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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때문에...
드디어 오늘 일이 터졌네요.
오늘 아버지한테 전화를 받았어요.
할 얘기가 있다고 한 번 오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불안해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연말까지 은행에 갚아야 한다며 천만원을 해달라고 하네요.
저 결혼한지 몇년 됐고 맞벌이하고 있답니다.
저희 시댁에서는 저희한테 무얼 바라기는 커녕 얼렁 집사라고 그러시고,
이렇다 말씀은 안하시지만 보태주시려고까지 하는거 같아요.
그에 반해서 친정은 매번 바라기만 하네요.
저 결혼할때 친정에서 보태준 돈 정말 땡전한푼 없어요.
저는 저희집이 어려웠기때문에 바라지도 않고, 당연히 내가 벌어서 해야지했는데
정말 빈말이라도 뭐 해주겠다는 얘기 절대 없더군요.
그리고 시댁에서는 남편 앞으로 들어온 부주돈 남편한테 다시 줘서 그거가지고 신혼여행 가서 썼는데
저희집에서는 물론 저한테 준거 없구요, 부주돈 받아서 빚 갚았다고 하더라구요.
어릴때도 어려워서 수학여행 같은거 간다고 돈 내야한다고 하면 그거 안가면 안되냐고 하고,
제 동생이 아르바이트해서 벌어놓은 돈 아버지가 홀랑 써버리고,
제가 직장 다니면서 돈 벌 때 자기한테 월급 안맡긴다고 화내고 그랬답니다.
저는 맡기면 쓸까봐 당연히 안맡기고 제가 관리했죠.
암튼, 그래서 지금은 남편 잘 만나고(조건이 좋다는 얘기가 아니라 성격적으로..),
제가 벌고 남편이 버니 어릴때 서러운거 다 잊고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근데 친정에 가면 꼭 저한테 형편이 어렵다는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저 결혼 전에도 명절때 돈 드리고,
제 동생 등록금 넣어야 될때 되면 적금 안넣고 돈 드리고 그랬거든요.
근데 시집을 갔는데도 변함없이 그러시더라구요.
못들은척 했었는데 저번에는 전화해서 아버지랑 엄마 보험을 들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어차피 자기들 아프면 병원비는 나와 동생이 내야하니까 보험을 드는게 낫지 않겠냐고.
하나는 제가 들고 하나는 아버지가 들겠다는 식으로 얘기하다가 결국 둘다 저희가 내고 있죠.
설계사분한테 전화해서 제가 보험료 잘 내고 있는지 묻는 등 이상한 행동도 하시더군요.
(저희 부모님 연세 많지 않아요. 아직 50대예요.)
너무 비교돼요.
시어머니는 노후를 대비해서 돈도 모으시고 그러는데 친정은 저희한테 기댈 생각만 하고 있죠.
딸만 둘인데 말예요.
저번에는 엄마 이빨을 대대적으로 다시 해야해서 돈을 드렸죠.
아버지는 돈이 없대요. 저랑 동생이랑 250만원씩 드렸어요.
그때도 남편한테 엄청 미안했습니다.
남편은 화도 안내요. 오히려 화는 제가 내구요, 그래도 부모님인데 해드려야지 해요.
이번에는 여기도 빚이 있고, 저기도 빚이 있는데 연말까지 천만원을 갚아야 하는데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하네요.
저도 돈이 없다고, 그거 해주려면 적금 깨야한다고 그랬더니 대출 받으면 어떻겠냐고 그래요.
대출 받으면 아버지가 갚을거냐고 물었더니 니돈이 내돈이고 내돈이 니돈이라는 이상한 얘기를 하시네요.
집 얘기도 하면서 어차피 부모님 돌아가시면 집 니네거 아니냐는 식의 얘기도 하고.
그 집 2/3가 빚인 집이에요. 몇십년 후의 일이구요.
대출 받아서 해주는건 문제가 아닌데 다른 빚도 많다니 아버지가 그걸 갚을거 같지는 않고
저희가 갚아야할거 같은데 정말 남편과 시댁에 면목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어요.
전화 끊고 생각하니 어릴때부터 돈때문에 서럽게 컸는데(제가 피해의식이 많아요)
결혼해서 잘 살아보겠다 하는데 자꾸 이렇게 태클을 거니 화가 많이 나네요.
그렇다고 저희 아버지가 막나가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조그만 장사 비슷한 사업을 하시는데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맨날 어렵네요.
제가 안해주면 또 어디서 그 돈을 구하나 싶어서 해줘야지 하다가도
천만원이 적은 돈도 아니고, 남편한테 너무 미안하고, 어떻게 말을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그리고 이번 한번 해준다고 다음에 또 이러지 않을거 같지도 않네요.
제가 너무 나쁜 딸인가요.
딸자식도 자식인데 부모가 돈이 없으면 당연히 뒷바라지 해야지, 돈이 없는것도 아니고..
이렇게 생각해야 맞는건가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1. 김혜경
'03.11.3 7:20 PM (211.201.xxx.121)이런 사연 읽을 때마다 참 가슴이 아파요.
이번 한번 나 몰라라 해버리세요, 하고 잘라말하자니 딸자식도 자식인데 싶고...
그렇다고 계속 받자하면 친정부모님 계속 그러실텐데...허휴~~제가 한숨이 나네요.
부모님이 젊으신데...2. 휴~
'03.11.3 7:32 PM (220.117.xxx.149)문제는 이번이 절대 마지막이 아니란 점이죠..
아직 부모님 연세도 젊으신데요..
요즘처럼 젊은사람들 살기 빡빡한 시절에....
이번엔 못하겠다고 해보세요...함 그래야 집을 옮기시던 뭘 하시던
경제적으루 대책을 세우실것 같군요....좀 박하게 생각되시더라두...
한번 전환의 계기가 필요한 듯....3. 허브향
'03.11.3 7:33 PM (218.54.xxx.85)저도 마음이 아프네요.남얘기도 아니구...
앞으로는 "힘에 부치니,이만큼만 할께요'하고 선을 그으세요.
당연한 의무로 알고 해드리기엔 님의 고충이 너무 크네요.
가족이란...서로의 꼬리를 물고, 물리는 관계라고 하더라구요.
너무 세게 물면 끊어지구,약하게 물면 놓치구마는 ...
산다는게 참 힘드네요. 속시원한 답도 못드리구...
한발뒤로 물러나보심은 어떨지....4. 예쁜유신
'03.11.3 9:22 PM (220.72.xxx.26)쩝쩝.... 해드릴 말씀은 없고..
신랑 잘 만나셨네요. 좋은 시댁이랑5. 세실리아
'03.11.3 11:22 PM (211.196.xxx.72)친정부모님한테 해드리는 것은 정말 하나도 아까운거 없고 더 못해드려
속상한데..부모님께서 매번 바라시기만 하면 좀 힘드시겠네요...
정말 자식된 도리로 하는데까지 한다고 해도, 독립해 나간 자식 기반을
흔드시면서까지 기대시는건 곤란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직 젊으시다면서요...선을 그으시는게 어떨까요.
딸이라서 그런게 아니라, 부모님들도 연로하시고 정말 힘없어지시기 전까지는
하실수 있는만큼 노력을 해야 하시지 않을까요...
저희 고모님 작년에 환갑넘기셨는데요, 자식한테 짐되기 싫다고 간병인하세요.
건강하시기도 하지만, 요즘 젊은부부가 집 장만하고 기반 세우려면
얼마나 힘든지 아신다면서, 정말 기운 없으셔서 자식도움이 꼭 필요할때까지는
짐안되시겠다구요.
꼭 해드려야 한다면 좀더 근본적으로, 왜 빚을 지게 되셨는지..
앞으로는 어떤 계획으로 사업을 하실지..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챙기시는게 어떨까요?
계속 막다 보면 끝이 없더라구요...6. ㄱㄴㄷ
'03.11.4 9:37 AM (203.244.xxx.254)님도 마음이 착하신가봐요..
전 진작에 딱잘라서.. 이젠 돈 얘기 안해요..
하물며 김치냉장고..뭐 이렇게 간접적으로 얘기하시는데..못들은척 하고 있어요..
다른분들은 친정만 생각하면 눈물이 핑돌고..그런다는데..
저두 친정에 정 없어요..
그냥 의무적으로 생일날이나..신랑이 안간지 오래됐다고 가야된다고하면..
따라나서긴 합니다만..
저 같으면 이번만큼은..아니 이번부터는 안도와드려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꼭 그렇게 하세요!!!!!7. 부산댁
'03.11.4 9:52 AM (218.154.xxx.109)에휴.. 저도 참 한숨부터 나옵니다...
안 드릴 수도없고,,그렇다고 드릴 수도 없고,, 님이 참 힘드시겠어요..
그런데 부모님이 아직 50대라면 앞으로 너무 힘드실 것 같아요..
지금은 그냥 냉정하게 안 드리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기댈 곳이 있으니
자꾸만 기대게 되고 악착같은 맘도 없어지시는 것 같아요..
동생분이랑 얘기하셔서 아예 두분 모르게 용돈드린다고 생각하고 매달 얼마를 모아서
확실한 노후대책을 해 놓으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
지금 드리는 것은 그냥 계속 주~~욱 그렇게 사시라는 것 밖에 안 될 것 같아요..
지금은 조금 매몰차게 느껴지더라도 냉정하신게 앞으로 여러모로 좋을 것 같네요..
큰 도움이 못 되서 ... 그래도 지금 돈 해드리는 건 확실히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8. 오나가나
'03.11.4 2:50 PM (218.52.xxx.194)친정이나 ,시댁이나,정말 속상합니다.자식이 ,
무슨죄인인가???
신랑님한테 잘해드리세요.좋은분 만나셨네요.
오전에저두 혈압땡겨서..친정땜시....9. 냉정
'03.11.4 6:20 PM (211.63.xxx.182)저는 여기에 들어와서 사연들을 읽다 보면 다들 엄청 천사표 며느리, 자식 노릇 하고들 사시는구나 싶어요. 매몰차게 드리겠지만 부모 자삭,형제간에도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개 보면 쓰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고 또 자신들이 고생하면서 돈을 벌어 보지 않은 사람들이라서
쉽게 주변에 손을 벌리곤 하더군요. 사실 버는 사람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에, 하루종일 내 인생을 일에 속박 시켜 자유 시간도, 잠질 시간도 모자르게 살거든요.
전 부모님도 일정액 이상은 절대 안 드려요. 처음에는 우리 부부가 맞벌이라서 시어머니께서
기대를 많이 하셨다가 충죽이 안되니 동네 방네 못된 며느리 만들었었지만 요새는 평균수명이 길다보니 자식들은 몇십년씩 봉양을 해야 하는데 좋은 말만 듣고자 한다면 내 인생은 얼마나
억울 하냐구요. 다행히 그런면에서 남편과 의견이 같아 제 식대로 하고 있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좋은 말 듣자고 힘껏 해도 한번 못하면 와르르 인 것을 전 이미 오래전에 알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친정부모라 해도 분명히 선을 그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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