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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해서...

로그아웃 조회수 : 1,352
작성일 : 2004-12-16 03:31:36
엉엉 울었어요.

저는 대학원 학생인데 지도교수가 그다지 친절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렇다고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안 하는 사람도 아닌데...

용건이 있어 이 메일을 써서 답장을 받으면 항상 기분이 나빠요.
그런데 오늘은 이메일을 보고 정말 속이 상해서 울었어요.

원래 제가 과제를 기한내에 내지 못하고 늦게 내서 잘못한게 있긴 하지만,
그걸 그렇게 지적하면서 사람을 무안하게 해야 하는지...

지도교수님이 유명하고 실력 있어서 학생들이 벌벌 떠는 분이긴 하지만,
이렇게 마음이 불편해가지고서야, 앞으로 계속 공부를 할 수 있을지...
차라리 실력이 좀 떨어져도 다른 사람 마음을 덜 다치게 하는 사람이라면 좋겠어요.
본인은 자기가 글을 쓰는 스타일이  그런 줄도 모를거에요.

지난 한달 동안 꼬박 매달려도 제 능력으로는 도저히 과제를 기한내에 제출 할 수가 없어서 연기를 받았었거든요. 되는데로 해서 대충 마무리해서 낼 수도 있었지만, 저는 좀더 잘해 보려고 연기해가면서 까지 끝낸건데.
능력도 안되는 것 같고...너무 속상해서 다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만 듭니다.



IP : 194.80.xxx.10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농
    '04.12.16 5:25 AM (61.84.xxx.28)

    아이쿠..때려치우긴요.
    사회는 그런 식으로 상처받는거...더 심하답니다.
    대놓고 인격모독하는 것도 예사구요.
    많이 힘이 드시겠지만.... 훈련한다 생각하고 참아보세요.
    능력이 되면 그 교수한테 왜 배우겠어요. 그 교수가 원글님한테 배우지.
    그러니깐..좀 부족한 듯 한게 배우는 사람의 당연한 모습인거구요.
    대학원생활하면 ....별별 마음상하는 일이 많다는거...
    조금 알거든요.
    좀 더 울구..혼자서 그 교수한테 하고싶은 말...험한 말도 좀 해보구...
    글구.....또 다시 시작하는거지요뭐.^^..
    이제까지 공부 잘 해오셨으니...지금 그 자리에
    계신것이쟎아요...앞으로도 잘 하실거예요..

  • 2. kimi
    '04.12.16 8:46 AM (211.215.xxx.182)

    에구,
    내잘못은 잊어버리고 남의 탓만 하신는 어린 공주님 같으네요.
    나의 잘못을 지적하고, 지적당한 것에 상처를 받어서 그 공부 그냥 그자리서 끝내고 싶으시면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 어떻게 적응을 하시겠읍니까?
    사회생활은 더 힘들고, 고충이 더 많습니다. 잘못을 했을 경우, 그자리에서 "이정도의 실력으로 여기서 일한다는 것, 그러면 노력이라도 할 것이지, 그 와중에 연기까지 해주었는데, 겨우 이정도야, 안되겠군,
    사표 써야 되는 것 아닌가?" 이런 정도의 심한 말을 많이 들어가면서 사회생활의 경력과 이력이 쌓여가면서 내 실력도 하나하나 계단 쌓어가듯이 높아갑니다.

    그런데 이제 겨우 그 지도교수한테 작은 상처 하나 받고 다 때려치우고 싶다는 님의 어린 공주님 같은 생각은 저 멀리 태평양 바다에 버리세요. 실력이 뒤떨어진 교수한테 무엇을 배우겠읍니까? 그저 대강대강 넘어갈 수가 있어서 좋겠읍니까? 그저 대강대강 지금은 쉽게 강의를 듣고 학위 수여후에는 사회에 나가서 무슨 소리를 듣을 수가 있겠읍니까? 아마 위에 제가 예를 들었던 그 소리 들을 것입니다.

    지적을 받고 있다는 것은 그 교수님이 님을 기억하고 어느 한구석 그래도 마음에 두고 기억하고 있는
    제자가 아닌가요? 조금 더 잘하라고 채찍을 더 가한다고 해석하세요. 아예 지도교수님의 마음에 님의 리포트내용이 없었다면 지적조차도 하지 않았을겁니다. 할 가치가 없으니깐요.

    그리고 앞으로 리포트 체출하실때 절대 연기신청하지 마세요. 할 수 있는 능력하에 있기에 기간이 정해지고 과제가 정해지는 것입니다. 나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미리 결정하지 마시고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면 25시를 만드셔셔 그 기간내에 제출하시는 습관을 만드세요. 좀더 잘할려고 생각하셨다는 것 자체가 이미 님께서는 더 배우고저 하는 마음과 자세가 되어 있으니, 모르면 어려워 하지 마시고 지도교수를 괴롭히세요. 학생은 모르면 지속적으로 물어보고 배우는 것이 본연의 자세이고, 교수는 지속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본연의 자세이니, 나의 것이 될 때까지 그 지도교수님 괴롭혀서 제출하세요. 그저 내가 배울때는 다른 것은 염두에 두지 마세요. 지금의 나의 목적은 그 지도교수의 지식을 빼어내가지고 나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니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마세요. 물론 지도교수와 나와의 인성 교감이 잘 통하고 연결성이 좋으면 금상첨화죠. 허나, 지금은 그 경우가 아닌 것 같으니.....

    포기하지 마세요.
    그 교수하고 마음속으로 내기하세요.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 3. 다 그래요
    '04.12.16 8:48 AM (222.103.xxx.65)

    저는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학위를 했는데 살기는 대구에 살았거든요.
    아침 첫차를 타고 (그때는 새벽 4시 통일호인가 그랬어요.) 헐레벌떡 가도 약속시간에 1-2분 늦기도 하거든요.
    그렇다고 서울가서 잘 수도 없는 상황이었고...
    그런데 얼마나 화를 내시는지(수업도 아니고 그냥 밑도 끝도 없이 갑자기 오라고해서 갔었거든요. 하여간 같이 학위하는 남자 후배 때문인것도 있고ㅡ 얘기하자면 길지만)
    정말 이거고 저고고 다 그만 두고 싶더라구요.
    다 그래요. 크고 작은 문제와 맘상하는 말과....

    하지만 사회에 나오면 그거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지도 교수하고는 지도받는 것과 학위라도 있지요.
    그런 것 없이도 서럽게 구는 일도 이겨내야 하거든요. 힘내세요.

    아참, 그리고 이건 한국과 외국에서 공부하면서 또 공부하는사람들과 만나면서 얻은 제 경험인데요,

    원글님이 쓰신 것중에서 제가 표시한 부분이요:
    지난 한달 동안 꼬박 매달려도 "제 능력으로는" 도저히 과제를 기한내에 제출 할 수가 없어서 연기를 받았었거든요. 되는데로 해서 대충 마무리해서 낼 수도 있었지만, 저는 좀더 잘해 보려고 연기해가면서 까지 끝낸건데.
    "능력도 안되는" 것 같고...너무 속상해서 "다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만 듭니다.


    이렇게 생각하는것 본인에게도 나쁘지만 지도교수나 동료학생들 앞에서 이런 표현 쓰지 마세요.

    "좀 더 완벽하게 하려고, 끝까지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어서 혼자 해결해보려고, 새로운 관점을 적용해보려고"
    등으로 자신에게나 남에게 긍정적인 표현을 쓰세요.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에게 "잘 해 보이는것"도 중요합니다.

  • 4. 겨란
    '04.12.16 8:52 AM (211.119.xxx.119)

    제 동생이랑 비슷하게 맘 약한 스타일이신 듯.
    님아 상대에게 '친절'을 바라지 마세요.

    요샌 이메일로 싸움나는 일 많죠 흐
    그러려니 하시고요, 인간은 아픈만큼 성숙해집니다.
    솔직히, 사회에는 내가 만들어간 서류를 내 앞에서 부욱~ 찢는다거나, '씨* 못해먹겠네' 하면서 상사 앞에서 뭘 집어 던진다거나, '**년아 너 그렇게 잘났냐' 등등 벼라별 희한한 사람이 많답니다.
    교수님이 쌍욕은 안하셨잖아요 그쵸?

    그리고 님이 무안한거 싫어하고 속상하면 울고 그런 성격이라는 것을 교수님도 무의식 중에 눈치채고 있어요. 그래서 같은 말도 더 험하게 할 수가 있습니다. 강하게 나가세요.

  • 5. 겨란
    '04.12.16 8:54 AM (211.119.xxx.119)

    아참 다음에 그 교수님 만나거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싱글벙글 웃으면서 '안녕하세요 교수님'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해야 해요! 아셨죠!!

  • 6. 밍키
    '04.12.16 9:14 AM (203.255.xxx.127)

    겨란님.. ㅎㅎ 저의 지도교수님은 그런말도 서슴치 않으시던 분이셨습니다.
    실험실에 시약병이 날라다니기도 했죠.
    그래도 그 넘치는 카리스마와 학문에 대한 끊임없이 추구하는 자세는.. 저희 모든 제자들을 잡으시고도 남으셨습니다.
    지도교수님이 요새 대학원생들은 우리때처럼 하면 큰일난다 하시더군요..

    힘들게 견뎌낸 대학원생활일수록 많은 것을 배워갈겁니다. 저는 그곳출신이란거 하나만으로.. 녹녹치않은 생활을 보냈음을 인정해주신다는 것을 졸업하고나서야 배웠습니다.

    대학과 대학원은 달라서.. 대학원은 학교라기보다는 사회에 가깝습니다. 공동의 어떤 연구목표로 매진해갑니다. 낙오자를 일으켜세워줄 시간이 별로 없어요.. ^^

    나중에 왜 그때 좀 열심히 해볼걸.. 하실지도 모르고.. 그러셨던 교수님도 다 이해하실거에요..

  • 7. 돼지용
    '04.12.16 9:54 AM (211.119.xxx.11)

    원글님 다 그래요 님 리플 다시 한 번 더 읽어보세요.
    사회는 정말 얄짤 (이런 표현 아실래나?) 없습니다.
    그다음엔 겨란님 말씀도 다시한 번 보세요.
    사회에 나가면 다 보약이 됩니다.

  • 8. 원글이
    '04.12.16 10:16 AM (194.80.xxx.10)

    답글 주신 분들의 말씀 감사합니다. 특히 kimi님의 지적 명심하겠습니다. 지도교수 이메일이 결정타이긴 했지만은, 그 동안 이 과제를 하면서 느낀 저 자신의 능력에 대한 자괴감이 쌓이고 쌓인 것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저는 직장 생활 10년을 넘게 하다가 늦은 나이에 유학을 왔어요. 어렵게 내린 결정이었는데, 요즘 들어서는 후회만 많이 됩니다. 특히 지난 한달 동안은 너무 지쳤어요. 마지막 과제를 제출하고도 쉬고 싶기 보다는 정신적으로 허탈하기만 합니다. 푹 쉬지도 못하겠고 아무 것도 손에 안잡히고요. 연기해서 겨우 끝낸 과제도 제가 보기엔 수준 미달입니다. 속상하다고 하소연 할 사람도 없고 너무 외롭고 힘들어요. 오늘이 여기 오고 나서 가장 많이 속상한 날이었습니다. 이메일 읽고 오후 내내 울었더니 골이 띵하니 아프네요. 겨란님 말씀처럼 할 수 있을지...지도교수님을 뵈러 갈 때마다 사자 우리에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 9. poopoo
    '04.12.16 10:43 AM (203.229.xxx.224)

    사회에서든 학교에서든.

    기한을 지킨다는 것은 그 원래의 의미 이상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임을 본인도 아시겠죠.

    우리가 생각하는것보다 맡은 사람의 능력, 됨됨이 등 많은 것을 평가받는 기준이니까요.

    내용과 퀄리티도 어떤면에선 기본적으로 중요한것이지만, 그래도 기한과 비교한다면...그 다음이죠.

  • 10. 겨란
    '04.12.16 10:44 AM (211.119.xxx.119)

    에고 그럼 저보다 연배가 위신데 제가 아는 척 했네요 흐미
    멀리서 참 힘드시겠어요...
    밥 꼭꼭 챙겨드세욧!!!

  • 11. ㅠ.ㅠ
    '04.12.16 10:48 AM (194.80.xxx.10)

    제가 아는 분도 유학 가서 위장병 났어요. 공부가 힘든 가장 큰 이유가 언어의 장벽이니....
    그리고 외국어(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면 사소한 표현이나 문화의 차이 때문에 오해가 일어날 소지가 많아요. 마음에서 훌훌 털어버리세요.

  • 12. 김민정
    '04.12.16 11:29 AM (61.106.xxx.112)

    처음에는 철없는 아가씨인줄 알고 지나쳤는데 유학생이시군요. 저도 비슷한 상황이었어요 .
    직장 오래다니다가 대학원, 유학... 버버거리며 지도교수와 첫 면담에 나섰다가 입학허가도 못 받았고, 그래서 1년을 울면서 지냈답니다. 안 되면 언제라도 돌아간다, 그렇지만 말 잘못해도 내가 공부할 수 있다는 거 당신한테 꼭 보여주겠다, 이를 악물었지요. 악명 높은 분이셨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잘 지내게 되었네요. 저도 제가 한 거 별로 마음에 안들고, 언제나 부족한 듯 보이고, 처음에 워낙 혼이 나서였는지 선생님과 만날 때면 말도 더 못하고, 스트레스 엄청받았고, 불면증에... 아이고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납니다.

    그런데 지내놓고 보니 그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내 기대치에 못미치니 노력하게 되고, 나이가 있으니 하다가 관둔다가 아니고, 그래 이왕 늦게 시작한 거 끝까지 해보자. 끝까지 해 볼거면 최선을 다해보자. 그렇게 마음먹으니 없던 힘도 내게 되었죠.
    선생님이 원래 스타일이 그렇다면 그거 어쩔 수 없어요. 내가 맞추는 수밖에. 내가 선생님을 바꿀 수 없으니 내가 내 마음에 차도록 노력하는 수밖에 없는데, 외국은 우리와 평가 기준이 달라 결과보다는 결과에 이르는 과정도 상당히 중요시 하니까 문제 있을 때 지도교수와 상의도 해보고 하면 선생님과의 사이가 편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그렇게 넘겼거든요.
    그리고 공부는 하는 내내 모자란다고 생각하는 게 정상이라고 봐요. 그러니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골치 아플 때 나올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두세요. 운동을 한다든지, 맛있는 것 먹는다든지, 영화 ... 어쨌든 내 정신과 몸에 좋은 방식을 알아두면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그냥 나이들어 공부한다니 옛 생각이 나서 많이 안스럽네요. 그래도 하고 싶은 거 하고 있으니 후회없이 지내시기 바래요. 화이팅!!

  • 13. 야옹이
    '04.12.16 12:05 PM (221.139.xxx.84)

    다른 분들이 이미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으니 저는 응원을 보냅니다...파이팅!!!

  • 14. 미스테리
    '04.12.16 12:48 PM (220.118.xxx.203)

    저도 아자아자 홧팅...!!!

  • 15. 꼬마신부
    '04.12.16 1:39 PM (218.152.xxx.72)

    저도 도움은 안 되지만 끝까지 홧팅하시라고 응원할게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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