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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를 옮긴다는 것은..

공무원의아내 조회수 : 1,463
작성일 : 2004-10-23 10:13:00
아래 행정 수도에 관한 글에 리플라이들이 길게 달려 있더군요.

행정수도를 옮긴다는 것은 중앙 부처 공무원의 아내인 제게는 지방으로 이사를 가야한다는 뜻입니다.
세금으로 월급받는 공무원...
국민들 입장에서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게 당연하겠죠.

근데 왜 이리 생각이 많아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남편 따라 집 옮기려면 저는 직장을 그만 두어야 겠죠.
새로 생긴 행정 수도, 제가 취직할 곳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에휴...

사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건 아이 문제입니다.
제 아이는 중, 고교 시절을 새로 생긴 신 행정수도의 학교를 다녀야 겠죠.
공무원의 자녀들과 그 주변 시골 마을의 아이들로 구성된 학교..
이주 초기는 적극적으로 이사하는 공무원들도 적을테니
한 학년에 100여명 이상 될는지도 의심스럽습니다.
같은 직종 종사자 아이만 모인 학교....

남편은 지방 내려가면 아파트 분양해줄테니 집 생긴다고 좋아진다고 저를 독려합니다.
근데...저는요, 사실 군인 딸입니다.
시골로만 돌아다녔구요, 전학을 얼마나 다녔는지 모릅니다.
아빠가 어느 정도 진급하셔서 안정된 부처에서 근무할 때 쯤...
삼군의 본부가 충남 논산으로 옮겨졌습니다.
그 전에는 용산에 있었죠.

저는 논산에서 군인 자녀와 그 인근 주민의 아이들만 모인 학년전체가 200명 남짓인 중, 고등학교를 다녔어요.
장군의 딸과, 하사의 딸이 한반에 섞여 있죠.
제 아빠의 직속 상관 딸이 한 반인 적도 있었어요.
어느날 엄마가 저를 불러서 넌지시 이야기 한적도 있었어요.
한반 친구인 **네 아빠가 직속 상관이 되었다구, 저보고 알고만 있으라고.

그렇게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서울로 가게 되었죠.

지방 출신은 출신 자체로 이류가 되더군요.
끼리끼리 어울릴수 밖에 없구요.

서울 집값 얼마나 많이 올랐나요?
서울에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지방 거주자보다 부자 되더라구요.
고향도 없이, 정착도 없이 지방에만 오래 살아서 서울에 집 하나 일찍 마련 못한 탓에 우리 부모님 가난합니다.
접하는 문화가 다르다 보니 촌스럽고 어수룩할 수 밖에 없고..
지금도 그렇네요...

이기적인건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지방 출신이어서 지금까지 느꼈던 것들을 아이에게 다시 물려줘야 한다는게 엄마 입장에서는 씁쓸합니다.
행정 수도 어찌될지 모르잖아요.
계획은 수정중입니다. 지금도...


IP : 220.94.xxx.130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4.10.23 10:34 AM (211.210.xxx.83)

    그냥 자기가 처한 상황이나 자라온 환경에 비춰서
    그냥 그렇다는 단상일뿐인데 비난까지야...
    넋두리로 보면 안되나요??

  • 2. 음~~
    '04.10.23 10:51 AM (211.251.xxx.129)

    저도 좀 느끼는건데 저는 서울에서 나고 서울에서 자라서 특별히 지방사람을 무시해본 기억도 없이 살았는데...........오히려 국토를 좀더 균형있게 발전시켜야 한다는 원칙적 이론이 맞는거 아닌가 싶고~
    다들 이렇게 행정수도 이전을 싫어하는거 보면.

    제생각엔 내고향이 발전된다고 하면 더 좋아해야 하는거 아닌가요.
    다들 고향떠나 올라온 서울에 대한 성취감이 너무 큰 나머지 그 서울이 옮겨지는게 너무 싫은거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봅니다.

  • 3. .
    '04.10.23 10:53 AM (211.176.xxx.244)

    지나다가...이기적이고 개인주의라...그렇게 말할 자격이 되는지...쩝...
    원글님의 글을 읽노라니 제가 속상하네요

  • 4. .......
    '04.10.23 10:57 AM (218.145.xxx.55)

    지나가다님....

    그냥 넋두리인데, 어찌 그런 비난을 하세요???
    그리고 저도 군인 가족이어서, 정말 이해가 되는 데요.
    계룡대(육군본부)가 충남에 내려가서, 이산가족이 되었고, 아이들은 대학교
    가면 서울에 있고... 교통비가 장난이 아니고... 정말 당사자가 아닌 사람은
    몰라요. 행정수도가 옮겨간다고, 그 가족들이 다 내려갑니까?? 그곳에 아파트 생겨도
    어차피 두집 살림을 하게 되구요. 공무원가족도, 군인 가족처럼 그렇게되지요.

  • 5. 아침
    '04.10.23 11:09 AM (211.205.xxx.151)

    서울어디사세요?
    강남 아니면 그냥다 보통 아니던가요?
    고위 공무원 이면 모를까 어디 좋은데 사세요?
    서울두요...강남아니면 다 이류 삼류 입니다..
    서울 강남구 로 시작하는 주소 사는 애들이랑
    서울 은평구 동대문구 구로구 금천구 뭐이렇게 시작하는 주소 랑 틀리잖아요..

  • 6. 제가 아는
    '04.10.23 11:10 AM (221.151.xxx.204)

    분들중 경찰가족도 그렇네요.
    아이들은 전부 서울에서 교육받고 아버지들은 전국 각 지역 떠돌고 있죠.
    왜 그러겠습니까.
    다 자기자식은 서울에서 교육시키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그러는거죠.
    외국유학보낸 기러기아빠말고도 국내에서도 기러기아빠들 많습니다.
    그런거 생각하면 자식이란 존재가 참 뭔지....

  • 7. 이해해요.
    '04.10.23 1:24 PM (220.126.xxx.80)

    저도요, 소위 서울사람들이 지방이라고 부르는 곳에서 대학까지 나와서 지금은
    서울에 사는데요, 서울사람들은 모르지만 소위 지방사람들을 구별한다고 느꼈어요.
    제가 나온 대학은 국립대이고 제가 들어갈땐 제가 굳이 공부하러 서울가서 혼자서
    힘들게 살 필요 없겠다 싶고 평생 내가 나고 자란 고향에서 살줄 알고 들어가서
    긍지를 가지고 졸업을 했는데 제가 나온 대학은 모모 대학이 아니라 그냥 지방대라고
    칭하더라구요. 지방에 있는 A대학도, B대학도. C대학도 모두모두 이름이 하나입니다.
    지방대... 제가 입학할때는 서울에 있는 대학과 격차가 크지 않았는데
    지금은 매우 커진 것이 눈에 보이구요. 그만큼 인재들의 지역유출이 크다는 이야기겠지요.
    만약 네가 원글님 상황이라도 그렇게 생각하겠어요. 그리고 행정수도 이전한다고 해도
    대전까지 출퇴근 하거나 주말부부하는 가정이 많아지겠다 싶기도 했구요.

  • 8. 여진이아빠
    '04.10.23 2:14 PM (59.0.xxx.122)

    지방도 살기 좋아요.
    돈은 적겠지만 그만큼 물가도 싸고 사는게 한박자씩 여유가 있지요.
    내 나이에 32평 내 소유로 갖고 있다면
    서울에 상경한 친구들은 놀래요.
    실은 5-6천만원이면 지방에서 전세가 아니라 구입할수있어요.
    이 돈으로 서울에서는 전세금도 안되겠지만....
    서울사람들은 서울 밖으로 떠나는걸 너무 무서워하는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 9. 지방나름
    '04.10.23 5:29 PM (220.119.xxx.158)

    지방도 지방나름입니다.
    5,6천으로 집을 살수있다면 지방이라도 생활이 여유롭겠네요.
    여긴 울산인데...23평 전세 구하면서 1억줬습니다..
    얼마전에 분양한 아파트는 평당 600이 훨씬 넘어가길래 청약 1순위지만 포기했구요.
    집값은 집값대로 비싸고..공기는 공기대로 나쁘고.. 문화적 여건은 엉망이고..

    대기업많고 공단있으니 전국에서 소득순위는 늘 1위라지만......
    국립대도 없고.. 국립병원도 없고.. 두 개 있는 종합병원의 의료서비스 수준이란..;;
    광역시라는 말이 무색한 것이 한 두개가 아닙니다.
    상대적 박탈감이 엄청나지요.
    물론 좋은점들도 있어요. 일단 길에다 뿌리는 시간과 돈이 엄청 줄어듭니다.
    또...음..갑자기 쓰려니 생각안나는데^^; 암튼 문득문득 좋다고 느낄때가 있어요.

    서울살때는 정말 몰랐었지요. 아니 관심자체가 없었지요.
    세상이 서울중심으로 돌아가는게 당연한 줄 알았었는데
    여기 오고나니... 처음엔 울산권뉴스가 얼마나 어색하던지.
    서울사람들 우물안 개구리라는 말 진짜 맞는 말입니다.

    저 어렸을때 독일에서 자랐는데
    독일은 큰 도시나 작은 도시나 다 거기서 거기거든요.
    시골살아도 불편함없고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산다고 모든걸 누리는 것도 아니고
    어디살아도 비슷비슷합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그런게 선진국이 아닌가해요 지금은.
    그래서 저는 행정수도도 이전하고 다른 시설들도 이지역 저지역으로 다 옮겨서
    (너무나 혐오하는 박정희식 무대뽀 정책-안가면 죽어!-이 젤 쉬운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만. 노무현은 또 절대 그렇게는 못할 사람이죠)
    하루라도 빨리 서울의 기능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길만이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에 몰려있는 사람들도 그걸 알지만 눈앞의 현실때문에 애써 외면하고 계신 거겠죠.

  • 10. 지방 사람
    '04.10.23 5:38 PM (221.138.xxx.101)

    저도 빨리 행정 수도 옮기는데 찬성! 우리 나라처럼 중앙 집중적인 나라도 드물걸요.
    요즘은 아예 서울사람, 지방사람으로 구분되어지는 현실이 우습죠. 같은 세금을 내고도 지방에 살면 뭔가 모자란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 새로운 계급 인가요?

  • 11. 그돈은...
    '04.10.23 8:04 PM (211.207.xxx.116)

    서울의 기능분산, 전국의 균형발전... 등등등 다좋습니다..
    하지만, 수도 이전에 따른 그 엄청난 비용은 어디서 나오나요????
    지금 유가폭등, 경제난, 실업난... 등등등 선결해야할 문제가 더 많다고 봅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해결해야할 그 많은 문제들보다 수도이전이 먼저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되어야 하겠지만, 지금 당장 이 어려운 상황에
    국론이 분열되고 정쟁이 가속화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 12. 수도이전
    '04.10.24 11:52 AM (219.253.xxx.28)

    전 개인적으로 수도이전은 꼭 해야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젠 할수 없게 되었지요.
    엄청난 비용이 든다고 하는데 부풀려진 금액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유가폭등 경제난 실업난...같은 문제들이 어디 하루아침의 문제였습니까? 국제상황과도 맞물려갈수 밖에 없는 일들인데 언제 좋아질지 기약할수 없는 문제들이지요.
    그리고 먼저해야될일 나중에 해야될일은 없다고 생각듭니다. 다 같이 풀면서 나가야 될 일인데 왜 유독 수도이전을 비용탓을 하는지... 서울이 혼잡해지면서 부대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도 그에 못지 않다지요. 한해한해 그 비용은 누적이 될텐데 언제 좋은날 올때 기다려 수도이전을 해야할까요.
    하긴 이렇게 얘기 해봤자 이젠 다 소용없는일인걸요. 국민투표도 할수 없고 아예 수도이전 자체가 불법이 됐잖아요.

  • 13. 맞아요
    '04.10.24 12:13 PM (220.119.xxx.158)

    서울이 비대해지면서 궁여지책으로 늘어가는 신도시들.
    판교만 해도 이미 몇 조가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그걸로는 해결이 절대 안되죠.
    언제까지 돈 핑계 대면서 미루기만 할런지요.
    신도시들 개발하는 돈 모아보면 그게 그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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