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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번개 맞으시러...룰루랄라...떠나신 날...

딸기향기 조회수 : 900
작성일 : 2004-09-10 11:32:44
몇 달째 고수분들 레시피만 쏙쏙 빼 먹으며
얍씰한 흡혈귀처럼 82에서 살아오던 딸기가...
새벽 5시부터 일어나 갈비찜을 했습니다^^.

오늘 시어머님 생신이었거든요.
며느리 **통 있다고 시댁 누수공사하는데 신랑만 덜렁 보내도
노여워하시기는 커녕, 물도 틀기 힘든 집에서
반찬 해서 비싼 반찬통(프리미엄 롹앤롹~이라고^^;;)에 담아 주시고
과일도 사서 봉다리 봉다리 싸서 남편 손에 들려보내주시는 좋은 분이시라서...
정성으로 차려드리고 왔습니다.

마음같아서는 그동안 82에 와서 입은 은혜를 갚기위해
꼭 사진을 찍어 올리고 싶었으나, 두 며느리 다 출근하는 직딩들이라...
글만 올려드립니다.

준비성 없는 며느리 둘...
어제 저녁 장 봐다가, 남편 둘 잡으면서 잡일시켜
아침 상 차려드리고 왔습니다.

일단 올려드린 메뉴는(심히 부끄럽지만)

미역국
(굴 넣어서 시원하게 끓여드렸습니다. 신랑 생일에 이 국을 넘 맛나게 드시길래...)

갈비찜
(혜경샘~ 사랑해요~!! 핫 소스 없어 안 넣었는데도...환상이었습니다.
이거 땜에 새벽 5시에 일어나야만 했지만 하나도 안 피곤합니다.
시간까지 정확히 써 주셔서 어찌 감사를 드려야 할 지...
아침상에 올려진 갈비를 여섯명이 세근이나 다 먹어버렸습니다...ㅋㅋㅋ)

생선구이
(큰 조기사서 걍~ 구웠습니다. 내년에는 열쒸미 연습해서 도미조림을 해 볼까 합니다)

무 야채쌈
(시판하는 넘으로 사서...무순 넣고, 당근데쳐 넣고, 홍두깨살 양념해 구워서 넣어주고)

잡채
(어제 두 시간여에 걸쳐 82에 올라와있는 잡채에 관한 글 다 읽었습니다.
=이러고도 안짤리고 붙어있습니다=
윤기가 좀 덜하기는 했고, 아주버님 댁 가스렌지를
**년 널뛰던 동네 공터 수준으로 만들어놓기는 했지만,
성공했습니다. 생신상 올리기 전인 어제 저녁 두 형제와 두 며느리
네 명이서 반이나 먹어버렸더랬습니다. 어머님께는 비밀입니다.)

산적(?)
(홍두깨살 넙적하게 잘라 양념해서 굽고, 새송이 버섯 굽고, 꼬치에 찌르고...
잣가루 뿌려 냈습니다. 어머님께서 달걀을 못 드셔서 전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낙지초무침
(예전에 제가 올렸던 글에 혜경샘께서...매콤새콤 낙지무침을 해 보라고
친히 알려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낙지 무서워 못 만지다가...
결국 했습니다. 어른들 매콤새콤한 것 굉장히 좋아하시더군요.)

탕평채
(청포묵 이쁘게 썰고 고기볶아 놓고...보니...오이가 없더군요.
시장, 슈퍼, 마트 다 문닫은 시간에 그걸 발견했습니다...흐미~
해서 걍~ 무순을 올려드렸습니다...ㅋㅋㅋ...청포묵, 고기, 김, 무순...
아삭하니 좋다고 말씀해 주시더군요...)

그리고 김치, 물김치, 김, 젓갈, 밑반찬 두어 가지...

많이 바빴던 거 같은데, 종류는 몇 가지 안 되더군요.
(특별하달 것도 없었고...)
눈썹 휘날려가며 어제 저녁 준비했는데, 아직은 너무 미숙한 초보들인가 봅니다.

내년에는 좀 더 나아지겠지요.
매일 82 들락 거리면서 하나씩 연습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꼭 사진도 함께 올리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그렇게라도 해야...은혜에 조금이라도 보답하는 것이 될텐데...
그래야 키친토크에도 입성해 볼텐데...
나른하고 졸리고 피곤해도 참으로 (보람찬!!!) 아침이었습니다.

* jasmine님의 "1큰술=밥숟가락 두 개 분량" 이거 넘 감사합니다.
이번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불고기 양념의 그 환상비율...게으른 딸기는 그 비율대로
국자로 양념했습니다.
간장 두 국자, 설탕 한 국자...이런 식으로...넘 심한가요..^^;;

오늘 저녁에는 케잌에 촛불켜고 노래부르고~
파뤼~를 하기로 했습니다.
꼬깔모자를 사서 어머님 씌워 드릴까 생각 중입니다.
(철없어도 되는 막내며느리 특권이지요...푸하하하...)

## 갈비찜을 압력솥으로 하면 빨리된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딸기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압력솥이기에
  걍 새벽에 일어나는 편을 택했습니다.
  샘 말씀하신 방법대로, 센 불~ 중간 불~ 약한 불~ 시간도 지켜가면서...

## 남푠이가 당근을 볶거나 데칠 때 미원을 개미눈물만큼만 넣어주면
색이 더 이뻐진다는 얘기를 하는데, 근거가 있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정말인가요? 전 어제 까먹고 한 번도 안 넣어봤거든요.

## 지금 등 뒤 회의실에서는 "05년 예산위원회"가 열리고 있고
  옆 사무실에서는 이사회 준비위원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딸기는 구석에 박혀서 골치아픈 업무 처리하는 표정을 지어가며 글 올리고 있습니다.
  아~~뿌듯뿌듯 합니다~~~
IP : 211.55.xxx.16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충격받음
    '04.9.10 11:37 AM (221.140.xxx.212)

    1큰술이 밥숟가락 두개라니...@@
    그냥 밥숟가락 하나로 해도 맛있던데..
    쟈스민님의 모든 레시피는 그렇게 해야하나요??

  • 2. sm1000
    '04.9.10 11:56 AM (211.218.xxx.240)

    엉뚱한 얘기... 95년 예산??? 05년이겠죠? 하하
    너무너무 잘 차리셨네요...^^

  • 3. 딸기향기
    '04.9.10 11:57 AM (211.55.xxx.169)

    ㅋㅋㅋ...05년입니다...솔솔 잠이 옵니다...
    아마 점심 먹고 나면 거의 시체수준 일 것 같습니다.
    이사회 임원분들 다 와 계시는데...눈 반쯤 감고...인사드리게 될 것 같습니다...

  • 4. kidult
    '04.9.10 12:00 PM (219.250.xxx.188)

    이야 ~ 정말 뿌듯하셨겠다.
    직장도 다니신담서 바쁜 아침에 정성이 보통이 아니십니다.
    가족들 모두 흐믓한 아침이었겠어요.
    시어머니도 며느리 아껴주시고 오가는 정이 아름답습니다.
    여기 자게에 와 보면
    고약하신 시어머니 땜세 속상한 며느리들도 많드만
    딸기향기님은 잘 지내시네요.

  • 5. 뽀삐
    '04.9.10 3:09 PM (211.204.xxx.205)

    와우 귀여운 며느리네요. 시어머님 흐뭇하셨겠어요. ^ ^

  • 6. 겨니
    '04.9.10 3:57 PM (218.53.xxx.173)

    시어머님도 천사같은 분이시지만, 동서분하고도 우애가 좋으신가봐요....남편 둘 잡일 시켜가며 상차렸다는 얘기 넘 재미있었어요....네분이서 모여서 복작복작 요리하는 모습이 생각만 해도 넘 좋아보여요....^^

  • 7. 모래주머니
    '04.9.10 6:38 PM (220.85.xxx.167)

    하하..표현들이 너무 잼있으시네요.

    글로만 봐도 너무 맛있었겟당... 부러워랑~

  • 8. jasmine
    '04.9.10 8:26 PM (218.238.xxx.210)

    아....밥수저.....깎아서 대강 그렇다는겁니다.
    울집 수저로 해보니.....대강...그랬어요....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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