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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할꼬!

들꽃이고픈 조회수 : 931
작성일 : 2004-12-14 15:00:42
오늘부터 남편은 사과전지를 위하여 아침일찍 부터 밭으로 향했습니다.
일년에 한번 행해지는 큰 행사를 치루듯 의기양양 나가는
발걸음에 힘이 실려 있습니다.
아마도 제가 사과나무에게 못하는 유일한 전지인지라
제가 그리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남편에게 아무리 졸라대도 전지만은 꼭꼭 숨기고 싶은 비밀인듯
풀어 놓아 주질 않네요.
여자는 힘이 딸려 어깨가 아프다, 손목이 저리다는둥..,
저에게는 핑게로 밖에 들리질 않는데 말입니다.
올해는 유난히 가을 같은 겨울이어서 일을 하는 남편의 손과 발을
춥게 하지는 않겠지만 우리아이들은 하얀 눈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이들이 말하는 하얀 겨울은 언제나 오려는지?
눈이 와야 눈사람도 눈싸움도 눈 썰매도 해야할 놀이가
넘 많이 기다리고 있는데 기다리는 눈은 오질 않고...

오전 내 퍼져 있던 나를 긴장하게 하는 택배아저씨의 목소리에
어느새 내 양팔에 이끌려 들어온 묵직한 박스는(못들것이니 들지 말라고
말해 주신 택배 아저씨껜 알았다고 남편오면 들여 놓으마 해 놓곤^^*
사실 사과박스 들던 요령이 생겨 힘이 무지 새졌슴)
나의 심장을 마구 뛰게 만들었다.
내 지금껏 시골에서 살만큼 살았건만 요렇게 큰무는 처음이고
또한 무겁게 담기어진 밤을 낑낑 옮겨 놓고 보니 남의 물건 훔쳐온
도둑의 심정이랄까! 왜이리 심장이 마구 뛰던지...
아무리 선물이라 하여도 같은 농부의 마음인지라 요 밤을 어찌할꼬
생각하다 남편에게 혼이 날까 두려워 잘 열지 않는 대청냉장고에 꼭꼭
숨겨 놓곤 이를 어찌할꼬...!
에라 밤이나 먹어보자!
아이들 주려 쪄놓은 밤까지 다 먹고나니 요 공짜 밤을 남편에게 어찌 설명할꼬^^::

"우리집 모든 찌어요" 찜용 냄비에 모신 왕시루네 밤 입니다.
IP : 220.74.xxx.15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들꽃이고픈
    '04.12.14 3:03 PM (220.74.xxx.150)

    엉?사진이 왜 사진속에 숨었지?

  • 2. 왕시루
    '04.12.14 10:16 PM (218.157.xxx.166)

    사진요, 파일이름을 영문으로 바꾸고 bmp를 jpg로 바꾸면 되지 않을까요?

    전지라는 것이 뭔지 몰라 아가씨한테 물으니 하얀종이 아니냐네요..히~
    그거말구 과수원에서 하는 전지요? 했더니 어머님이 옆에 나온 가지를 치는것이라네요~ ㅎㅎ
    들꽃이고픈님 위해 힘든일 혼자 감당하시려는 옆지기님.. 참 자상하시네요..
    왠지 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나이가 같다는것 참 이상해요.. 전화통화 몇번에 마치 오래된 벗처럼 느껴지니.. ^ ^
    들꽃이고픈님 생각하면 맘이 든든해진다니까요!! ㅎㅎ
    가까이 살면 밥이라도 한끼 함께 하면 좋으련만..
    힘들고 지칠때 위로가 되어주는 그런 친구가 되고 싶어요
    좋은일에 같은 맘으로 기뻐해주는 그런 벗이고 싶구요..

    건웅이가 아기사과를 너무 좋아해요.. 틈틈이 하나씩 하나씩.. 세개나 먹었어요
    지금 배를 보니 남산이네요.. ㅋㅋ 제 배도 마찬가지.. ^ ^

    무가 큰녀석은 정말 무식?하게 크고 정말 작은건 주먹만한 것도 있구..
    무생채 무쳐서 청국장찌개 끓여 같이 비벼 먹으면 맛있더라구요..
    식사 잘 챙겨 드시고 밤도 맛있게 드셔주시고 가족들 늘 건강하면 좋겠습니다

    그럼 편안하고 행복한 밤 되세요~

  • 3. 들꽃이고픈
    '04.12.15 12:47 PM (221.168.xxx.233)

    아 다시 바꾸어 봐야 겠네요.
    왕시루님 아니요. 제가 왕시루님을 알게 되어 더 기쁘고 마음이 든든하답니다.
    오늘도 열심히 하루를 꽉 채우자고요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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