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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이라도 해야...

이럴땐 익명=3=3 조회수 : 1,873
작성일 : 2004-09-14 17:52:35
음...
창원댁님의 글을 일고 아, 나같은 생각 하는 사람이 많구나 하구 위안받은김에 저두 변명좀 합니다.
굳이 제목을 붙이자면 "내가 키친토크에 입성 못하는 이유..." ㅎㅎ

결혼 전에, 많은 분들도 그러하셨겠지만 저두 친청엄마밥 아침부터 한상 가득 받아먹구 다녔지요....
친정엄마가 솜씨가 있으셔서, 저도 뭘 하면 맛있다는 소리 듣는 편이구요, 처녀땐 친구들 집에 불러다 닭찜이며 잡채며 밥해먹이고 놀았었거든요...
저희 친정엄마, 딸부잣집인 저희 집 딸들, 귀가시간 틀려서 하나씩 따로 들어와도 새접시, 새그릇에 반찬 담아주시면서 "집에서 대접받아야 나가서 대접 받는다." 하셨어요.........
저도 당근 그릇이며 주방용품에 엄청 관심 많았구요,
결혼하면, 한과며 이탈리아 요리 배워볼 꿈에 부풀었었다지요.

그래서 결혼초엔 저도 어떻게든 끼니마다 새반찬 올리구 국이든 찌개든 꼭 올려볼려구 열심히 노력했지요. 결혼 초에 외진곳에서 총각 두명이랑 근무할때는 6개월을 매일 3인분 도시락을 싸줬답니다. 저두 직장생활 하면서도....지금 생각하면 거의 그 총각들만 횡재했던거구나...싶죠.ㅋㅋ...

왜냐하면, 저의 신랑, 식사때 가만 보면 거의 한가지 음식과 김치로만 밥을 먹는거에요...
상위에 이것저것 해놓은 밑반찬, 절대 손 안댑니다...하지만 "사온" 젓갈은 잘 먹어요.
저희 시댁은 아들만 주루룩인데 시어머님께서 아들들 먹성에 힘드셨던지 매 끼니 한가지 반찬으로만 주신거 있죠...
오징어를 데치면 데친 오징어 잔뜩이랑 초고추장에 김치랑 놓고 밥 먹었대요.
그리고 국 끓여도 김치랑 달랑...생선구우면 또 김치랑 달랑...
집에서 부침개나 튀김 잡채등은 제사때 말고는 먹어본적 없고, 밑반찬 당연 한 번도 안먹어봤다지요...

얼마전에 올라온 엔지니어님의 멸치볶음, 친정엄마가 해주시던거랑 비슷해서 해보고 싶었지만,
멸치란 놈은 그저 생걸루 고추장이나 찍어먹어야 제맛이라고 하는 신랑땜시...

그렇습니다. 저의 신랑의 주장은 "원 재료의 맛을 그냥 느끼게 하자!" 라나요, 뭐래나요...
불고기?  오우 노우~로스구이...
생선조림? 오우 노우노우~ 그릴에 굽기...
얼마전 82쿡 대문에 걸린 오이나물 보여주면 틀림없이 그럴거에요...
"아까운 오이를 왜 나물을 만들었지? 그냥 쌈장에 찍어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해물탕을 맛있게 먹으면서도 "이거 숯불에올려서 구워먹으면 죽음인데 그치?"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재료의 신선도나 품질에 엄청 민감하구요, 맛있는집 가는것 넘넘 좋아하지요.

결혼초에는 장조림이며 콩자반등 각종 밑반찬도 열심히 만들었는데, 집에서는 하루 한끼 아침만 먹는 신랑, 새로 만들었다고 하면 딱 한번 먹고 "음,,,맛있네." 합니다. 그러고는 통째 가까이 사는 친구네로~
당근 이제는 안합니다. 가끔 제가 만든 멸치볶음이며 콩자반 잘먹는 친구 딸래미 줄려고 만드는것 외에는요...저희는 아직 아기 없거든요...
이러니 어찌 제가 키친토크에 입성을 하겠어요...흑흑...

저희신랑 제가 82쿡에서 놀구 있으면 이럽니다...
"나는 자기가 부엌에서 놀구 나혼자 버려두는거 시로...만들고 치우고 넘 시간 소모가 심하다..안그래?
냉동실에 먹던 국 넣어놓은것  없어? 요리하지말구 대충먹고 나랑 산책갈까? 인라인 타러갈까? 책사러갈까? 영화볼까?~"

이성적인 저희 신랑의 논리는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요리는 요리사에게..."

그래서 저는 오늘도 키친토크에서 맛있겠다 싶은 요리레서피 뽑아서, 친구들, 언니들, 나눠주고 놉니다...



IP : 210.92.xxx.187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민지
    '04.9.14 5:58 PM (203.249.xxx.13)

    변명이 아니구 낭군님 자랑이죠?
    시어머님이 하신거, 반찬하나랑 김치딸랑.
    바로 저의 모드입니다. 그래서 저도 키친토크 입성못합니다.
    요리는 요리사에게....
    ㅋㅋㅋㅋ

  • 2. 아라레
    '04.9.14 6:01 PM (210.221.xxx.247)

    주소 대세요. 얼릉 옆집으로 이사가게...ㅎㅎㅎ

  • 3. Adella
    '04.9.14 6:01 PM (210.117.xxx.206)

    우와..........................................................
    너무 부러운데요..........................................
    우리 신랑은 늘 "요리"가 없다고 하거든요.........
    흑흑...뭔가 데치고, 볶고 이런게 있어야 요리라고 생각하는데,
    사실..그렇다고 제가 그런거 잘 하지도 않고. 잘해야 생선굽고, 찌개랍니다.

    우리 신랑도 저랬으면...심심하다고 대강 먹고 놀자고 했으면 좋겠다..흑.

  • 4. 방긋방긋
    '04.9.14 6:04 PM (168.154.xxx.60)

    푸하하하하하하!!!! (죄송...--;;)
    어쩜, 혹시 이럴땐 익명님, 제 예비형님 아니신지...
    제 예비신랑이 그렇답니다.
    있는 반찬에 대충 배만 부르면 되고, 그시간에 쉬고 놀자.
    요리는 요리사에게... 저 거의 넘어갑니다. ^^;; 똑같은 말을 들은지라.
    푸하하하 푸하하하~~~ (그럼 저두 키친토크에 영영 입성 못하겠네여. 흑! ㅜㅜ)

  • 5. 빨강머리앤
    '04.9.14 6:07 PM (211.171.xxx.3)

    "원 재료의 맛을 그냥 느끼게 하자!"
    이 부분은 제 친구와 똑같군요. --;

    그럼 저도 키친토크세계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되는건가요. 흑.

  • 6. 15층딸기
    '04.9.14 6:07 PM (218.147.xxx.44)

    그랬더니 십오년 살고도 이모양입니다. 남편이 문제가아니라 커가는 애들에게 가슴이 찔려하며 간신히 일밥끼고 버티고 있습니다. 키친토크 기웃거리며^ ^

  • 7. jasmine
    '04.9.14 6:19 PM (218.238.xxx.109)

    전, 신혼때도 혼자 먹으려고 요리했고 (저녁 먹고 늦게 오는 직종이라.....)
    지금도 저 혼자 먹겠다고 밑반찬 만들어요 (아무도 안 좋아함)......
    변명하지 말고 빨랑 입성하시라는 말씀....ㅋㅋ

  • 8. 지성조아
    '04.9.14 6:21 PM (221.149.xxx.47)

    으째서 이글을 보면서 넘 부럽다~~는 생각이 불끈불끈 들까요??
    반찬타박없는 남편~~을마나 좋을꼬....
    저두 지금부터 아이들 그렇게 길러볼까나..그래야 나중에 며느리한테 칭찬듣게 될것같은데요..하긴 울집은 남편이 안받쳐주징~~~아이구 내팔자야~~~

  • 9. 하루나
    '04.9.14 6:25 PM (211.217.xxx.168)

    허~걱 명언중의 명언...이따가 남편 퇴근하면 써먹어야징...아하하...반찬만들 생각 안하고 여기서 계속 노는 나부터 고쳐야겠당...

  • 10. 키티
    '04.9.14 6:28 PM (211.35.xxx.138)

    자랑 맞죠?
    요리하지말구 대충먹구 우리 산책할까?이대목에서..../꺽
    넘 부러워 울렁증이 생길려구 그래요

  • 11. 미스테리
    '04.9.14 6:35 PM (218.145.xxx.148)

    레몬트리님...
    돌 굴리는거 저도 도와드릴께요...^^;;;;
    떼구르르....○~~○~○○~○~~○~○○~○~~○~○○~○~~○~○○~○~~

  • 12. 모나
    '04.9.14 7:13 PM (210.219.xxx.170)

    우리집이랑 비슷하네요..^^
    나물도 데쳐서 양념하면 뭐하러 이렇게 했냐고..
    그냥 잘 씻어서 된장국 넣고 비벼먹으면 맛있다고..
    그래서 전 신랑반찬이랑 아이들 반찬 두가지를 따로 한답니다.
    저도 이게 요리 못하는 이유랍니당..

  • 13. 로드
    '04.9.14 7:36 PM (218.54.xxx.113)

    정말 요리라는것이 신랑도 받춰줘야하고 본인의 능력도 있어야하고...
    두루두루 박자가 맞아야 합니다. 옷입는 센스도 있어야 하듯이 요리하는 센스도
    있어야 하는데 이놈의 센스라는거시 타고나는가봐요.
    어찌하면 센스가 많아질까요? 여기 고수님들 갈~쳐주세요

  • 14. 달개비
    '04.9.14 7:47 PM (221.155.xxx.94)

    ㅋㅋㅋ
    저도 익명님 따라 할래요.
    요리는 요리사에게...

    저 결혼초부터 계속 1식3찬을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한번도 3찬을 실천해보지 못했어요.
    한상 가득 반찬 차려 놓는 울 시어머니밑에서 먹고 자란 울신랑
    3찬 차려 놓으면 "다른건 없어?" "없어 이것만 먹어"
    그럼 직적 냉장고로 가서 있는것 주섬주섬 다 꺼냅니다.
    먹든 안먹든 가득 있어야 된대요.세상에.
    밥에 먹는 반찬과 요리는 틀린거지요?
    반찬 만들시간도 없는데 아 ! 요리는 언제해.
    그래서 지금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을 읽고 있어요.
    다 읽고 나면 저희 어머님 보여 드릴꺼예요.
    "소박한 밥상" 함 보시고 사고 전환좀 하시게요.

  • 15. 달개비
    '04.9.14 7:49 PM (221.155.xxx.94)

    위에 있는 직적이란말은 직접의 오타.

  • 16. 홍차새댁
    '04.9.14 8:22 PM (221.164.xxx.84)

    ㅋㅋㅋ 저도 요즘은 제가 좋아하는 것만 만들어요^^

  • 17. 그린
    '04.9.14 8:57 PM (211.179.xxx.10)

    달개비님도 "소박한 밥상" 보셨군요.
    원글님 글 보면서 저도 그 책 생각했는데...
    원재료의 맛 그대로를 느낄 수 있게 먹는 것도
    건강을 생각하면 참 좋은 방법같아요...^^
    (저 요리 잘 못하는 거 뻔히 보이시죠?~~~ㅜ.ㅜ)

  • 18. 헤스티아
    '04.9.14 9:35 PM (221.147.xxx.84)

    저도 소박한 밥상 .. 이 책 참 좋아하는데... 오빠가 애인에게 빌려주고 헤어지는 바람에... --;; 허탈하게 되었어요..--;...

  • 19. 치즈
    '04.9.14 10:02 PM (211.194.xxx.182)

    얼마전 대문에 걸린 오이볶음 해주시고
    그냥 찍어먹지 할 일없이 왜 볶았지 하시거든..................
    ...........................

    그 집 전날 날 고추장에 찍어먹었었기에
    변화를 주고자 볶았다고 전해주~~~~

  • 20. 뽀로로
    '04.9.14 10:13 PM (220.127.xxx.190)

    음식 솜씨 아무나 있는게 아니죠. 환경이 받쳐줘야징...^^
    저도 제 입맛이 까다로와서리 누가 뭐래도 목숨걸고 해먹는다는...터터터=3=3=3

  • 21. 누룽지
    '04.9.14 10:53 PM (221.151.xxx.209)

    헬렌 니어링의 책에 나오는 음식...몇가지 해먹어봤는데...그래도 밥과 반찬이 있는 음식이 좋아서리..도저히 며칠간 계속 먹지는 못하겠더라구용...^^;;
    글고, 원글님의 남편자랑에 한표! ^^

  • 22. 헤스티아
    '04.9.15 1:31 AM (221.147.xxx.84)

    아 다시 읽어보니.. 제 남편도, 멸치는 그냥 그대로 (혹은 전자렌지에 약간 말려서) 고추장에 찍어먹는것 이상의 맛은 없다고 하는데.. 이런 기인(!!)이 또 있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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