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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생신축하 드립니다...
영어식으로 말하자면...
"나의 어머니와 나의 남편의 어머니"의 생일이 똑같답니다.
처음 그 사실을 알았을때 그저 신기하다고 여겼는데...
시아버님께서 굉장히 신경을 쓰시더군요.
첫 말씀이 전날에 일단 시댁을 와서 자고
담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미역국이랑 아침식사한 후에 천천히 너희 집에 가면 되겠구나..하시데요?
"내 생일은 그냥 넘어가도 너희 엄마생일은 그러면 안된다."하고 넌지시 한 말씀 던지시구요.
며느리 군기를 잡으려는 아버님은 심각하셨는데 이 철없는 며느리는 그저 속으로 풋풋 웃기만 했죠.
"아무려면 시어머니를 제쳐두고 제 엄마 생일 챙기겠다고 달려온 딸을 엄마가 반기실까"
그러기를 몇 해...
저희 시어머니, 제가 무서운 시아버지께 이리저리 책잡힐까봐
항상 미리 미역국을 끓여두고 절 기다리셨어요.
한 번은 몰래 끓여서 가져가는건 어떨까..했다가 이틀전에 미리 끓여 두셔서 푹 고은 곰탕같은 미역국을 먹기도 했습니다.
전 그저 어머니가 좋아하는 노란 프리지아 한 다발이랑 케익 사들고 가서
색색가지 초꼽고 사진찍고 노래 불러 드리고...어떤 선물이 좋을까 고민하는게 다였죠.
처음 당신 아들이랑 결혼하겠다고 했을때
"네 시아버지 성미를 그대로 닮은 아들이라 맘고생이 클게다. 더도말고 10년만 네가 꾹 참아줘라."
하셔서 절 당황하게 만드시더니
이젠 "그래, 네 신랑은 그저 네가 알아서 해라. 살아보니 안사람 말 잘듣는 남편이 최고더라."
방금전도 msn으로 "얘야,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줄 알지..." 절 울리셨지요.
전 지금까지 친정어머니께도 생신상을 못 봐 드렸어요.
사실은 그 날이 공교롭게도 바로 저희 외할아버지의 기일이거든요.
제 기억속의 엄마 생일은 아예 없었다고 할까요.
시골로 제사 지내러 가시면서 엄마가 부엌에 한 솥 가득 끓여 놓은 국도 미역국은 아니었답니다.
결혼을 하고 나서야 지나간 엄마의 쓸쓸한 그 생일들을 떠올렸지요.
남편에게 미역국 끓여내라고 으름장을 지르면서...
이번 생일 선물은 뭐 줄꺼냐고 며칠을 미리 채근하면서...
이번 어머님 생신선물은 뭐가 좋을까요? 얼마쯤 예상하세요? 웃동서와 장거리 통화를 하면서...
" 뭐, 결혼하고 사위 첫 생일은 장모가 차린다고? 좀 그렇군.....차린다가 아니라 그냥 챙겨준다..겠지.
근데 그 사위들은 결혼하고 장모 첫 생일에 다들 뭘 해주시나? " 동료들이랑 이죽거리며...
때로, 외할아버지가 원망스럽고 ( 당신이 날을 정하신건 아니지만)
단 한번도 근사하게 부인의 생일이나 기념일을 챙길줄 몰랐던 아버지 불평뿐.
미리 시댁 가기전에 들러 선물을 드리고 나오거나
안계신줄 알지만 들러서 아무도 없는 집에 케익을 두고 나오면
"아유, 누가 이 케익을 다 먹는다고 사오고 그러냐?"
"아이고, 이 사람아, 이런데 번 돈을 다 쓰면 어떻하나" 막내딸과 사위를 나무라시지만 그 미소를 제가 모르겠어요?
어머니들....
늦었지만 생신 축하 드립니다.....
두 분은 제 인생에 귀한 보물들이십니다.
사랑해요~~
1. 복사꽃
'04.3.9 1:01 PM (211.216.xxx.126)우렁각시님, 늦었지만 양쪽 어머님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전, 시부모님 생신상을 결혼해서 한번도 차려드린적이 없답니다.
거리가 워낙 멀어서 챙겨드릴수가 없었지요.
다음달 초에 아버님 생신이 돌아오는데, 이번에도 전화로
대신해야할듯....
우렁각시님, 생신상차리기 많이 힘드셨겠네요.2. 김혜경
'04.3.9 1:29 PM (211.215.xxx.61)우렁각시님을 낳아주신 어머니와 우렁각시의 신랑을 낳아주신 어머니, 두분 어머님, 진심으로 생신 축하드립니다. 우렁각시 더 많이 사랑해주시와요!!
3. 꽃게
'04.3.9 1:37 PM (211.252.xxx.1)그냥 콧등이 시큰해지는데요...
저는 요새 맨날 울엄니한테 오래 사셔야 한다고 떼 쓴답니다.
이젠 친정 엄마나 똑 같아요.
우렁각시님 두분 어머니도 건강하시길~~~4. 방우리
'04.3.9 2:27 PM (218.239.xxx.104)우렁각시님댁 두 어머님!
생신축하드립니다....5. ellenlee
'04.3.9 2:40 PM (24.55.xxx.75)아 오늘 축하할일 많아서 너무 좋네요,
우렁각시님 두분 어머님 늘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셔요...
마음 예쁘신 우렁각시님도 복 많이 받으세요..6. 깜찌기 펭
'04.3.9 3:15 PM (220.81.xxx.197)두어머님 생신 축하드리는 우렁각시님 마음이 더 예쁩니다.
두분모두 오래 건강하시길 바래요7. La Cucina
'04.3.10 1:35 AM (172.140.xxx.147)저도 늦었지만 두분 많이 축하드려요.
읽으면서 마음이.....
두분 건강하게 오래 오래 건강하게 사시고~ 우렁각시님과 남편분도 행복하세요 ^^8. 우렁각시
'04.3.10 2:29 AM (65.93.xxx.27)감사드려요...
모두 건강하시구요...9. 카페라떼
'04.3.10 5:45 PM (61.106.xxx.184)저두 늦었지만 양가 어머님들 생신 축하드려요..
그런데 어찌 생일이 같은 날일까..신기하여라...
우렁각시님 신랑분하고 인연은 인연인가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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