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기억"이란 두글자의 행복...
담쟁이 조회수 : 816
작성일 : 2004-12-14 15:22:12
2004년 12월 달력 하나중 벌써 반만 남겨두고 있네요.
한장한장 뜯어낸 달력이 벌써 11장을 넘기고 이제 한장만이 덩그러이 남아 겨울의 앙상함을 느끼기라도 하듯이 쓸쓸함을 안겨주는 12월...
일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게 마지막 달력을 보고 있노라니 갑자기 모든게 아쉬움만 남는 것은 아마도 제자신을 충실히 보내지 못한 아쉬움이 많기 때문이겠지요.
어제의 일상을 기억 저편에다 묻어두고 또다른 하루를 맞이하며 희망을 향해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며 달려보게 된답니다.
요즈음 "기억"이라는 단어가 전하는 기쁨이 무엇인지 느끼며 살고 있답니다.
기억의 사전적 의미는 "지난 일을 잊지 않고 외어 둠, 또는 그 내용" 이네요.
사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랑, 믿음 소망.... 이러한 단어들에는 익숙해하면서 "기억"이라는 단어는 마음두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저만 그런가요.
누군가 나를 기억해주고 내가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하게 해주는지 또 날 기억해주지 않아도 내자신이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수 있게 만들어주네요.
몆주전에 20년이 지난 여고시절의 은사님을 찾게 되었답니다.
한참이나 예민하고 고민이 많았던 여고일년생...
우리들에게 엄마 같았고 언니 같았던 담임선생님.
세월이 얼마만큼 흘러도 자꾸만 제마음 저 밑바닥 어느구석에 자리하며 가끔씩
떠올리게 만들었던 선생님...
"선생님"이란 단어마저도 괜히 마음이 짜~~안하게 다가오는 그때의 힘들었던 추억때문이겠지요.
그 선생님을 우여곡절의 사연을 안고 아니 정보의 물결이 만남을 주선해주더군요. 언젠가는 한번 찾아뵙고 싶다는 생각을 늘 마음속에 품어 왔지만 그것 또한 그리 쉽게 다가가지 못하더라구요.
그저 저혼자만 제마음속에 짝사랑을 키워왔나봐요.
세월이 흘러 벌써 20년이 넘은 시간들속에...
마음속에 고이고이 접어두었던 선생님을 찾게 되었죠.
20년의 세월을 뒤로 돌려서 단발머리 여고생의 그때 그시절로 돌아갔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내 이름석자를 20년도 지난 제자를 기억이나 할까?라는 아니 기억해 주시지 않아도 제가 기억한다는 사실하나만으로도 행복해하며 선생님께 메일을 보냈답니다. "이런 제자 기억하시나요"라는 제목을 달고 말이예요.
두근반 세근반 가슴이 마구 망방이질 하며 수시로 메일의 수신확인을 확인하며 떨리는 마음으로 행복해하며 기다리는 저에게 꿈같은 현실이 다가오더군요.
이여인네의 여고시절은 있는듯 없는듯 아주 조용한 학생이였거든요.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어서 선생님이 이여인네를 기억한다는 사실은 사실 저 혼자만의 꿈인듯 착각인듯...
하지만 제 혼자의 기억은 아니였던것 같아요.
선생님 또한 "기억하지"라는 제목으로 제게 답장의 메일을 보내주시고
전화줄 사이로 들려오는 목소리...
얼마나 가슴 뭉클하고 행복하던지요. 기억한다는 그 단어하나만으로...
가족들 모두가 며칠간은 가족 뉴스가 되었답니다.
아이들도 학교에서 돌아오면 첫마디가 "엄마 메일 왔어" 라며 물어주는 아이들과 남편.
누군가 날 기억해주는 것에 이처럼 행복한것이라는 것을 새삼느끼게 만드는 추억속의 시간들이더라구요.
"기억하지"라는 단어가 천파 만파로 번져 친구들까지 들뜨게 만들어버리는 두글자.
타임머신을 타고 여고생으로 되돌려버린 "기억"이란 두글자
그 두글자에 행복이 미소짓고 20년이 지난 세월이 어제의 일상인것 같은 착각속에 머무르고 있네요.
이제 "기억"이라는 두글자와 함께 선생님과의 만남을 약속했답니다.
"기억"이라는 두글자로 인해 친구들과 며칠후면 20년전의 시간여행을 다녀와야 할것 같네요.
단발머리 소녀에서 이제는 두아이의 엄마가 되어버린 친구들과 "기억"의 행복한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렵니다.
누군가 나를 기억해준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기억"이란 두글자에 제주위를 둘러보게 되더라구요.
누군가에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주길 바라면서 오늘도 제마음 기억저장창고를 활짝 열어두려고 합니다.
기억이란 두글자속에 행복이 묻어날수 있도록...
IP : 219.241.xxx.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김혜경
'04.12.14 3:54 PM (211.178.xxx.76)담쟁이님 글 읽으면서..전 찾고 싶은 선생님이 안계셔서..슬퍼졌습니다...
2. blue violet
'04.12.14 4:05 PM (219.252.xxx.216)담쟁이님 글 읽으면서
`기억이란 사랑보다 더 슬퍼`란
이문세의 노래가 생각나네요.(핀트와 좀 어긋나긴 하지만)
저도 생각나는 선생님이 있는 데 한 번 찾아 뵙고 싶네요.
누군가 나를 기억해 주고
내가 누군가를 기억하는 일.
역시 82는 오늘도 절 행복하게 해줍니다.3. 마농
'04.12.14 4:13 PM (61.84.xxx.28)저도 담쟁이님이 부럽네요.^^
저도 찾고 싶은 생각이 드는 선생님이 없거든요...
아마 제가 학창시절 많이 부족했나봐요...
그래도 담쟁이님의 가슴설레임이 전달이 되어서
저도 약간은 기분좋게 상기되는 기분이 되어요.^^4. 헤르미온느
'04.12.14 10:32 PM (218.145.xxx.100)담쟁이님, 멋지세요...^^
저도, 중학교때 음악선생님 정말 찾고싶어요...
한번 교육청으로 해서 찾으려고 해봤는데, 안되었거든요...
지금 생각해보면 나이차이가 9-10세 정도라(선생님 첫 발령지였지요..) 지금 만나면 얘기가
아주 잘통하고 같이 늙어? 가는 처지라 더 재미있을것도 같고...
예쁘고 멋졌던, 플루티스트 선생님...보고싶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27463 | "기억"이란 두글자의 행복... 4 | 담쟁이 | 2004/12/14 | 816 |
27462 | 인천연수동에서 시흥잔곡지구 2 | 급해서요 | 2004/12/14 | 881 |
27461 | 저는 바보인가봐요. 8 | 바보 | 2004/12/14 | 1,202 |
27460 | 저희는 시댁에 안가요..님들에 생각을 듣고싶어요 29 | 햄.. | 2004/12/14 | 2,515 |
27459 | 안하던짓 했더니... 6 | 남양 | 2004/12/14 | 878 |
27458 | 어찌할꼬! 3 | 들꽃이고픈 | 2004/12/14 | 931 |
27457 | 알려주세요 2 | 두리아 | 2004/12/14 | 874 |
27456 | 호칭 총정리 3 | 사랑 | 2004/12/14 | 961 |
27455 | 이 화장대 어때요? | 지나가다.... | 2004/12/14 | 923 |
27454 | 화장실변기가 막혔는데요 6 | 목화 | 2004/12/14 | 895 |
27453 | 직장다니며 애 키우기 정말 힘드네요... 12 | 갈등 | 2004/12/14 | 1,004 |
27452 | 나만 따인거야? 그런거야? 7 | woogi | 2004/12/14 | 991 |
27451 | 사인북이냐... 가계부냐... 6 | 박하사탕 | 2004/12/14 | 881 |
27450 | 내가 남편이랑 결혼한 첫번째 이유... 23 | 주책바가지 | 2004/12/14 | 1,747 |
27449 | 택시에 놓고 내린 휴대폰 찾을수 없나요? 11 | 바비공주 | 2004/12/14 | 879 |
27448 | 간단한 질문 하나... | 질문 | 2004/12/14 | 886 |
27447 | 죄송합니다. 또 호칭입니다.. 16 | 저도 호칭 | 2004/12/14 | 989 |
27446 | 다시 글 올립니다. 7 | 다친아이엄마.. | 2004/12/14 | 901 |
27445 | 애기 가구 주문제작 할려구요...도와주세요~ 7 | 예비엄마 | 2004/12/14 | 912 |
27444 | 강원도에 콘도 좀 추천해주세요. 5 | 아나이스 | 2004/12/14 | 884 |
27443 | 엔지니어님의 글... 3 | 스물일곱 | 2004/12/14 | 1,074 |
27442 | 시집보내기 3 | 이창희 | 2004/12/14 | 876 |
27441 | 강남서초번개 카풀^^(서울대-남부순환로 주변 사시는 분) | 커피와케익 | 2004/12/14 | 877 |
27440 | 등기 원래 이런건가요.. 2 | 풍요의 뿔 | 2004/12/14 | 877 |
27439 | 어디로 가야 할까요?? 1 | 포포얌 | 2004/12/14 | 876 |
27438 | 싸운것도 아닌데 님들도 걍 남편이 미워질때도 있으신가요? 10 | 그냥 | 2004/12/14 | 965 |
27437 | 정유라, 정태연 어떤 이름이 더 낫나요? 19 | 상큼한 봄 | 2004/12/14 | 917 |
27436 | 내일과 모레 방영하는 다큐멘타리 추천합니다.(Q채널: 미운 4살 천사만들기) 3 | 숲 | 2004/12/14 | 906 |
27435 | 이런 호칭 개선되지 않는 한........... 26 | ... | 2004/12/14 | 1,446 |
27434 | 초등학생에게 권하고고싶은 책 (자연생태. 자연다큐등) 7 | 퐁퐁솟는샘 | 2004/12/14 | 8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