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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처럼...

simple 조회수 : 2,338
작성일 : 2005-04-04 12:33:50
저 예전에 사귀던 남자친구가 있었어요.... 어쩌다 보니 사귀게 되었고 참 맘고생이 심했습니다...
남자친구는 주변에서 플레이보이로 명성이 자자하던 사람이었는데 그냥 술한잔 같이 하자고 만나선...사귀게 되었지요...(술이 웬숩니다...-.-)

이런 사람과는 사귀면 안되겠다, 내나이가 이제 27인데(당시나이) 이젠 범생이를 만나야겠다...그런 고민을 했더랬죠...

오래 고민한 끝에 헤어지잔 말을 하고 차에서 내렸어요...그날은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이었는데, 남자친구가 우산 가져가란 말도 무시하고 그냥 내렸습니다...(당근 비맞았죠... 왠 청승..ㅠ.ㅠ)

남자친구는 기다리겠다고, 생각이 정리되면 연락달라고 하더군요...(그래도 "그래"란 말을 안해서 안도감을 느꼈습니다^^;;;; 제 친구는 헤어지자니까 남자가 기다렸다는듯이 그러자고 하더군요-.-)

우산을 가져가면 계속 생각날거 같아서, 나중에 돌려줄 핑계로 또 만날까봐....비를 맞으며 집에 돌아오는 길은 어찌나 슬프던지...비록 만난건 한달이었지만 집에 돌아와보니 만난 기간은 그다지 중요치 않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일년 만난것보다 더 크게 제 맘속에 자리잡았단걸 깨닫게 되었거든요...

그래, 이제 잊어야지...하면서 담날 집을 나서고 평상시처럼 생활하면서 문득문득 핸드폰을 보게 되었어요... 혹시 문자가 오지 않았나, 전화가 왔다 계속 확인을 하는 저를 발견하면서 이러면 안돼~~ 하고 괴로워했습니다..

저녁에 습관처럼 그사람 핸드폰 번호 단축키를 누르다가 흠칫 놀라서 핸드폰을 꺼버리고,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면서 벨소리도 바꿔보구.. 누워서 핸드폰 기능도 공부하고...그러다가 화가 나서 핸드폰을 픽 던져버리고...혼자서 핸드폰가지고 난리를 치다가 울면서 잠이 들었죠....

그 담날.. 무의식중에 핸드폰을 계속 확인하는 저를 보구 저에게 자문했습니다..그사람이 생각나니? 보구싶니?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결심했어요...비록 제가 이상형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한번 더 만나보자... 그사람에 대해 미리 실망하지 말자, 만나보고 판단하자...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전화를 했습니다..

남자친구는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전화를 받았고 점심 같이 먹자고 했어요... 아무일 없었듯이 담담한 그 사람을 보면서 반갑기도 하고 저혼자 쌩쑈를 한게 우습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그 사람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사귀다가 후회를 하더라고 지금은 다시 만나보자, 만나고 나서 생각하자...

밥먹고 나서면서 웃는 그 사람 얼굴을 보면서 마음이 아렸습니다...언젠가 헤어지겠지...그래도 후회할건 없잖아...


그렇게 다시 사귀게 되었고, 지금은 제 돌된 딸내미 아빠에요^^;;;;;;;;;오호호호

어제 밤에 둘째 낳자고 성화여서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사실 이번에 실명으로 바뀌고서 많은 분들이 떠나셨어요.. 습관처럼 여기를 오면서 떠난 분들이 궁금해졌어요...탈퇴는 하셨지만 저처럼 습관적으로 여기를 오시지 않았을까? 다시 한번 뵙기를 희망합니다^^

ps. 남편이 소문은 무성했지만, 알고보니 별것도 아니더라구요...^^;;;;
IP : 218.49.xxx.23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쵸코크림
    '05.4.4 12:46 PM (222.112.xxx.117)

    오호호호호~~~

    소문무성...알고보니..에헤헤헤헤..
    행복해 보이세요~~~

  • 2. 하늘아래
    '05.4.4 1:11 PM (211.206.xxx.152)

    그렇죠????
    습관처럼...습관이 무섭습니다....

  • 3. 포비쫑
    '05.4.4 2:32 PM (61.73.xxx.75)

    행복해 보이시니 좋습니다
    더 많은 행복 알알이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 4. 모카치노
    '05.4.4 2:47 PM (211.35.xxx.117)

    ^^* 저도 덩달아 마음이 따뜻해지는걸요..
    떠나셨다는 분들이 실은 저보다 더 82를 사랑하고 계셨던 거 같단 생각이 들어요...
    저같은 회원은 개미처럼 별 도움도 안되고 그저 와서 도움만 받고 정보만 얻고 가는 게 다이지만..
    떠나신 분들은 그 마음이 오죽하셨으면 탈퇴라는 마지막 선택을 하셨을까... 마음이 아프네요

  • 5. 비오는날
    '05.4.4 3:56 PM (211.55.xxx.154)

    하하하~행복하세요~쭉~~~

  • 6. 창가의 토토
    '05.4.4 4:22 PM (222.237.xxx.14)

    재밌게 읽었어요..ㅎㅎ.
    탈퇴하신분들....습관처럼 들어왔다가 이글 읽고 다시 오셨음 좋겠네요.

  • 7. 환이맘
    '05.4.4 5:18 PM (210.105.xxx.2)

    재미있어요
    뭐든지 마음 가는데로 솔직한게 가장 좋은것 같아여
    행복하시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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