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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아버지 때문에 힘들어요.

익명일수밖에 조회수 : 1,453
작성일 : 2004-07-13 13:25:16
올해 환갑이 되시는 친정아버지가 6월부터 실직상태 이십니다.
모아둔 돈 전혀없으시고 집한채 전부..생활비는 제가 5년째 전담하고 있구요.
남동생있는데 아직 아무생각없고 자기 밥벌이 하는거 이상을 기대하기 힘든상황이구요.

돈을 벌지 못해도..이런저런 소일이라도 하고 기분좋게 지내시면 더이상바랄게 없을텐데..
평생 조울증이 있었죠..기분이 좋았나 나빴다를 반복하면서 평생을 산.
본인 감정을 전혀 통재를 못하는거죠. 일자리도 겨우겨우 알음알음 구해서 나가서도
하루만에 대판 싸우고 그만두고 그나마 편한 일자리였던 마지막일자리도 회사쪽에서 더이상 참지못하고 뒤로 사람구하면서 아빠한테는 당일날 그냥 그만나오라고 했더라구요.

문제는 그 성질을 다 엄마에게 푸시는 거에요. 엄마가 대꾸라도 했다간 거의 칼부림이 날 지경에 이르니 엄마는 평생을 아무소리 못하고 다 받아주시고.
아빠 주변에는 지금 아무도 없어요. 형제들도 다 대판 싸우고 등돌린 상태고 회사 삼십년 넘게 다녔어도 연락닿는 사람 하나도 없고..그렇게 살다보니 엄마도 누구하나 친구라 할 사람이 없는 상황이에요.
그런 속내를 도대체 누구한테 털어놓겠어요.
그러니 죽으나 사나 항상 저한테 하소연하시는데...저도 어떨땐 너무 가슴이 답답해서..요즘은 특히 매일 악몽을 꿔요. 돌아가신 친 할머니 할아버지가 항상 나오셔서 돌아가시기 직전처럼 무서운 모습으로 저에게 매달리시는...너무너무 힘들어서..저도 애 둘키우면서 직장생활하면서 친정 생활비대느라..
쓰러지기 직전인데..
아마 아빤 돌아가셔도 아무도 문상오는 사람도 없을거에요.
몸은 얼마나 챙기는지..엄마 드시라고 칼슘이라도 영양제라도 사다놓으면 엄마는 하나도 못먹어요.
다 아빠가 몰래몰래 드시죠. 생활비의 큰 부분을 아빠 약값이 차지하고
오죽하면 엄마 영양제는 그냥 제가 우리집에 두고 오실때마다 드려요.
너무너무 가슴이 답답해요.
앞으로 이삼십년은 제가 더 생활비를 대드려야하고..저는 저대로 살림하느라 힘들텐데.
혹시나 큰병이라도 얻으시면 전 어떻게 해야하나 싶고.
무엇보다 엄마가 불쌍해서 ...
그냥..여기다 하소연이라도..해보는거에요.....
IP : 211.188.xxx.16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힘내세요
    '04.7.13 1:43 PM (61.73.xxx.61)

    저희 형님인줄 착각할정도로 저희 시부랑 똑같으시네요. 얼마나 속이 터지시고 힘드실까 절절히 공감됩니다.

    평생을 자신 맘대로 사신 울시부께선 님 아버님처럼 친구분들이 한분도 없어요. 그 스트레스를 다 시모에게 푸시거나 자식들에게 풀었죠. 덕분에 시모는 그 받았던 한을 며느리들에게 풀고, 또 자식들은 또 자기 배우자들에게 풀죠.

    거기에 낑겨서 사는 제가 한심스러울 정도입니다. 울시부 환갑잔치는 내노라하는 곳에서 아주 삐까번쩍하게 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시는데, 집없이 이리저리 떠도는 자식들 사정은 둘째고 아마 그렇게 천만원 넘게 들여서 하는데, 손님들이 얼마나 올지 눈에 훤합니다.

    그때가서 알겠죠. 자신의 어떤 삶을 사셨는지...결혼식이랑 환갑이랑 또 다르잖아요. 환갑은 자신의 일구어 놓은 인간관계가 뻔히 보이는 자리라는걸요.

    님...힘드시더라도 부모님께 드리는 원조를 끊어보심이 좋을듯합니다. 아마 아버님도 뭔가 믿는 구석이 있으셔서 그걸 조절 못하시는것 같아요.

    정말 피눈물을 삼키고 몇달 독하게 발걸음을 끊어 보세요. 저도 시댁일을 좀 독하게 하고 싶은데, 바보같은 시댁식구들은 그저 부모님이 해달라는거 쥐어짜서 해주는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서 제 속만 탑니다.

  • 2. 짱여사
    '04.7.13 1:52 PM (211.224.xxx.252)

    힘드시겠어요..
    직장다니며, 아이 키우고..
    정말이지 시댁문제도 크지만, 친정 문제는 남편한테도 하소연 못하고.....
    얼마나 힘드셨으면, 꿈까지......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힘내세요!!

  • 3. 원글녀
    '04.7.13 2:06 PM (211.188.xxx.164)

    힘내세요님..원조 끊는거..그렇게 하면...저희 엄마 잘못되실까봐..
    아마 제가 돈 못드리면 엄마가 나가서 청소하시면서 그 돈 대셔야 할꺼에요.
    저..그렇게는 못하겠어서..
    그저 눈물만 날 따름입니다. 요즘은 저도 자꾸 아프고
    회사도 얼마나 이렇게 버틸수 있을지 모르겠고.
    그냥 여러분들이 위로해주시면..잠시나마 위안을 얻을 거 같아서요.

  • 4. 키티
    '04.7.13 2:13 PM (211.35.xxx.170)

    정말 힘드시겠네요...
    정신적으로도 부담이 많이 되시겠지만 생활비만이라도
    혹시 부모님이 집이 있으시면 요새 "역모기지론"이라는거 생각해보세요...
    집 있으신분들은 요새 많이 한다고 하시던데요..
    집을 담보로 10-20년동안 생활비로 다달이 연금받듯이 받고
    나중에 한번에 값던지 아니면 집을 처분하는거래요....
    그리고 님건강두 잘 챙기시구요...우울해지면 안됩니다. 화이팅!!!

  • 5. 이희숙
    '04.7.13 11:23 PM (211.175.xxx.238)

    너무 힘든 상황이시네요. 그래도 어머니를 생각하는 님의 맘을 보며 언젠간 보상 받으실 날
    있으실 겁니다.
    주고싶은 친정 엄마가 살아계시다는 것 그 하나만으로도 큰 그늘일 수 있겠죠?
    뭐라 드릴 말씀은 없구요. 친정일은 아니지만 시댁일로 비슷한 상황이라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힘내시란 말씀만 드릴께요. 저도 님의 글로 위로받고 갑니다.

  • 6. 포포얌
    '04.7.15 3:12 PM (218.51.xxx.236)

    이해가 가네요..
    저희집은 집도 없어요..자식된 입장에서 나가서 일하시라고 할 수도 없고...친정엄마 혼자서 장사도 잘안되는 식당수입으로 식당 세금하고 집 세금하고 매달 밀려서 허덕거리시고..엄마가 옆에 공사판에 잡부라도 하라고 함 싫다고 하시고..산에 가시는거 좋아하시니까 겸사 겸사 아시는분 따라 산에 가서 더덕캐고 일당 5만원이라도 받으라해도 것도 싫다고 하시고...평생을 자식이나 부인한테 해준게 없으시네요...그래도 자식들 다 키워놓으니 용돈 하나 주는넘 없다 생각하시고요...요즘 형편들이 다 그렇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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