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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금단현상...

아라레 조회수 : 1,127
작성일 : 2004-01-11 11:12:36
어려서 발돋음을 해야 겨우 닿을 수 있었던
안방 서랍장의 젤 윗칸에는
그당시 보기 힘들었던 미제 m&m 초콜릿이나
칩스아호이 같은 눈이 휘둥그레지는 과자가
종종 들어있었습니다.

어디서 선물받으신 것인지,
고만고만 제비입처럼 먹을 걸 보채는 울 사형제를
위해 아버지가 사다 놓으신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암튼 그때부터 길들여진 입맛에
저는 과자나 음료수, 아이스크림이라면 꼭 초콜릿이 들어간 것만
먹는 편식증상이 있습니다.
일반 밥상에선 가리는 게 없지만...

학교에서 방학전이면
그전엔 일렬종대로 있던 책상들을
교실 가운데를 비워놓고 가장자리로 빙 둘러 배치하고
일종의 학예회 비슷한 걸 했는데
각자 먹고싶은 과자나 간식을 싸갖고
그걸 야금야금 까먹으며 급우들의 노래나 연극을
감상했었던 기억이 있는데....(울 학교만 그랬나?)

그 때의 제 간식은 언제나
쵸코우유에 초코파이였습니다.

소금기가 들어간 과자는 즐겨하지 않기에
국민간식이라는 새우깡은
내 인생 통틀어 5번을 사봤나? 할 정도에요.

그러니 자꾸 먹으면 안좋으니 참자..하고
마트서 애써 쇼핑카트에 집어넣지 않고 지나치면
열흘안에 단걸 먹고싶어 몸부림을 치는
금단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_-;;

눈이 벌겋게 돼서 예전에 먹다 남긴게
여기 있을지도 몰라...하면서 괜히
빈통임을 알고있는 쿠키단지나 바구니 밑구석을
들쑤석거리면서 (한마리 하이에나처럼)
집안을 방황합니다. ㅉㅉㅉ...

어제가 바로 그런 날이었어요.
밤 열두시가 얼마 안남았을 때
하루종일 뱃속을 그득하게 채웠으면서도
(저녁엔 삼치엿장조림으로 냠냠 ^^)
초콜릿을 못먹은 그 아쉬운 2% 땜에 허기가 지는...

제가 약간 헐떡거리며 불쌍하게 배고파...했더니
바다사자였던 남푠이 얼릉 여우같은 남푠으로 변신하더니
맨발에 슬리퍼차림으로 사러 나갔습니다.

한...참이 지나도 안오더니
한아름 엠앤엠에 칙촉에 빈츠를 안고 오더군요.
동네슈퍼를 다 다녀도 엠앤엠이 없어서
까르풀 갔다 왔다고..(12시까지 영업하는 까르푸에 감사를!!)

걍 아무거나 사오지 그랬어..하는 물음에
그러다 죽을라구..하고 아주 조그맣게 웅얼거리는 남푠의 독백을
소머즈 귀가 못들었을리 없겠죠. -_-+

얼릉 "다아 자기에 대한 사랑으로... 난 네가 원하는 거면
뭐든지 할 쑤 이써어~"하며 둘러치는 대답에
(그래서 여우같은 남푠이라고 하는 겁니다.)

추운밤인데도,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를 보다가도.
귀찮아 하지않고 마눌의 주전부리를 사다준 남푠에게
고마와하며 그정도 항변이야 못들은 척하며
둘이서 사이좋게 초콜릿을 먹고 잤다는 야그였습니다.

넘 길었죠?    ^^  
별 얘기도 아닌데...

그나저나 제 이 병은 어찌 고쳐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IP : 210.117.xxx.16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ce
    '04.1.11 12:05 PM (203.227.xxx.59)

    ㅋㅋ 결국..남편님 자랑을?????????? ㅎㅎ 부러워용,. 전 임신 했을때 갑자기 밤에 식빵에 땅콩 버터를 듬뿍 바른게 먹구 싶어서 사다 달랬더니.. 졸리다면서..외면 하더군요,,, ^^ 결국 졸라서 사다가 먹긴 했지만..그게 아직도 가슴에.....(지금까지 두고두고 뭔일있으면 그말하며 괴롭힌답니다..푸하하!~)

  • 2. 김혜경
    '04.1.11 12:37 PM (219.241.xxx.76)

    맞아요...초콜릿 얘기가 아니잖아요? 남푠 자랑이지..확 남푠에게 이를까용, 어묵...흐흐흐

  • 3. champlain
    '04.1.11 2:04 PM (63.138.xxx.17)

    저랑 넘 비슷해요..
    저도 이 밤에 초코렛 잔뜩 묻어있는 과자를 막 집어 먹었답니다.
    사실 이거 포장도 근사하고 괜찮아서 사다가 다른 집에 갈 때 선물로 들고 가야지 해놓고서는 제가 먼저 먹네요..
    초코렛이란 초코렛은 다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니...

  • 4. 마플
    '04.1.11 3:39 PM (61.84.xxx.9)

    세상에 ! 대한민국에 정녕 저런 남푠이 있단 말입니~~~~까!!! 부러버라.

  • 5. 김소영
    '04.1.11 5:10 PM (211.229.xxx.151)

    아라레님의 아킬레스건을 알고 계신 주인장...
    몸조심하시와요, 아라레님...
    우리도 그 사특요리를 알고 있지용

  • 6. 아라레
    '04.1.11 6:49 PM (210.117.xxx.164)

    깨깨갱깽.... 어흑흑...
    결딴코! 남푠자랑이 아니었는데...ㅜ.ㅜ
    저정돈 기냥 기본 아닙니까? 좀전에 저 낮잠잘 동안에도
    애 밥먹이고 씻기고, 설겆이 하고 밥해놨는데..
    돌 굴리리까봐 이만 퇴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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