들도 계시긴 했지만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살림하는 데 힘빼지 마시고요. 나도 좀 정신이 있어야 남도 시키던지
부탁하겠더라고요.7. 힘드시죠
'05.9.26 9:19 AM (203.241.xxx.23)힘든점 충분히 이해갑니다.
폭발할 만하구요.
그러나 이만한 일로 이혼을 생각한다면
이혼후 더 많이 후회하실것 같네요.
그냥 집안일 대충하세요
그래도 괜찮습디다.
가장 필요한 먹는것만 좀 해먹고
닦고, 씻고하는걸 시간있을때
한번만 하셔서 몸이 좀 견뎌내게 해야지요.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곧 익숙해집니다.
그리고 남편분에 여우짓(?)하는것
살다보니 참 중요하더군요.
생활의 일부분이라 생각하시고 실행에 옮겨보세요.
그만큼의 댓가가 님에게 올거에요.8. 음...
'05.9.26 9:18 AM (210.94.xxx.89)집치우고, 요리하고, 장보는 것...
포기하세요.
저는 직장맘인데, 직장맘들 사이에서도 님과 같은 문제가 많이 일어납니다. 그 때 경험자들이 하는 충고는 딱하나.. 그냥 포기하라는 겁니다.
내가 안 하면 누가하지? 라는 생각은 버리세요. 그거 안 해도 좀 지저분하게 인스턴트먹고 살든지, 남편이 하든지입니다.
포기하는 데, 필요한 것은 딱 하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기입니다. 사람에게 귀가 왜 두 개이냐하면, 내 인생에 쓸데없는 얘기는 듣고, 그냥 흘리라고 두 개랍니다. 남편이 잔소리하거든, 서로 잔소리하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고 하세요. 그리고 왠만한 잔소리는 그냥 듣고 무시하세요.
손님이 놀러오면 어쩌나... 이런 것도 그냥 잊으세요. 님이 스스로 너무 많은 책임감을 스스로에게 강요하고 있어요.9. bb
'05.9.26 10:04 AM (211.228.xxx.169)저는 가끔 신랑이 투정비슷하게 잔소리하면.... (새벽일찍 나갈때 아침밥 문제 같은거)
당신만 엄마가 해주는 밥먹고 다녔냐,
나도 엄마가 해주는 밥먹고 빨래해주는 옷입고 다니고 그랬다.
지금껏 안하다가 결혼해서 내집안일 하는게 얼마나 힘든건지 아느냐, 나도 직장다니고,
내것만 하는것도 아니고 당신것 까지 다하는데 내가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면 그런소리 말아라.
이런식으로 말합니다. 그러면 수긍하더군요.(울신랑이 넘 순한가??)10. ㄹㄹ
'05.9.26 10:04 AM (211.253.xxx.36)이혼하고 다른 남자 만나도 똑같습니다...남자들 별 차이 없어요.
원글님이 이혼하시면 그걸로 부모님께 엄청 불효하는것 맞구요.
다시 재혼 권하실텐데..어쪄시려구요.11. 집안 일을..
'05.9.26 10:18 AM (61.110.xxx.137)포기하세요..
저도 신혼초 비슷한 일로 신랑과 이야기 해본 일이 있어서 님이 사정이 어떤 지 알 것 같아요.
게임 문제 빼고는 저랑 정말 비슷하셨네요.
제 경우는 제가 집안 일을 포기했어요.
슈퍼우먼은 제가 갈 길이 아니라 생각되어서요...
설겆이도 모아두었다가, 청소도 3일~4일에 대충 한번 하니까 기력이 생기던걸요...
신랑도 제가 힘들어서 미룬다면 별 소리 안합니다.
자기도 일하면 힘든 거 아니까요..
신랑이 가사 분담을 해주지 않으면 맞벌인 버틸 수 없답니다.
너무 당연하신 거니까 기운내시구요..
부부 사이 다시 행복해 지시길 바랄께요.12. 18년차주부
'05.9.26 10:17 AM (59.11.xxx.144)원글님...우선 사는 모습 제가 늙어서 그런지 건강하게 느껴져요. 윗분들이 많은 이야기를 하셨으니까.
그렇게 그렇게 사는 겁니다....후훗 지혜와 지식은 다르지만 ,똑독한 분들이니까 서로 깍기며 둥글게 살아가게 될겁니다. 좀 현실적인 대안을 드린다면 파출부를 일주일에 두번정도 쓰십시요.일부분은 해결됩니다.이혼은 저두 18년동안 생각만합니다.하하...13. 쵸코크림
'05.9.26 10:19 AM (222.112.xxx.243)님.. 결혼은 현실이지요.. 그것도 아주 힘든 ..
편지를 쓰세요..님남편분께 말로 하면 감정이 격해지고 잘 이해도 못합니다..
남자들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편지를 쓰세요 조목조목 그리고 님의 마음을 솔직하게 편지로 하세요..
전 효과있던대요..14. 원글
'05.9.26 10:23 AM (24.41.xxx.141)다시 원글인데요, 일단 답글주신 분들 넘넘 감사해요. 얼굴도 모르는 사람 하소연+고민 들어주시고 친절하게 조언도 마다하지 않으셔서요. 일단 답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많이 되네요.
사실 말씀하신 것들 왠만한 건 다해봤네요.
살림 그냥 내버려둬봤어요. 왠만하면 치우지 않을까? 절대 아니더군요.
신랑보니까 옷은 깨끗하게 입어서 빨래를 줄이고 속옷은 이틀씩 입고, 뭐 나름대로 살 방도를 찾더군요.
청소기 돌리는 것 (집이 크지도 않은데) 한 달에 한 번이나 잡을까? 누가 온다고하면 그 때 돌리는데, 솔직히 집이 지저분해서 누구 오라 소리도 못하니 청소기 돌리는 건 거의 안한다고 보면되죠. 저한테 뭐 흘린다고 짜증내고...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제가 일주일에 한두번이라도 돌려요, 먼지땜에.
냉장고 비우면 알아서 해먹지 않을까...이것도 오래 전에 접었습니다. 그냥 굶더군요.
아니면 차(집에 차가 한 대인데 이건 결혼 전에 친정부모님이 사주셨어요) 가지고 나가서 자기배 채우고 실험실에 가더군요 (차마저 가져가면 난 어디가서 배고픔을 해결하라고..)
제가 사는 곳이 미국시골이라 워낙 환경이 열악해서 제 몸이 더 힘들 수 밖에 없네요.
강의를 하지 말고 학위만 빨리 따면 어떻겠냐는 조언, 감사합니다. 근데 상황이...
일단 강의를 안하면 학비문제가 걸리네요. 제 신랑 RA봉급으로는 어림없고요, 글타구 친정에 손벌리기는 죄송하구요, 시댁은 아예 꿈도 안꿉니다. 시댁은 형편이 어려워서 이제껏 용돈 한 번을 안주셨어요. 항상 얼른 성공해라, 열심히 해서. 이게 답니다. 친정부모님은 시시때때로 명절떡값, 생일선물 명목으로 돈을 주시는데, 제 학비를 부탁드릴만큼은 아니구요 (일년에 만오천불인데요, 학비만...)
글구 여기선 티칭이 중요한 경력이 되니까 티칭을 그만두기는 그렇구요.15. ...
'05.9.26 10:23 AM (219.121.xxx.236)애라도 없으시지요.저는 애 둘 데리고 맞벌이 했습니다.
한때는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밥 차리고 출근 했구요.
조선 남자들 원래 안 도와줘요.
지금은 애들도 크고 맞벌이 안하니까 그런 문제 없어졌지만 아뭏든 그때는 저도
원글님 같았습니다.
거의 히스테리 발작 수준..이해 합니다.
일단 남편에게 힘든 상황 알리고 살림은 내팽개 치세요..
그러면 아쉬운 놈이 우물 팝니다.16. 맘에드네요
'05.9.26 10:28 AM (59.11.xxx.144)윗글님 아쉬운 놈이 우물을 판다,,,,맞는 말씀!
그럼요 애가 생기면 차원이 다르지요.애들먹이느라 새벽밥 힘든지 모르겠더라구요
제딸두 조선남자에겐 안보낼겁니다.미국에 살아두 조선남자는 조선남자지요17. 다시 원글
'05.9.26 10:33 AM (24.41.xxx.141)윗분 중 한 분이 파출부쓰는게 어떻겠냐고 하셨는데, 정말 사람만 있으면 제 TA봉급 쪼개서라도 쓰고 싶습니다. 하다못해 장만 봐주시는 분이라고 있으면...하다못해 반찬파는 집이라도 있으면...이게 제 소망인데요. 이 동네는 학생만 있고, 이민자 분들도 없어서 파출부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네요. 미국에서 인건비가 워낙 비싸니 사람이 있어도 쓰기 어렵겠지만...한국이민자가 많은 곳이라면 어떻게든 도움을 받을텐데, 여기선 그게 불가능해요.
이렇게 쓰고 보니 뭐 어쩌라고...이러실지 모르겠네요. 근데 그게 제 상황이라 너무 막막해요.
뭣보다 울 신랑인 인간 XXX로는 정말 괜찮은 사람인데 남편 XXX로는 너무 아니라는 것.
그리구 자기도 이곳에서 유학생활 혼자 해봐서 이 지역에서 유학생으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너무 잘 아는데 나몰라라 한다는 것 (저희는 유학와서 만났거든요).
저번에 보니까 자기 집(본가)에서는 집에서 걸레질도 하고 하던데 왜 여기서는 걸레 한 번을 잡아보질 않는지 (뭐가 걸레인지 알기나 할지...)
일단 몇 분들이 말씀하신대로 편지를 쓸게요.
아직도 맘이 복잡하고 막막해서 뭘 어떻게 써야할 지 그것조차 정리가 안되긴 하지만요.
정말 제가 결혼한지 1년 밖에 안됐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아요.
암튼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어디 하소연도 못하구 그냥 울기만하구 그렇게 그렇게 거의 3주를 지냈어요. 이제 조금 마음이 가라앉네요.18. 다시 18년차
'05.9.26 10:41 AM (59.11.xxx.144)원글님....그랬군요.미국이군요.에휴.....한국에 오시면 애도 낳으실텐데 애 다키운 맘씨 좋은 아줌마 이웃하시는 행운이 있길 바래요.전 바로 윗집 새댁과 음식도 올려 보내도 급할 때 아기 봐주고 생김치 담글때면 바로 올려 보내고 옥수수도 젤 좋은 놈으로 보내고...울지마요.밥도 챙겨먹고 , 아니 빵도 챙겨 먹고 기운내요.속이 든든해야 기분도 좋아 지는 법이니,,,,옆에 원글님이 있다면 밥 같이 먹구 이야기 나눈텐데...
힘내요.....상황은 또 달라질테니 길게 봐요.19. 또 다시 18년차
'05.9.26 10:45 AM (59.11.xxx.144)그러고 보니 저두 아기 아주 어렸을때 2명데리고 힘들게 미국 시골에 쳐박혀 있었던 때가 있었네요....
쳐박혀.....란 표현은 저 차가 없었구 원룸에서 기저귀 빨구 살았다는! 주말 마다 마땅히 한국음식점이 없던 그곳에서 맨날 신랑친구들 밥먹으러 왔었던 떄가 있었네요.애 업구 밥차려냈었어요.에휴....20. 또 다시 원글
'05.9.26 10:56 AM (24.41.xxx.141)'18년차'님, 너무 맘이 따뜻하세요. 제가 나중에 한국가면 님같은 이웃, 인생선배 만났음 좋겠네요. 다시 한 번 그 따뜻한 맘씨와 말투에 위로받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21. 쵸코크림
'05.9.26 11:03 AM (222.112.xxx.243)원글님 너무 힘드시겠다..
어쩐대요 .. 남편분께 여기 댓글을 복사해서 보여주세요..
원글님 어서 상황을 개선해야지 안그러면 우울증 걸리겠어여..
살림만 해도 얼마나 힘든대 해도해도 표도 안나고 안하면 대번에 표나고
남편분꼐 말씀하세요 누구를 사랑해서 결혼한게 이렇게 힘들고 우울한일 인지 몰랐다고..
남편분께 꼭 여기달린 리플을 보여주세요..
남편님..
어서 부인을 도와주세요..도와줄사람이 남편뿐인데 욕한거 한가지만 가지고 괴롭히지 마시고
문제의 본질을 봐주세요..
님의 부인은 지금 아주 절실하게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어서 감지하시고 도와주세요..
당신의 부인이 병들어 가고 있어여..22. 네가지 있는 미혼
'05.9.26 11:02 AM (24.162.xxx.186)정말 학생들, 결혼 한 사람들 집에 가서 당연한듯이 주말에 밥 얻어먹고 그거 정말 제가 옆에서 봐도 화가나던데... (저는 그래서 꼭! 아기 신발이라도 하나씩 사들고 가요. )
주변에 여자분이 집에 계시고, 남자분만 공부하시는 분은 좀 괜찮은데, 두분다 공부하시는 분은 거의 매일 전쟁 이더라구요. 공부하시는 여자분들 보면 혼자 문제 있다고 끙끙 앓고 계시고, 남자분들은 밖에 스트레스 받은거 집에 와서 다풀고... 옆에서 보니깐 정말 안쓰럽던데...도움 되는 말씀은 못드리지만, 힘내시라고 ^^23. 음...
'05.9.26 11:10 AM (210.94.xxx.89)먼지때문에 일주일에 두 번이라도 돌린다고 하셨죠?
그것도 포기하셔야 해요..
남편이 차 가지고 나갈 때, 그냥 님도 같이 가서 식사하세요...
제 친구는 님과 같은 상황이 되니까, 버티다버티다가 결국 나중엔 식사를 집에다 신문지깔고 컵라면에 물부어먹고 신문지와 컵라면 버리고 끝냈어요. 컵라면 국물버리면 청소 귀찮다고 물은 적게 붓고...
그리고... 미국이라면 그냥 중고차라도 차를 한 대 더 구입해서 몰고다니세요. 있는 차 한대를 남편이 몰고 다니니까, 님만 갑갑한 것같군요.
앞에도 적었지만, 남편이 잔소리하거든 님도 잔소리하고 싶지만 안 하고 산다고.. 남편은 다른 마누라와 비교하고 싶겠지만, 나도 그만큼 다른 남편과 비교하고 싶을 때가 있다고.. 하지만, 남편의 자존심과 내 자존심을 위해서 그런 것을 입 밖에 안 낸다고... 서로 잔소리하지 말고 행복하게 살자고 하세요.
참고로.. 울 남편이 다른 마누라는 이런 것도 해 주고, 저런 것도 하고.. 이런 불평을 한 적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죠. 내 주위의 남편은 마누라를 위해서 이런 것도 해 주고, 저런 것도 해 준다고.. 하지만 남편이 현재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는 지 알기 때문에 그런 것을 남편에게 이야기해서 스트레스 주거나 하지 않는다고... 서로 집에서 무얼하고 안 하고하는 것보다, 서로 생활을 이해하고 스트레스 안 주는 것이 더 현명한 것 아니냐고... 남편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말했더니, 다시는 그런 소리를 안 하더군요.24. 에궁,,어째..
'05.9.26 11:29 AM (218.159.xxx.158)맘속에 해야만 할 일들을 다 버리세요.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안될일들.... 공부...겠지요? 그것만 하세요. 남편분도 공부하는 아내랑 살았으니 좀 불편하고 좀 지저분해도 그냥 사셔야지요... 남편분 게임하는거 그것도 그냥 놔두세요... 지금은 서로가 너무 힘들고 어려운 시기이니.... 서로 맘 상하는 일은 되도록 안하는게 좋을것 같아요.. 남편분이 들어줄것 같지도 않고... 박현숙 이라는 여성학자께서 쓰신 수필집에 아이들 키우면서 온집안을 난장판으로 해놓고 살았다고 하더군요... 공부도 해야하고 살림도 해야하고 집에 아들은 3명이나 있고.... 차라리 남에게 욕먹어도 집안을 아이들위주로 돌려 놓으니 넘 편해졌다고 하더군요... 물론 다른집 손님들은 와서 기암을 하고 도망갔다 합니다...
아이는 없어도 그냥 지금 상황에 맞춰서 편한대로 그냥 사세요..
1년이면 넘 짧은데... 서로 사랑해서 학생인데도 결혼했는데...
단지 그런 사소한 일로 이혼까지 하는건 서로에게 넘 큰 상처네요..
남편분 좋은분 같은데...
맘을 서로 너그럽게 하는 환경을 다시 함 만들어보세요...
도움이 됬을지..25. 블랙
'05.9.26 11:42 AM (61.105.xxx.183)아내이길 포기하시고 자신을 공부하는 기계로 만드세요.
원글님과 원글님의 부모님만 생각하세요.
원글님 부모님이 돈이 펑펑 남아서 차도 사주시고 때때마다 돈도 부치시나요?
남편분 경우도 없고 어이도 없으십니다만 그다지 바뀔 것 같지 않습니다.26. 결혼한여자의성공
'05.9.26 1:31 PM (220.75.xxx.229)친정이나 혹은 시부모님 그리고 남편의 외조가 없다면 힘든길입니다
지금은 아이도 없으시니 그나마 상황이 나으신거라 생각되요
문제는 원글님은 남편분과 함께 공부하며 일하는 결혼생활을 원하시만 남편분은 외조없이 내조만을 바라신다는거죠
아직 결혼한지 1년밖에 안되셨으니, 남편의 자리, 아내의 자리란것에 익숙하지 못하시고
당연 외조도 내조도 부족한 상태에서 어느 한쪽에서만 내조 또는 외조만을 강요한다고 원글에서는 느껴집니다
저 역시 아직 결혼한지 몇년 안된 상태라 조언하기엔 감히 어설픈 입장이지만
확실히 느끼는건 오늘을 살아가는 현실에서 여자가 일하거나 공부하려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건 분명하다는겁니다. 친정어머니가 도와주는 경우가 일과 결혼에서 성공하는 경우가 많구요
신사임당이 훌륭한 여성이 될수 있었던 이유도 친정어머니가 율곡 이이를 다 키우고 남편도 처가에서 살 정도로 친정어머니의 딸의 뒷바라지가 있었기 때문이라 합니다
남편이 일하는 아내를 도와주는 경우도 많지만, 남편이 백수가 아닌 이상 드문 케이스인게 현실이구요
욕을하거나 화를 내기보다는 도와달라고 자주자주 부탁하세요
남편분은 외조가 어떤것인지 잘 모르실겁니다. 집안일이란게 귀찮을뿐이죠
그게 집안일이 아니라 사랑하는 아내가 원하는 액션이며 이벤트라 생각한다면 차츰 익숙해질겁니다
그래도 도와주지 않는다면 원글님의 공부와 일을 포기하는걸 원하시는건지 솔직하게 대화해보세요
제 나름 일하면서 아이 둘 키운 결혼생활 7년의 생각입니다27. 경험자
'05.9.26 2:30 PM (203.230.xxx.110)현재 강단에 있는 경험자 입니다.
저희는 부부가 같이 공부하면서 정말 이혼 지경까지 간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당시는 절실했지요.
현재 글쓴 분은 부부가 샹대방에 대한 기대가 어긋나고있는것 같아요.
사실 어느 부부인들 기대가 딱 맞겠습니까만
그렇지 않다는것을 알기까지 얼마나 오랜 투쟁이 있는지 휴....
일단 집안 일을 간단히하고 그리고 양을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도 말이 쉽지 돈도들고 쉬운일이 아니잖아요.
하지만 궁하면 통한다고 연구를 해보십시오.
그리고 집안일을 남자들이 하게 하는것(저는 이것은 못하고 있지만)
집안일의 주도권을 여자가 쥐고 남자를 좌우해야 합니다.
그대신 남자가 좌우당한다는느낌을 갖지 않도록 지혜롭게 해야하지요.
한국남자들이 다 귀한 아드님들이시라서(내남편도 그래요.)
감히 남편에게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이 자신의 좌우한다는사실을 못참아하거든요.
그리고 님과 같은 성격 본인도 힘들지만 주변에서는 완전 폭탄입니다.
제가 그렇거든요.
아무 소리 안하다가 폭발해서 이소리 저소리하면 미친줄 압디다.
난 참고 참은건데.....
남들은 참은거 모르거든요. 내가 말을 안했으니까....
아참 그리고 본인한테도 관대해지세요.
아이고 중구난방 입니다.
하도 일이 안되서 들어왔다가
저의 초년시절을 보는것같아서 가슴이아파서 도움말을 좀 쓴다는게 이리 됐습니다.
힘내세요.28. 마녀
'05.9.26 4:12 PM (222.238.xxx.170)좋을듯해요...
만화 지금 보는거 다 괜찮아요...그때의 애들이 열광하는 책이기도 하구요...그러다가 글책으로 가면 되고요.
엄마가 엄마책 많이 읽으세요...애 책도 슬쩍 한두권 거실에 흘려두기도 하구요...
책 먹는 여우 이 책도 좋아요. 책이 뭐랄까...깜찍하고 위트있고 재치가 있어요...전 이런 류를 좋아해서리 ㅋㅋ29. 제 성격과 비슷한데
'05.9.26 5:34 PM (211.119.xxx.23)원글님 어떡하든지 흥분 안하셔야 되요.
저도 잘 못은 남편은 했는데 제가 흥분을 하는 바람에
결국 제가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요. 대략 좌절입니다.
근데 남편을 바꿀수도 없고
또 바꾼다고 해도 똑같은 사양입니다.
사양이 달라지기는 힘들지요.30. 원글
'05.9.27 2:49 AM (24.41.xxx.141)아침에 강의하고 오니 이렇게 많은 답글이 달렸군요. 어젯밤엔 그냥 눈물만 나오고 정말이지 남동생한테 국제전화라도 걸어서 넌 이담에 네 와이프한테 이렇게 하지 말라고 하면서 하소연하고 싶을 정도였어요. 일단 제가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신랑하고 대화할래요, 님들이 자상하게 충고해주신 것들을 되새기면서. 근본은 좋은 사람이니까 이해해주지 않을까 생각하구요. 님들 정말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님들 가정에 항상 웃음과 행복이 가득하길 기도할께요. 저도 다시 한 번 힘낼께요. '마녀"님, 네 우리 한 번 노력해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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