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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떠나보내고..2탄.

알만한 익명 조회수 : 1,675
작성일 : 2004-01-11 14:35:02
지금쯤 경주가 뒤집어 지고 있겠구만요.
번개는 잘 하고 계시겠죠?
저는 속이 뒤집어 지고 있습니다.
부득이 하게 첨으로 익명을 합니다.
속이 뒤집어지고 미치기 일보직전이니 익명으로 라도 글을 써야 속이 좀 풀릴 거 같군요.

어쩌다보니 한 일이개월 주말부부를 하게 되었네요.
처음엔 혼자 먼저 가 있는것도 안되었고 마음도 짠~ 하고 해서리
우리식구 먹여 살리겠다고 저러나부다 하고는 주말에 오면---한 주도 안거르고 옵니다.--
전날은 장보고 집안 대청소하고 아들로미하고 싸울 일도 미리 미리 다 싸워두고
아빠오면 싸우지 말자 해가며 그렇게 주말을 준비 하고 있었죠.
오면 이건 완전히 왕이 오셨네 입니다요.

기다란 소파 떡 차지하고 리모콘 손에 들고 먹을 것도 코 앞에 갔다 대령하고
그래도 참고 다 해줍니다.
살다가 별일도 다 해본다고 신나서 번개 모임 나가려던 것도
밤길 달려온 사람 기분 상할 까봐서 점심 챙겨 먹이고 수건 삶은 것, 셔츠 새로 다린것, 바지 크리닝
해 놓은것, 밤에 혼자 심심할까봐 간식까지 챙겨 넣어 가방 싸서 다시 보내줍니다.
그렇게 하느라고 하는데도....

자기는 왕입니다요.
어찌나 꼼짝을 안 하는지...
오늘 아침에도 번개도 못가고 속을 삭혀가며 늦은 아침 먹고 설겆이도 미뤄놓고
과일에 차에 차려주고 같이 앉아 있는데
집보러 30분 쯤 후에 온다고 전화가 와서 정신없이 뒤집어진 싱크대 설겆이하고
침대 이불 정리하고 아이방 치우고 거실에 난장난 티테이블 치우고 소파위의 쿠션도 정리하고
......어찌 됬던 집을 빨리 팔아볼거라고 혼자 동동 거리는데도
소파에 떡 하니 누워서 티비를 보니
내가 밉겠습니까 안 밉겠습니까?
그래서 내가 좀 겁나 퉁퉁거리고 돌아다니며 집안 일 하니까  또 거기다가  시상에
밉다..밉다 하니까 더 보태서 삐지기까지 합니다.
이젠 달래주는 것 까지 해야 하다니....내가 미쳐...!!!

이건 완전히 왕이고 상전이고 애기 입니다.

그럼 난 도데체 뭡니까?
궁녀고 하녀고 보모 하라는 건지..원.

그래서 소리 한 번 꽥 질렀지요.
불쌍한 우리 둘은 생각이나 해봤냐
주 중에 아빠 없다고 밥통에 하나 가득 밥 해좋고 찌게 한 솥 끓여 대충먹고
반찬도 제데로 안하고 참치캔 따놓고 밥 먹고 하는 불쌍한 우리 생각은 하냐 하고
소리 빽 질렀더니 금방 또 실실거리고 사람 웃겨 놓고 짐보따리 싸 놓은거 들고 가부렀습니다요.

가는데 배웅 한다고 쓰레기 봉투 들고 따라 내려갔더니
봉투들어 준다고 엘리베이터에서 그러길래
괜히 친한척 하지마~~!! 하고
가는 거 보고 올라왔습니다.

으이그~~내가 미칩니다.
주말부부이신분들 ....
다른 집 남편들도 다 그럽니까?
아님 내가 남편 길을 잘못 들여 그런겁니까?
길어야 한 달 정도 있으면 합치니까 내가 참고 봐줍니다만...
그렇지 않다면 딱 돌아버리겠어요.
어서 어서 집이 팔려야지 원....

그나저나 번개는 재미 있을 텐데.....

피에수...알만한 익명이라고 해서 내 아뒤가 거론되면 뒷일을 감당 못합니다.
           울 남편 내 아이디로 올라간 글만 보거든요.ㅎㅎㅎ
           자기 욕 할까봐서리..
            그러니 보안을 좀 해주시길 ....
IP : 211.169.xxx.14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두요
    '04.1.11 2:56 PM (221.155.xxx.170)

    시어른들이랑 9년을 살다가 어찌어찌 분가한지 이제 두달이 되어가네요
    속모르는 사람들은 신혼같겠네? 하지만....
    같이 나오고 같이 들어가는 맞벌이가 집에 들어가는 시간이 누구는 소파에 달라붙어 리모콘 누르느라 정신없고 누구는 일과의 전쟁입니다
    옷도 못갈아입고 쌀씻어 밥안치고 찌게끓이고 반찬이라도 한두가지 해야하고 차려놓으면 와서먹구 또 소파에 달라붙기.... 설겆이 끝내면 청소하고 아이씻기고 그제서야 세수하고 로션 후다닥 바르고 빨래돌리고 아이 침대봐주고 그 와중에 커피타다주고 하다보면 세탁기가 삑삑대죠... 빨래널고나서 내얼굴을 보면 술먹은 사람모양 벌개서 가관입니다..시간은 어느새 열시에서 열시반을 가르킵니다
    프로젝션티비다 홈시어터다 해서 음질죽이지?화면죽이지?(니가 죽인다)
    진짜 비오는거 같지?(너 비오는 날 먼지나게 맞아볼래?)...내 머리에서 나는 김은 정녕 안보이는 걸까요?
    이럴땐 차라리 방한개 치우던 시절이 그립고 날 이리도 안도와주는 남편이 원망스럽네요
    그래두 위안이 되는건 아이방 문 닫고 컴키고 요 안에서 웃기도하고 울기도 하면서 위안도 받는 세상돌아가는 이야기랑 맛있는 이야기 랑달콤한 커피 한잔 입니다

  • 2. egn66
    '04.1.11 2:59 PM (220.124.xxx.92)

    * * 님,
    그래도 저안테는 * * 님이 행복하게만 보입니다요.^*^
    남편이 한없이 측은하게 보이다가 또 한없이 밉다가... 이게 부부사이인것 같습니다.
    그래도 * * 님 부군되시는 기술사님이 월매나 좋으신분인데요.
    기분 푸셔요. 저 철저하게 보안지켰습니다. * * 님.

  • 3. 김소영
    '04.1.11 3:02 PM (211.229.xxx.151)

    알만한 익명님, 꺼미님 가셨군요...
    원래 주말부부할 때, 다시 말해서 따로국밥시절엔 말입니다.
    아내는 일주일마다 집찾아오는 남편한테 억수로 잘해 줍니다.
    왜냐, 여성의 본능중 가장 강한 게 모성 아닙니까?
    로미가 객지에서 공부하다 엄마 찾아올 때의 심정, 그런 마음이지요.
    그런데 남편들은 나 없는 동안 이사람 고생했지 이런 생각 별로 안합니다.
    자기만 객지에서 무지 고생하고 배곯고 산 것으로 착각하고
    오만가지 투정에 어리광에 군림까지 신나게 그리고 짧고 굵게 하고 휙~~가버리지요.
    저요, 그런 생활 무지 많이 했습니다.
    요즘은 따로국밥 신세를 면해서 그런지 많이 양호해졌지요.
    오늘 친정에 가서 보니까 오빠들 앞에서
    다 먹은 접시 챙겨 올캐언니 건네주고 과일접시도 저앞에 당겨주고
    과거엔 안하던 행동들을 몇가지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우리집에서 하듯이 해봐...
    오빠들이 웃으면서 정서방 평소에도 그러고 사나보다 하셔요.
    2월에 보자 그러세요. 다 돌아옵니다.
    지금 아가처럼 투정부리는 겁니다.
    다음 토요일까지 따로국밥이신 알만한 익명님, 오늘은 뭔 음악으로 이순간을 누리고 계신가요?

  • 4. jasmine
    '04.1.11 3:19 PM (218.39.xxx.77)

    * * 님! 이건~어째~투정을 빙자한 자랑같군요.
    그나마 저녁 먹기전에 가준 것 감사하게 생각하고.....이젠, 맘놓고 웃으시와요....푸하하..

  • 5. 김혜경
    '04.1.11 3:42 PM (219.241.xxx.76)

    근데 익명이라 해도 신랑이 알 것 같은데요..어쩌나...

  • 6. khan
    '04.1.11 4:37 PM (61.254.xxx.73)

    꺼미님이 버~얼~서~ 알아 뿌렸습다.

    그래도 멀리서 마눌님 , 아들 볼려고 오셨는데.. 참으시와요.

  • 7. 복사꽃
    '04.1.11 4:39 PM (220.73.xxx.154)

    알만한 익명님, 보안에 구멍이 났네요. 이를 어째....
    위에서 벌써 소영님께서 꺼미라고 말해버렸네요. ㅋㅋㅋ

  • 8. 김소영
    '04.1.11 4:49 PM (211.229.xxx.151)

    복사꽃님, 아직 잘 모르시나 보네요.
    남편들 유형이 따로국밥 아니면 꺼미 (울트라스트롱꺼미는 일명 오공본드)
    그 두타잎인 거...
    저 알만한 익명님네 꺼미 거론한 적 없어요.
    대구에서 지금 오리발 수배하고 있습니다.

  • 9. 알만한 익명
    '04.1.11 5:22 PM (211.169.xxx.14)

    ㅋㅎㅎㅎㅎ
    익명이라 해도 신상명세 다 나옵니다.
    그러니 저 처럼 부득이한 경우 아니면 익명 쓰지 마시어요.ㅎㅎㅎ

    그리고 꺼미는 82cook의 대명사가 되어버린거 같아요.
    어느 집에나 있음 직한 꺼미들...ㅎㅎㅎㅎ

    그래도 이리 털어 놓고 말하고 나니 ...
    여러님들의 도움의 말을 듣고 나니....
    ㅎㅎㅎ
    위안이 됩니다요.

  • 10. honeymom
    '04.1.11 5:40 PM (203.238.xxx.219)

    저라면...
    제가 그쪽으로 가겠어요~~~
    그럼 왕비 대접 해주려나??

  • 11. 고가네
    '04.1.11 6:26 PM (217.81.xxx.204)

    익명님! 꺼미님 안 계서도 맛난 거 해 드세요.
    제가 해 줄 말은 이것 밖에 없어요.

  • 12. 글로리아
    '04.1.11 7:02 PM (220.85.xxx.172)

    익명님,
    제가 남자들 드글드글 많은 동네에서 벌써 십년째 살고 있거덩요.
    자기들끼리 그럽디다. "남자는 자기하고 뭐 밖에 모른다"라고.....
    딱 두가지만 안다는건데 `뭣'은 뭔지 대충 아시겠죠?
    이거 자기들끼리 하는 얘기니까 정확할껍니다.
    저는 포기했시유.

  • 13. 알만한 익명
    '04.1.11 7:08 PM (211.169.xxx.14)

    고가네님... 젤로 중요한 말을 해주시는 군요.ㅜ.ㅜ
    그럴려구요.
    하늬맘님 제가 가도 별 달라지지 않을거 같어요.
    글로리아님도 포기했다는데 저라고 어쩌겠시유.그냥 살어야쥬.

  • 14. 오늘은 배신자...
    '04.1.11 7:11 PM (220.94.xxx.47)

    네,,저두 못가고 하루종일 정신도 없었네요..
    껌미님은 행복한 분이시라니깐요....--;;;

  • 15. 아침편지
    '04.1.11 9:25 PM (211.177.xxx.148)

    제가 알고있는 익명님!!꺼미님이 오랫만에 집에 오셔서 응석 부리시느라 그런거 아닐까요~?
    속 깊은 우리 여자들이 참자구요!!......흐흐 나두 잘 못하면서

  • 16. 하늬맘
    '04.1.12 12:04 AM (218.50.xxx.7)

    ㅊㅈ님..집 팔리셨다니..홀가분 하시겠어요..축하드립니다..
    들어가실 집은 정하셨어요?

  • 17. orange
    '04.1.13 1:47 AM (219.241.xxx.244)

    에고... 제가 남편에게 잘 쓰는 말..... 친한 척 하지마~~
    남편이 친한 척 하면 무섭습니다....
    저희 남편 별명이 클레오파트라예요.... 소파에 옆으로 누워서 리모콘 들고.........
    저는 먹을 거 대령하구.....
    주말 부부 아니라도 저... 그러고 삽니다... -_-;;

    밖에 나가면 바쁘다는 핑계로 집을 잊어버리고 사는 남편.....
    집에 오면 저만 들들들들 볶아요....
    제가 저 자신에게 붙인 별명.... 새경 없는 하녀...... 넘 자학하는 걸까요.... ^^

    그래도 ㅊㅈ 님은 여행도 많이 다니시구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것 같아
    저는 마냥 부러운걸요......

    저희 아들이 불쌍할 때가 많습니다.... 아빠하고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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