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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음. 그 엄청난 화두..
문제는 사회적인 면에서입니다. 아직도 회사에 얘길 못하고 있어요. 지난 몇년간 회사를 몇번이나 옮길 정도로 요새 참 먹고 살기 힘듭니다. 지금도 구조조정얘긴 항시 나오고 있고, 제 자리가 그렇게 튼튼한 것도아니지요. 잘하면 6개월안에 할 일이 없어질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그냥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1,2 개월정도는 제 일을 지킬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을 해야 할 듯 해서요. 아직까진 특별히 티가 나는 것도 아니고 해서요..
또다른 문제로는 우리가 주말부부이고, 애를 봐줄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친정식구들은 바쁘고, 시댁식구들은 멀리 살죠. 지금까지 생각한 최선의 방법은 동네에서 애를 봐주는 아주머니를 구해서 낮에 맡기고, 밤에는 제가 보는 거죠.(몰라서 나오는 무대포입니다. -.-;) 시누네가 가까이 사니까 어려울 땐 도움을 청하구요..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제가 회사를 그만두면 간단해집니다. 애 봐줄 사람을 구할 필요도 없고, 주말부부도 해소가 되죠. 괜히 회사 눈치를 볼 필요도 없구요. 예. 간단하지요. 그런데.. 제가 그러기가 싫다는 겁니다. 저는 학교 다닐 때도 보름만 집에 붙어있노라면 병이 나는 사람이었거든요. 애가 생기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애를 열심히 기다린 모성애자의 소유자도 아니었구요. 왜 나 혼자만 포기해야 하나..하는 억울한 생각도 좀 듭니다. 분명한 건 지금 회사를 그만두면 이 정도 조건은 다신 찾기 힘들겁니다. (급여도 그렇고, 지위도 그렇고.. 몇년을 쉬고 컴백할 정도의 전문직은 아니거든요)
저보다 오래 사신 분들의 충고에 따르자면.. 일보다는 애를 택하라고 하시네요. 그게 중요한 거라고.. 예. 저도 가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만.. 일이 아니라 나를 포기하는 거 같거든요. 묘책은 없겠지만 이런저런 충고를 듣고 싶습니다.
1. 글로리아
'04.1.26 11:10 AM (203.233.xxx.58)저라면 일을 붙들겠습니다. 일을 좋아한다는 개인 취향 문제가 아니고,
아이가 중하지 않아서도 아니고, 이젠 가정의 경제적 기반이 옛날같이
견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지금은 비참할만큼 무서운 `실업시대'입니다.
한 순간이라도 더 벌고, 더 아끼고 모아도, 지금의 일자리가 탄탄해보여도
2-3년뒤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쉽게 일자리 구할만한 전문직이거나, 탄탄한 캐리어가 쌓인 경우가 아니라면
갈수록 일자리는 힘들어지지 않겠어요.
똑같이 힘들어도 아이 키우기는 대안이 있지만, 실업은 대안이 없답니다.2. 저두익명
'04.1.26 11:16 AM (211.42.xxx.98)정말이지 여인네의 운명이란 참..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개인적으로 저는 결혼전에 방향을 정했지요.
전공이 교육학이라 그런지 육아나 자식교육은 다른사람한테 맡기지 않고 반드시 부모가 한다. 라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거든요.
돈도 좋고 사회생활도 좋지만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돌보는게 결국은 돈 버는거란 생각이 들어서요.
내가 좀 더 번돈 애 봐줄 사람한테 다 들어가고 남에 손에 애 맡기면 그게 무슨 보람이겠어요?
내 손으로 키우는 아이하고 남의 손으로 키우는 아이는 아무래도 다릅니다. 엄마 사랑이 아이들한테는 최고의 교육이죠.
아이 유치원 보낼 정도만 키워 놓으시고 집에서도 할 수 있는일을 찾으세요.
충분히 자아실현이 됩니다. ^^
저도 아직은 아이가 없지만 아이가 있어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거든요.
조금만 생각의 방향을 바꾸면 굳이 직장에 다니지 않아도 가정을 돌보고 자신의 일을 할 수 있을 거예요. 힘내세요~~3. 키세스
'04.1.26 11:21 AM (211.176.xxx.151)저 아이 낳고 몇달만에 그만둔게 벌써 5년이네요.
그때 사내커플들 중 여자만 4명 희망퇴직 당했어요.
다들 일 잘하던 똑똑한 사람들인데 지금 다 집에 있어요.
가끔 모여서 소송걸껄, 계약직이라도 써주면 들어가 일하겠다, 이러고 있답니다. ㅜㅜ
슬픈 현실이예요.4. 어주경
'04.1.26 11:27 AM (220.127.xxx.100)엄마가 집에 있다고 해서 아이가 다 잘되는 것도 아니구요, 엄마가 집에 없다고 해서 아이가 다 잘 못되는 것도 아니랍니다. 아이를 양육하는 사람이 양육에 얼마나 큰 가치를 갖고 있고, 그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아이에게는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을 하고 싶은데 아이 때문에 집에 있는다고 생각하면 아이에게 짜증을 낼 수 밖에 없지요.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셔야 될 것 같네요.
5. 글로리아
'04.1.26 11:32 AM (203.233.xxx.58)못 한 얘기 하나 더.^^
의사를 부인으로 둔 남편이 어떤 인터뷰에서 한 말.
`일하는 아내'라서 나쁘지 않냐고 했더니 "제가 혹시 40대에 과로사해도
아내가 충분히 먹고 살만한 경제력이 있으니까 마음은 놓인다"라네요.
요새 그렇습니다. 이런게 `아내 일시켜먹는 것'이 아니거든요.
남자의 일자리가 거의 평생 보장되던 옛날과는 근본적으로 고용환경이 달라서
해고나 실직 등에 대비해 가족 중의 누구 하나라도 안정된 수입원이 아쉬운거죠.6. 꽃게
'04.1.26 11:52 AM (211.252.xxx.1)부모가 아이를 키우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겠죠.
하지만 저도 글로리아님의 말씀에 한표입니다.
그리고 아이 양육은 누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간에 바뀌지 않고 계속 양육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처음 사람 구할때 충분히 검토해서 구하시고, 남의 손이 필요없을 때까지 사람 바꾸지 말고 맡기라는 이야기입니다.
요건 소아정신과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 입니다.
제 주변 일하는 엄마들은 갓난 아기때부터 키워서 초등 3,4학년까지 맡기고 키우는 것 봤습니다.
저도 아이 키우는 것보다 일하는 편이 쉽다고 생각해서 남의 손에 키웠지만....크게 문제 없이 잘 자라 주었네요. 지금까진~~~~7. 원글
'04.1.26 1:12 PM (210.109.xxx.150)그런데..낮에만 맡기고, 밤에 혼자서 애를 키우는 일의 무모함에 대해선 아무도 지적을 안 해주시네요? 애를 키워본 분이 그냥 하하하..웃고 마시던데.. -.-; 가능한 일이긴 하겠죠?
8. 글로리아
'04.1.26 1:37 PM (203.233.xxx.58)그게 힘들긴 힘들어요.
저는, 입주 아주머니긴 했지만, 둘째애 갓난아이일 때부터 2년을 그렇게 살았거든요.
그래도 아기 목욕시키기, 이유식 만들기 등등은 출퇴근 전후로 다 제가 했고
밤에도 전부다 제가 두 아이 끼고 잤어요. 아줌마 방에 맡긴 날은 제가 아주 아픈날.
남편은 님처럼 주말부부도 아니라 아예 해외근무여서 도움을 못줬고, 그때는
시댁과 친정가족이 집에 드나들지도 않았지요. 저와 아줌마 뿐이었어요.
그러나 그 고단함의 정도는 퇴근이 몇시인지, 집과 직장간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회사에서 점심시간 30분이라도 눈을 붙일만한 여유가 있는 근무환경인지,
주5일 근무인지 6일 근무인지, 님의 체력이 강한 편인지 약한 편인지, 자신의 경제력 상
저녁식사를 매일 밖에서 해결하고 들어올수 있는가 아니면 집에와서 혼자 만들어먹어야 하는가 등등이 다 변수지요. 이게 다 피로와 연결되거든요.
이런 조건들이 나쁘면 피로가 크고 아니면 훨씬 덜 피곤해요. 한번 면밀하게 계산을 해보세요.
그런데 제가 겪어보니까 일하는 엄마에게 천 기저귀를 쓰거나, 이유식을 거의 전부
집에서 만들어먹이는건 확실히 무리인거 같아요.9. 영주
'04.1.26 2:14 PM (61.100.xxx.96)글쎄요!다 성격 나름인 거 같아요.저는 10년간 직장생활을 하고 30넘어 결혼해서 그런지 놀거다 놀고 결혼해서 집에서 애 키우고 남편 내조하는게 적성에 잘 맞아요.근데,님처럼 집에 있는걸 갑갑해 하신다면 애 키우며 우울증에 빠질수도 있겠네요.괜히 애 키우며 부부사이까지 나빠질 수 있죠.그 생활에 만족을 못할테니...현명한 판단 하세요!
10. ....
'04.1.26 4:39 PM (203.238.xxx.216)음 어려운 문제지요...저는 사실 주변 사람들 도움을 많이 받으면서..이제껏 직장생활을 해왔읍니다...조만간 그만둘예정입니다...다른 사람들은 다 키우고 왜 그 좋은 직장ㄹ...이라면서 말리지만...직장생활 득도 있고 실도 있읍니다..돌이켜생각해보니..제 자신으로봐서는 실이 더 많은 듯합니다..경제적으로 넘 어려우신 경우나..늦게 결혼하셔서 애가 주변보다 어린경우(제 경우였읍니다)에는 직장생활 좀 더 하셔서 경제적인 기반을 쌓으셔도 좋구요...아니라면...그만두시는 것두 좋다고 생각합니다..자아실현하느라...좀 더 솔직히는 돈버느라...놓치고 보지 못하는 많은 부분들 그 시간들 되돌릴 수 없는 거 같습니다...물론 사람마다 소중하다고 느끼는 부분은 많이 다르겠지만요...저도 물론 이십년정도 제 일 나름대로는 소중하게 여기면서 해왔읍니다만....뒤돌아보니...집 회사 일 육아 집안일 피곤..짜증..뭐 이런 것들을 쇼핑이나...난 전문직여성이야..하는 허세..뭐 이런 것들로 중간중간 때워가면서.. 온 거 같습니다...표현이 좀 과격할 순 있지만 지금 제가 느끼는 진실이니...그냥 다른 의견의 하나로 보아주세요...^^
11. 이젠전업
'04.1.26 6:41 PM (211.204.xxx.66)올해 아가를 계획하느라 전업이 된지 어언 3개월째인데...처음에 마음먹었던 일들은 어디로 사라져버린건지...너무 생활이 느슨해진건 짜증도 나고 우울하지만....대신 직장다닐때의 쫓기는듯한...긴장...스트레스가 없어져서인지 맘속에 여유는 많아진듯해여..
또한 체력두 두마리토끼를 잡을 처지가 안되서이기도 하지만....활동적으로 생활했던 직장생활이 그립기도 하지만...환경이 달라지기에 시간을 자유로이 쓸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열심히 공부중이거든여..요번기회에 다른 무언가를 함 찾아보는것두 어떨까여?!
그리고 퇴근후에 다시 아길 데려오는건 정말 더욱 힘들꺼에여...그건 정말 말리고 싶네여...12. 프림커피
'04.1.26 9:55 PM (220.73.xxx.70)저는5살된 아기를 아침8시에 놀이방에 데려다주고 오후8시 넘어서 데려오지요.
거의 12시간을 맡기는 셈이지요.
요즘같은 추운 날씨에 찬바람 맞으며 아이를 안고 데려다주면(절대 걸으려고 안 함)
입구에서 또 얼마나 우는지....
참 모진 엄마다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사표쓰지 못하고 계속 다닙니다.
경제적인 이유도 아니고 자아실현 등등의 거창한 이유도 아니고,
그저 그만둘 용기가 없는 것 뿐입니다.
다른 엄마들도 그러더군요. 사표 쓸 용기가 없어서 라구요...
몸은 정말 피곤합니다. 집에오면 아무것도 못하고 지쳐서 큰 대자로 누워버립니다.
자연 집안은 마굿간이 따로 없지요.
그래도 아이가 있어 행복합니다. 친정에 맡겨서 1주일에 한번 볼때보다 훨씬요.13. 빈수레
'04.1.26 10:09 PM (211.205.xxx.36)...보름만 집에 붙어있노라면 병이 나는 사람이었거든요. 애가 생기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애를 열심히 기다린 모성애자의 소유자도 아니었구요. 왜 나 혼자만 포기해야 하나..하는 억울한 생각도 좀 듭니다.....
정말로 그렇다면, 버틸 때까지 버텨 보세요.
지금 그런 마음상태로 그만두면,
두고두고 후회가 되고(실제 후회하는 시점의 능력은 뒤로 제쳐두고)
아기 돌보는데도 꾸준한 평상심으로 대하기 힘들어요.
또 아이가 학령기가 되어도 상대적으로 기대치가 높아서 애도 힘들게 되구요...14. 오렌지쥬스
'04.1.27 1:17 PM (210.105.xxx.253)지금 생각엔 아이가 대여섯살 되서 의사표현 확실히 하면 다 될 거 같죠? 저두 그랬어요..그런데, 아니더라구요. 클수록 엄마가 필요한 거 같아요.
직장여성이 처음엔 아이 출산하고 첫 육아땜에 많이 그만두고요, 그 고빌 넘기면 아이 입학할 때 쯤 그만 두어요... 어린이집엔 종일반도 있는데, 초등학교엔 그렇지 않잖아요.
1학년 때엔 학교에서 엄마 call하는 일도 많고, 맞벌이 엄마라고 돌아가며 맡는 급식이니 이런 데서 자유로울 수도 없대요.
이래저래 힘들죠?
아이가 내년에 학교 들어가는데, 올해까지만 다니고, 그냥 그만 둘까해요
신랑보다 오히려 친정부모님이 더 말리세요.. 번듯한 직장 그만 둔다고..
그래도 아이 키우면서, 맛있는 거 만들어 먹이고 그러구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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